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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앓는 10명 중 8명은 ‘집안 내력’

유럽 40개 의료기관 분석 유전자 바로잡아 치료하는 연구 활발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3.11.20(Wed) 13: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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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진단하고 변형된 유전자를 바로 고쳐서 두통을 진료한다.’ 미래의 두통 진단과 치료 방향은 이처럼 명확하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이 방향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활발하다. 이와 같은 진료를 위해 전 세계 의학자들은 두통을 일으키는 물질을 찾고 있다. 국내 연구진도 최근 두통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뇌에 염증이 있을 때 나오는 특정 단백질(CGRP)이 편두통 환자의 혈액검사에서 많이 발견된 것이다. 수년 내에 두통을 피 한 방울로 진단하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외국 제약사는 이 물질을 없애는 새로운 두통 신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실험실 연구 수준이어서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소형 진단 키트로 혈액을 검사해서 두통을 진단하려는 시도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오래전부터 진행해왔다”며 “앞으로 두통의 원인에 따라 과학적인 치료를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두통은 그 종류만 해도 사전 두께만 한 책 한 권에 이를 정도로 많다. 그러나 원인은 거의 밝혀진 것이 없다. 인간이 현재까지 알아낸 점은 두통이 유전 성향이 강하고 뇌신경이 변해서 생긴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진단도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환자가 표현하는 두통 증세에 의존해서 진단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나마 ’지끈거린다’ ‘욱신거린다’ ‘콕콕 쑤신다’ 등 두통의 표현도 환자에 따라 주관적이어서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진단이 명확해야 치료법도 적절할 텐데, 그렇지 못하므로 치료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의학계에 발표된 ‘왜 나는 두통 환자 치료에 실패했나’라는 논문이 많은 의사에게 공감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 일러스트 김세중
뇌 이상에 따른 두통은 소수

이승민씨(48)는 최근 병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뇌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는 ‘아무 이상 없다’였다. 그는 수개월 동안 머리가 깨질 듯 아픈 나머지 병원을 찾은 것이다. 이씨는 “오랫동안 머리가 아파서 혹시 뇌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지 불안해서 뇌 검사를 했다”며 “뇌에는 이상이 없다는데 여전히 두통이 심해서 만사가 귀찮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두통에 시달린 사람은 뇌 검사를 받고 싶어 한다. 실제로 뇌혈관의 한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었다(뇌동맥류)가 어느 순간 터지면 강한 두통이 올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걸리는 뇌수막염·뇌졸중(중풍)·뇌종양도 두통의 원인이다. 중풍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의사가 꼭 묻는 말은 편두통이 있느냐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나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을 동반한 뇌경색(뇌혈관이 좁아지는 병)이 무증상 뇌경색보다 많다.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두통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평생 처음 느껴볼 정도로 심한 통증은 참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용재 교수는 “마치 벼락이 치는 듯 그 정도가 강하다고 해서 벼락 두통이라고도 부른다. 통증과 함께 신체 일부가 마비되거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두통 환자 가운데 뇌 질환이 그 원인인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나머지 두통은 생명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머리 통증 탓에 어떤 일에도 집중하기 힘들고 누워서 잠만 자고 싶어진다. 대인 관계도 피하게 돼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두통 유전자 찾는 연구 꾸준히 진행

2010년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 유전학>에 편두통이 유전자 변이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특정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편두통에 걸릴 위험도가 평균 2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독일·네덜란드·핀란드의 40개 의료기관이 편두통 환자 6000명과 편두통이 없는 건강한 사람 4만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는 편두통에선 집안 내력이 70~80%에 달해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추정을 뒷받침했다.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두통은 유전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유전 성향이 있는 질환이다. 두통 환자 중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10배 많은데, 어머니가 편두통을 앓았다면 그 딸도 편두통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병원을 찾는 두통 환자의 절반가량은 가족력이 있다”며 “유전자 변이가 그 원인이지만 특정 유전자를 조작해서 두통을 치료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스·피곤·불면 등에 의한 두통은 신경성(긴장성)이다. 신경성 두통은 매일 계속 이어지지만 통증 정도가 심하지 않아 병원보다는 약국을 찾는 사람이 대다수다. 두통이 생길 때마다 약국에 들러 두통약을 사서 먹는다는 박희창씨(68)는 “식후에 한 알 먹으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먹으면 효과가 없어서 두 알씩 먹는다”고 말했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환자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두통약은 대개 카페인 복합제다. 카페인 성분이 있어서 자주 또는 많이 복용하면 중독된다. 식사 후 커피를 마셔야 입이 개운한 것처럼 두통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두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중독이 심해지면 약을 먹어도 두통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오히려 두통이 심해진다. 이를 약물 과용 두통이라고 한다. 두통을 잠재우기 위해 먹는 두통약으로 두통이 심해지는 것이다. 일부 두통약은 다른 장기(특히 신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나 약사의 복약 지도를 받는 편이 바람직하다. 문동언 교수는 “외국에서는 어린이 편두통 환자에게는 콜라도 못 마시게 하는 이유가 카페인 때문”이라며 “카페인이 함유된 약을 많이 복용하면 두통약으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자는 국소 마취 주사로 흥분된 신경을 차단한다. 통증을 약하게 해서 두통약을 끊게 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동시에 두통의 원인을 밝혀내서 그것을 피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김용재 교수는 “피부에 특정 물질이 닿으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은 그 물질을 접촉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두통도 그 원인을 찾아 피하는 방법이 우선”이라며 “따라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의사의 질문에 솔직하고 자세하게 응답해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50대가 게임에 빠져 밤을 새워 두통이 심해졌지만 체면상 그런 얘기를 의사에게 하지 않는다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신경성 두통과 뇌 질환에 의한 두통 등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이 전혀 달라지므로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으로 편두통 고친 사례도

만일 수면장애가 원인이라면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으로도 두통은 사라진다. 또 잠을 푹 자는데도 두통이 생기는 사람 가운데는 잠을 너무 오래 자는 습관도 한 원인일 수 있다. 자신의 신체 리듬에 따라 적정한 수면 시간이 있는데 이보다 적거나 많은 시간 잠을 자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인한 두통도 대부분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해결된다. 그러나 편두통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편두통은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뇌 부위(간뇌)에 이상이 생겨서 나타나는 통증이다. 여성의 생리통만큼 통증이 강해서 학교나 직장에서 조퇴하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햇빛을 보면 더 심해지는 사람도 있다.

편두통과 함께 구역질이 날 수 있어서 일부는 내과를 찾아 내시경 검사를 받기도 한다. 또 목덜미가 아파서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재활의학과를 찾거나 눈에도 통증을 느껴 안과를 찾는 사람이 있다. 문 교수는 “편두통은 완치할 수 없지만 위험 요인을 피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포도주를 마시면 편두통이 생기는 사람은 그 술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편두통을 앓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두통을 해결하기 위해 생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에는 운동이 대안이다. 문 교수는 “병원을 찾은 두통 환자는 대부분 운동으로 낫는다”며 “운동을 과격하게 해도 두통이 심해지므로 환자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권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현 아무개씨(50)는 몇 개월째 편두통을 앓았다. 특히 술을 마시기라도 하면 편두통은 더 강하게 그를 괴롭혔다. 대학병원에서 뇌 사진도 찍어봤지만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는 한방으로 편두통을 해결했다. 그는 “머리가 쪼개질 것처럼 아팠지만 병원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해서 한의원을 찾았다”며 “한의원에 일주일가량 입원해 침을 맞았고 마사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뇌 질환이나 외상에 의한 두통을 제외한 일반적인 두통의 원인을 혈액에서 찾는다. 혈액 속의 적혈구가 뇌에 산소를 잘 공급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도 10여 가지 두통의 종류와 치료법이 나와 있고, 두통만 전문으로 보는 한방병원이 있을 정도다. 한의학에서는 피를 맑게 함으로써 두통을 치료한다. 

다음 호에는 우울증 편이 이어집니다.


“피 맑게 하면 두통 사라진다” 
김경빈 인당한의원 원장


   
ⓒ 시사저널 최준필
약 30년 동안 한방으로 두통을 치료해온 김경빈 인당한의원 원장은 “대부분 두통은 뇌에 산소 공급이 부족한 탓에 생기는 것”이라며 “피를 맑게 하고 기력을 되찾아주면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서 두통은 물론 합병증도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두통은 병인가, 증상인가.

두통은 병명이 아니고 증상명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진단도 안 되는 증상이다. 일반적인 두통은 피로·긴장·공복 산소 부족·직사광선 등에 의한 것이다. 고질적인 두통은 거의 체질에 따른 유전적인 요인이거나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된 탓에 생긴다.

어떤 체질이 두통에 약한가.

두통으로 고생하는 환자 중엔 여성이 많다. 특히 소음인이 두통에 약하다는 것을 임상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체질은 신경이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잘 삭이지 못하니 가슴에 병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피를 맑게 하는 치료를 받으면 두통은 물론 전반적인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

뇌에 산소가 부족하면 어떤 현상으로 두통이 발생하는가.

하루 중 폐로 들어오는 산소의 30% 정도를 몸무게의 15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뇌세포가 사용한다. 뇌세포는 일반 체세포보다 엄청나게 많은 산소를 사용하는 셈이다. 그런데 적혈구가 뇌세포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뇌의 모세혈관은 일시(20~30분)적으로 수축한다. 곧 맑은 피를 공급받기 위해 혈관이 팽창하는데 이때 뇌압이 상승하면서 두통이 발생한다. 뇌압이 오르면서 합병증도 생긴다.

어떤 합병증이 생기는가.

어지럼증, 오심(메스꺼움), 하품, 어깨 결림, 가슴 답답한 증상, 위 기능 허약, 변비 또는 묽은 변, 기허(원기 부족), 신경증(신경쇠약), 불면증, 추위에 약해짐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는 두통 환자가 많다.

두통이 재발되지 않고 완치될 수 있는가.

두통(頭痛)은 한자 글 그대로 머리 아픔이다. 자기공명영상(MRI)이나 CT, 뇌파 검사 등으로 머리를 집중적으로 진단하고 이상이 없으면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진통제나 안정제를 처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만족할 만한 치료가 없다. 뇌암, 뇌혈관 질환 등 뇌 자체 문제로 인한 두통은 드물다. 만성두통의 95% 이상은 피와 관계가 있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피를 맑게 하는 치료로 대부분 두통은 재발되는 일 없이 완치된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피를 맑게 하는가.

양방에서 사용하는 진통제와 신경안정제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적혈구 수와 기능을 강화하는 근본 기능을 개선하면 뇌세포에 산소 공급이 용이해져 뇌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두통이 사라진다. 적혈구를 생산하는 골수, 혈액을 청소하는 신장, 혈액의 구성 요소를 돕는 간, 혈액순환 등의 기능을 개선하는 약재를 사용한다.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이뇨 작용을 돕는 계지(계피나무 가지) 등으로 만든 약재를 12~16주 사용하면 두통은 물론 합병증까지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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