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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유니폼에 남성 팬들 ‘후끈’

흥국생명 배구선수 ‘치마바지’ 건강한 섹시미 vs 성 상품화 논란

서민교│MK스포츠 기자 ㅣ 승인 2013.12.18(Wed) 11: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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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코트에 ‘치맛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흥국생명이 올해 처음 시도한 치마바지 형태(스커트형)의 새 유니폼이 화제다. 짧고 타이트한 섹시 코드를 접목해 남심(男心)을 자극하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가 된 섹시  코드를 향한 시선이 뜨겁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부터 치마바지 유니폼을 선보였다. 유럽 프로배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디자인에 여성미를 강조했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추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홈 경기장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신축한 계양체육관으로 이전했고, 류화석 감독 부임과 함께 코칭스태프도 전면 개편했다.

   
11월23일 프로배구 2013~14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 vs 흥국생명 경기에서 흥국생명 정시영이 서브를 넣고 있다. ⓒ 뉴시스
흥국생명의 과감한 변화 시도에는 이유가 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의 오랜 갈등으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됐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등 돌린 팬들을 다시 잡아야 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최고의 상품인 선수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흥국생명의 선택은 민소매에 치마바지를 입은 섹시한 유니폼이었다.

여자 프로농구에서도 여성미를 강조한 유니폼으로 변화를 시도한 구단이 있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부터 유니폼의 길이를 줄이고 허리 라인을 강조한 새 유니폼으로 나서고 있다. 변화의 폭은 크지 않지만 여성미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다.

여자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상대적으로 남성 팬이 많다. 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이 섹시 코드다. 관음증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인 셈이다. 특히 여자 배구선수들의 매력은 몸에 딱 달라붙는 유니폼과 짧은 반바지다. 여기에 흥국생명이 치마바지를 도입하면서 관중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강도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이 몸을 풀 때나 경기 도중 동작 하나하나에 뜨거운 눈길이 쏠린다.

스포츠에도 섹시 코드 마케팅 열풍

치마바지를 입은 여자 배구선수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일단 긍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여성미를 살린 치마바지로 섹시 코드를 접목시켰으나 노출이 더 심해지지도 않았고, 외관상 자연스러움도 느껴진다. 테니스의 샤라포바(러시아)를 연상시킬 정도로 세련됐다는 반응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체조 요정’ 손연재 등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데는 빼어난 실력에 더해 외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바로 아름다움이다. 종목 특성상 미적인 요소가 가미된 연기를 보는 것 이상으로 드레스 코드에 관심이 쏠린다. 배구의 치마바지도 마찬가지다. 유니폼의 실용성에 미적인 면을 더한 팬 서비스 차원의 퍼포먼스다. 선수에게 불편함이 없다면 새로운 유니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시선도 있다. 성(性) 상품화 논란이다. 여자 선수의 몸매만 강조한 유니폼이 본질적인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고 여자 선수를 성 상품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배구는 피겨나 체조와 달리 단체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선수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치마바지의 짧은 길이와 타이트한 유니폼 상의는 순간적인 움직임이 많은 배구에서 방해가 될 수 있다. 코트에서 뛰는 선수는 관중, 특히 남자 팬들이 경기가 아닌 치마바지를 향해 보내는 불편한 시선이나 카메라 앵글을 감수해야 한다. 선수와 치어리더의 복장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상황까지 빚어질 수 있다.

실제로 여자 프로농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여자 농구에서는 프로 대회 초창기에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 수영복형의 일명 ‘쫄쫄이’ 유니폼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유니폼은 “유니폼으로 선수를 성 상품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 퇴출됐다. 그런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010년 관중을 위한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쫄쫄이’ 유니폼의 재도입을 논의했다. 하지만 각 구단 실무자들의 거센 반발로 ‘쫄쫄이’ 유니폼을 다시 볼 일은 없어졌다.

선수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민망함 그 자체였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는 옆구리살이나 뱃살이 튀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음식을 줄이고 다이어트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고, 코트에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매만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당시 ‘쫄쫄이’ 유니폼을 입었던 한 선수는 “정말 최악의 유니폼이었다. 민망함을 넘어 수치심까지 들 정도였다. 그런 걸 입고 코트를 뛰어다닌다고 생각해보라. 지금도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경기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섹시함이 아닌 웃음거리였다”고 털어놓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유니폼이 관중 수와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여자 배구에서 선보인 치마바지도 같은 맥락이다. 보기 민망할 정도는 아니지만, 역동적인 동작이 필요한 배구에서 움직임을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선수도 반바지를 입었을 때와 치마를 입었을 때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의 한 선수는 “팬들이 좋게 봐주신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유니폼이 너무 짧고 붙으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은 적응 단계이기 때문에 어색하고 불편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기존 유니폼을 고수하고 있는 구단의 한 선수는 “유니폼이 예쁘면 당연히 좋겠지만, 경기력에 방해될 정도의 유니폼을 원하지는 않는다. 유니폼이 몸에 너무 붙으면 경기 중에도 계속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에서 섹시 코드는 발칙한 발상이다. 해외에서는 오로지 볼거리를 위해 비키니 유니폼을 입힌 스포츠 경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성공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섹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대중가요나 TV 프로그램에서 ‘섹시’ 코드는 필수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섹시 코드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의 체감 만족도 우선해야”

심지어 남자 축구 대표팀은 유니폼 상의를 선수 몸에 딱 붙는 스타일로 디자인해 운동으로 다져진 남성미가 자연스레 드러나도록 했다. 선수를 섹시하게 보이도록 만든 이 디자인은 중·장년 동호인 축구회원을 빼고는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중·장년 동호인이 반발한 이유는 동호회 축구 유니폼이 늘 대표팀을 추종하는데 쫄쫄이 상의를 입으면 중년의 필수 부착 아이템인 뱃살이 흉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올해 흥국생명의 치마바지 유니폼과 삼성생명 그리고 하나외환의 여성스러운 유니폼은 모두 프로스포츠에서 요구하는 불편한 섹시 코드의 선을 넘진 않았다. 스포츠에서는 팬들을 위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직접 입고 뛰는 선수의 체감 만족도를 우선해야 한다. 유니폼은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수영이나 사이클에선 유니폼을 채택할 때 표면 저항력과 부력까지 계산한다. 인체에 밀착하는 탄력 정도와 소재의 가벼움 자체가 경기력을 좌우하는 요소다. 구기 종목 유니폼에는 다른 기능이 요구된다. 땀 흡수와 배출, 활동의 자유로움이 그것이다. 배구나 농구의 ‘섹시한 유니폼’도 결국은 선수가 얼마나 편하게 뛸 수 있느냐는 전제 조건이 충족된 다음에 논할 수 있는 것이다. 진화하는 스포츠 과학과 소재 기술의 발달이 향후 유니폼의 섹시함을 어느 선까지 허용하게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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