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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10개는 따야 되갔지요”

북한 종합 10위 목표…런던올림픽 금 4인방에 기대

기영노│스포츠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4.09.02(Tue) 15: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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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특별한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의 참가다. 다른 남북 회담 제의에는 심드렁하게 반응하던 북한이 서두른다는 인상을 주면서까지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 ‘굳센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체육강국 건설’을 내걸었다. 2012년 11월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스포츠 전담 기관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해 체육 투자를 지휘하면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선수 150명, 임원 123명 등 273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탁구·복싱·역도·레슬링·유도·사격·여자 축구 등에서 금메달 10개 안팎으로 종합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150명의 선수를 종목별로 살펴보자. 축구가 남녀 선수 38명, 수영 16명, 양궁 8명, 육상 4명, 복싱 7명, 카누 2명, 체조 12명, 유도 10명, 공수도 5명, 조정 8명, 사격 9명, 탁구 10명, 역도 12명, 레슬링 9명 등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런던올림픽 4인방’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면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이다. 남자 역도 56kg급 엄윤철, 62kg급 김은국, 여자 역도 68kg급 림정심, 여자 유도 52kg급 안금애 등이 런던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2년 9월24일 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에서 열린 북한 선수단의 입촌식. ⓒ 연합뉴스
선수 150명·임원 123명 등 선수단 273명

남자 역도 56kg급 엄윤철은 런던올림픽 용상에서 자기 몸무게의 딱 3배인 168kg을 들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합계 293kg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엄윤철은 지난해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합계 289kg으로 금메달을 따 세계 정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남자 62kg급 김은국은 런던올림픽에서 합계 327kg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20kg으로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 틀림없다.

여자 역도 69kg급 림정심은 런던대회에서 261kg을 들어 북한의 10대 선수로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유도 계순희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여자 유도 52kg급 안금애는 런던대회 결승전에서 쿠바의 베르모이아코스를 연장 접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금애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에 그쳤는데 4년 만에 한을 풀었다. 이들 4인방은 북한에서 인민체육인 대우를 받고 있다.

북한 체육인들은 일반 선수인 운동선수부터 국가대표급인 체육명수, 그리고 아시아 정상급인 공훈체육인,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을 딴 인민체육인으로 분류된다. 인민체육인에게는 평양 시내 40평이 넘는 고급 아파트에 외제 승용차, 그리고 평생 연금이 지급된다.

런던 대회 동메달리스트도 금메달 유력

북한은 ‘런던올림픽 4인방’ 외에도 런던올림픽 여자 유도 48kg급 동메달 양춘화, 63kg급 조복향, 남자 레슬링 자유형 55kg급 동메달 양경일, 1972년 뮌헨올림픽 사격에서 남북한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딴 이호준과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사격에서 7관왕을 차지한 서길산을 잇는 사격의 김정수, 지난 4월15일 만경대상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27분0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쌍둥이 동생 김혜경과 2위를 차지한 언니 김혜송 등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김혜경·김혜송·신용순 선수는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단체전에서 미국과 리투아니아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탁구의 장성만·김성남·김혁봉·김남철, 여자 탁구의 김정·김혜성·김미경·리명순 등이 런던올림픽 이후 북한 탁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인데 특히 김정 선수는 중국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도 접전을 벌일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

김정과 김혁봉은 2006년부터 8년째 혼합복식 콤비를 이뤄오고 있는데 지난해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한국의 이상수·박영숙 조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딴 황금 커플이다.

북한의 구기 종목은 지난해 서울에서 벌어진 동아시아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여자 축구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남자 축구도 한국·이란·이라크·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스포츠 진군나팔 부는 김정은 



북한의 스포츠 경기력은 2000년을 전후로 나뉜다. 1974년 테헤란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대회까지 국가 종합순위에서 10위 안에 들 정도로 아시아 스포츠 강국으로 꼽혔다. 하지만 2006년 카타르 도하대회에서 16위, 2010년 중국 광저우대회에서 12위에 머무르는 등 침체에 빠졌다.

우리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광저우대회에서는 대한민국 팀이 따낸 전체 메달 수가 232개였는데 북한은 36개에 불과했다. 이런 북한의 스포츠 침체는 김일성 사망 이후 대외 고립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은은 다시 북한 스포츠계에 ‘진군나팔’을 불고 있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신설은 물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육 활동에 공개적으로 참석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공개 체육 활동에 참석한 횟수는 2012년 6차례에 그쳤다가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25차례에 달했다. 또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북한이 한국과의 교류에 적극 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짐은 지난해 7월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의 방한 때부터 있었다. 2013 동아시아축구연맹 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39명의 선수단이 한국에 온 것. 2005년 이후 8년 만의 방한이었다.

더 커다란 변화는 지난해 9월 일어났다. 평양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 남자 주니어 85kg급 경기에서 우리 선수가 1, 2위를 차지했는데 북한은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국기와 애국가 연주를 허용했다. 북한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민국 팀이 참가한 적이 이전에도 몇 번 있었지만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연주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국호 대신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한반도기를 써야 했다.

김정은 체제가 스포츠 분야에서는 은둔이 아닌 대외 개방과 교류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같은 흐름에서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도 적극적이다. 여기에는 스포츠를 통해 ‘김정은 지도자 동지의 탁월한 리더십’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 팀의 성적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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