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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이수만 탈세 자료, SM 전 간부가 국세청에 넘겼다”

내부고발 접수 후 조사 나서…미국 부동산 등 역외 탈세 혐의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4.04.09(Wed) 11: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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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SM)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수십억 원대의 미국 별장을 불법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SM 측은 법적 절차에 따라 부동산을 샀으며, 이후 이를 다시 팔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사저널 취재 결과 이 프로듀서는 부동산 거래를 세탁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그 별장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6개 현지법인 세워 부동산 투자·관리 

이 프로듀서는 2007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에 있는 말리부 해변에 고급 별장을 샀다. 그 지역은 해변 경치가 좋아 미국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은 유명인의 별장이 즐비한 곳이다. 그 별장의 당시 가격은 480만 달러(51억원)로 그 지역 주택 평균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인 개인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는 300만 달러(31억원)다. 이 프로듀서는 홍콩에 있는 법인(보아발전유한공사)을 끌어들여 60%를 투자하게 하고 자신이 40%를 부담해서 그 별장을 매입했다.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SM 측은 “말리부 해변의 별장을 취득할 당시 이 프로듀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외 부동산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2011년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이수만 SM 프로듀서가 은관문화훈장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 부동산에 공동 투자한 홍콩 법인은 이 프로듀서가 그 별장을 사들이기 위해 만든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법인의 주소가 SM의 홍콩 계열사와 같기 때문이다. SM 측은 “이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별장을 취득한 홍콩 법인은 이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가 아니며 페이퍼컴퍼니는 더욱 아니다”고 부인했다. SM 측은 또 그 부동산을 이미 팔았기 때문에 현재 소유권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M 측은 “2011년 별장을 매각할 때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외 부동산 처분 신고를 마쳤다”며 “그 돈은 세무 당국에 신고한 후 국내로 반입됐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별장을 사들였다는 회사는 ‘SM Innovative Amusement’로 확인됐다. 현지 부동산 정보 업체 등에 따르면 SMUSA(SM 미국 법인)의 한 아무개 사장이 SM Innovative Amusement의 사장직을 겸하고 있고, 이 두 회사의 주소도 같다. 결국 SMUSA의 자회사이자 SM의 손회사로 부동산 소유권을 이동시킨 셈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미국 정부의 부동산 거래 정보를 보면, 이 별장의 시세는 현재 600만 달러(63억원)에 이른다. 결국 이 프로듀서가 ‘부동산 세탁’을 통해 여전히 그 별장을 소유하고 있고, 1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물론 이 회사는 미국 현지법인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국내에 있는 SM과 미국 현지법인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을 경우 자료를 요청할 수는 있다”는 게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의 기업 등록 자료를 보면, 이 프로듀서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6개의 미국 법인(Creative Space Innovation, Creative Space Development, Creative Space Development Property, Creative Space Entertainment, SM Innovative Amusement, SM Innovative Holdings)을 설립했다. 이들은 SMUSA가 설립한 부동산 투자·관리 전문 회사이며 모두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SM은 지난해 한인타운 한복판에 있는 그 건물을 현금 400만 달러(42억원)를 주고 매입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김 아무개씨는 “이수만씨가 고가의 부동산을 현금으로 샀는데 그 돈이 다 어디서 났는지 의문”이라며 “조기 유학을 와 있던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몇 년 전 주택을 산 뒤부터 유독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1년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이수만 SM 프로듀서가 은관문화훈장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1년부터 해외 부동산 본격 구입

2000년대 초반 무렵 이 프로듀서는 조기 유학 목적으로 아내와 두 아들을 미국 LA로 보냈다. 그곳에서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아내는 10년 동안 콘도(한인타운의 윌셔가에 위치)에 세 들어 살았다. 400만 달러(42억원) 상당의 콘도에서  월세 2만 달러(2000만원)를 내며 생활했다. 2010~11년 LA 지역 부동산 가격은 바닥을 쳤다. 이 프로듀서는 2011년 5월 LA 인근(스튜디오 시티)의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집을 살 때 자신의 주소를 SMUSA로 기재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당시 주택 매입가는 280만 달러(29억원)로 인근 주택의 평균 가격(70만 달러)의 4배에 달했다. 일반 주택과 달리 정문을 통과해야 집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사생활이 잘 보호되는 형태이며 실외 수영장이 딸려 있다. 1976년 지어진 이 건물의 면적은 405㎡(122평), 땅 면적은 2777㎡(840평)이다. 당시 이 프로듀서는 이 집의 매입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집의 시세는 350만 달러(37억원)가 넘는다.

LA는 이 프로듀서가 1980년대 초 유학해서 익숙한 곳이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후가 좋은 데다 한인 사회가 잘 형성돼 있어 사는 데 큰 불편이 없다. 무엇보다 미국 연예산업의 본거지인 할리우드가 자리한 지역이다. 이 프로듀서는 저택을 매입한 무렵부터 현지 부동산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부동산 투자회사를 줄줄이 설립했다. 이들 법인에 대해 SM 측은 2008년부터 소속 연예인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자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산 4000억대…연예계 최고 갑부

그렇지만 이 프로듀서는 상업용 부동산에도 손을 댔다. 매입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1년 LA 인근에 있는 12만평 규모의 포도밭과 포도주 제조 공장을 사들였다. 2009년 6월에는 프랑스에서 와인 기사 작위까지 받을 정도로 이 프로듀서는 와인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현지 부동산을 구입한 자금의 출처에 대해 현지 언론은 이 프로듀서가 2010년 매각한 주식 5만주의 대금 80억원이 흘러들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무렵 이 프로듀서는 매년 연예계 주식 부자 1위로 꼽혔다. 

H.O.T.·SES·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 등 그의 손을 거친 가수들은 한류 붐을 몰고 다닐 정도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았다. 이 프로듀서는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와 미국 한인 사회로부터 갖가지 상을 받았다. 2006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명문 하버드·MIT·코넬·스탠퍼드 대학 등에서 경영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기도 했다. 한류의 주역으로 급부상한 그에게 부(富)가 뒤따랐다. 이 프로듀서의 자산은 4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그의 SM 지분 평가액만 1866억원이 넘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노른자위에 위치한 684㎡(208평) 규모의 SM엔터테인먼트 사옥 가격은 190억원이 넘는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프로듀서가 소유한 빌딩 두 채의 실거래가를 국세청 기준시가보다 3배가량 높은 550억원대로 추정한다. 이 프로듀서의 집은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 성수동 뚝섬 서울숲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다. 

명예와 부를 쌓는 동안 잡음도 많았다. 동방신기 해체 당시에는 계약 기간, 수익 분배 등의 문제로 ‘노예계약’ 논란이 일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동고동락했던 주요 스타급 그룹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가수들이 해외 공연에서 번 돈의 일부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말만 무성할 뿐 증거는 없었다. 최근 SM의 전 간부 ㅇ씨가 증거 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최근 이 프로듀서와 갈등을 빚은 관계였다. SM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 간부는 이 프로듀서가 해외 공연 자금을 빼돌려 해외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를 근거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원들은 3월18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SM 본사에서 최근 5년간의 회계장부와 매출 자료 등을 확보하고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 프로듀서는 수백억 원대의 세금 탈루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SM을 포함한 연예업계의 역외 탈세를 정조준하고 있다.

국세청이 역외 탈세 추적을 강화한 후 추징 실적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세청은 역외 탈세 조사를 통해 2010년 5019억원, 2011년 9637억원, 2012년 8258억원을 추징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추징액이 1조78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보역량과 국제 공조를 강화해 양질의 정보를 수집하고 역외 탈세 혐의 거래를 중점 모니터링해 지능적 역외 탈세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수만은 누구인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1952년생으로 경복고와 서울대(농대 71학번)를 졸업했다. 1975년 통기타 가수로 가요계에 입문했다. 대학생 가수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대학가요제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의 주요 진행자 자리를 꿰찼다.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원(CSUN)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연예기획자로 변신했다. 유학 당시인 1984년 미국 시민권을 가진 여성과 결혼해 영주권을 획득했다. 

1985년 귀국한 후 인천 월미도에 카페(헤밍웨이)를 만들어 사업에 성공하면서 연예 사업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1989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SM기획을 만들어 연예기획 사업에 뛰어들었고,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가 발굴해 키운 H.O.T.와 SES가 가요계를 점령하자 그는 순식간에 연예기획의 ‘미다스 손’으로 급부상했다. 1999년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 2000년 여성 가수 보아, 2004년 댄스그룹 동방신기, 2005년 13인조 남성 그룹 슈퍼주니어, 2007년 소녀시대, 2008년 샤이니, 2009년 에프엑스, 2012년 엑소 등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2000년 SM을 코스닥에 등록해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다. 2010년 한류 붐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면서 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2011년부터 연예계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SM의 국내 음반(가요) 시장 점유율은 30.3%로 2위인 YG엔터테인먼트(14.9%)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일본·중국 등 해외에 자회사를 만들었다. 연예 사업 외에도 노래방, 여행, 외식, 영상 제작,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2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SM을 설립했고 현재도 그 회사의 최대주주이지만 ‘프로듀서’ 외에 직함을 갖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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