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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천년의 잠’ 깨어나려 한다

2000년대 들어 10㎝나 높아져…매일 100회 미세 지진 발생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4.10.06(Mon) 10: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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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 일본 온타케 산의 분화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재해였다. 온타케 산은 일본 기상청이 24시간 태세로 감시하는 화산 47곳 중 하나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지진 활동이 활발한 국가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들이 지척에 있기 때문에 감시센터가 24시간 돌아간다. 그럼에도 화산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온타케 산은 2007년 3월 소규모 분화를 한 후 조용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순간 ‘확’ 끓어올랐다. 일본 학계는 이번 온타케 산 분화가 ‘수증기 폭발’이라서 예측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한다. 화산 분화는 크게 ‘마그마 폭발’과 ‘수증기 폭발’로 나뉜다.

‘수증기 폭발’은 지표 가까이의 지하수가 마그마의 열로 수증기가 되면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이다. 수증기가 가열돼 축적된 압력이 암석을 파괴하면서 나타난다. 수증기 폭발은 마그마 자체의 움직임이 적어 전조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다. 

   
9월27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본 온타케 산의 분화로 등산객들이 뿌연 화산재 속에서 긴급히 대피하고 있다. ⓒ AP 연합
화산 폭발 일으키는 단층 작용 직접 관찰 못해

‘마그마 폭발’은 마그마가 직접 분출하는 현상이다. 지하에서 마그마가 끓어올라 산이 팽창하거나 소규모 지진이 일어난다. 마그마가 지표에 분출하면 용암류나 화쇄류가 흘러내린다. 화산 분화에서 가장 무서운 현상은 용암이 가스와 뒤섞여 산기슭을 따라 흘러내리는 화쇄류다. 온도가 500~1000도에 이르고, 시속 130~18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덮치기 때문에 폼페이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처럼 한 문명의 몰락을 가져올 만큼 파괴적이다.

지구는 아직 젊다. 때문에 내부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화산 분화나 지진이 일어난다.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다. 그 판들은 제각각 움직이며 서로 밀고 포개지면서 판과 판이 충돌해 엄청나게 센 마찰력을 만들고, 그로 인해 뜨거운 열이 생겨 판의 일부가 부서지면서 지진이 일어난다. 뜨거운 열은 주변의 암석을 녹여 마그마로 만든다.

마그마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그러다가 지각이 얇거나 틈이 벌어진 곳이 있으면 뚫고 올라오면서 화산이 만들어진다. 마그마는 맨틀층(지하 30?2900㎞) 부위에 있다가 힘이 강해지면 그 위의 지각층(지표?지하 30㎞)을 뚫고 올라온다. 태평양을 둘러싼 화산대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화산 아래 지하에는 많은 양의 마그마가 고여 있다. 마그마 굄의 압력이 높아지면 화산 분화가 일어난다. 활화산은 한번 분화가 일어났다고 해도 판들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마그마가 계속 쌓여 다시 분화할 수 있다.

화산 활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어디서’ ‘언제’ ‘얼마나 크게’라는 세 가지 요소를 알아야 한다. 특히 마그마의 정보가 중요하다. 얼마나 큰 마그마 덩어리가 어느 깊이에서 어디에 모여 있고, 어떤 속도를 갖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화산 분출 가능성이 얼마나 되며 분출 규모는 얼마나 될지 과학적 근거를 갖고 예측할 수 있다.

화산이 정해져 있으니까 ‘어디서’는 쉬워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마그마가 중앙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운 통로를 만들거나 아예 화산 밖에서 터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산 분화를 예측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언제’는 인공위성으로 지형의 움직임이나 열 발산을 측정해 추정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위성항법 시스템) 장비를 이용하면 판의 움직임을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의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면 지진이나 화산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VLBI(초장기선전파간섭계)를 이용하면 미세한 대륙의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다. ‘얼마나 크게’는 3D로 측정한 화산의 모양, 국지적인 중력 변화, 분출되는 이산화황 가스의 양 등으로 추정한다.

화산이나 지진 예측에는 현대 과학기술이 총동원된다. 그럼에도 해마다 거듭되는 화산이나 지진 재해에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럴까. 과학자들은 ‘방대한 지구의 복잡한 구조와 지진이나 화산을 일으키는 단층 작용을 직접 관찰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한다. 땅을 파고 들여다보는 시추가 가장 정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땅속을 5~6㎞ 이상 시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 ‘CDP(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 백두산 화산마그마연구그룹’이 화산 분화 예측 기술을 이용해 백두산 천지 아래 마그마의 움직임을 예측해 그린 모식도. ⓒ 연합뉴스
한라산과 울릉도는 분화 가능성 작아

온타케 산의 갑작스러운 분화로 한반도의 화산 분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용한 듯 보이는 백두산과 한라산, 울릉도가 활화산이기 때문이다. 이 중 한라산과 울릉도는 잠정적인 분화 가능성만 인정되는 정도다. 최근 1000년간 화산 활동 기록이 없고 마그마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여서 분화 가능성이 작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관심의 대상은 백두산이다. 백두산에는 한반도의 산 중 유일하게 마그마가 존재한다. 10여 년 전부터 잦은 지진이나 온천 수온 상승 같은 여러 이상 징후가 관찰되고 있다. 백두산에 관측 장비 40~50개를 설치해 조사하고 있는 중국의 화산지진관측소에 따르면 하루 100회 정도의 미세 지진이 발생한다고 한다. 소규모 지진이 잦은 것은 마그마 운동으로 인한 화산 진동일 확률이 높다.

백두산의 높이도 2000년대 들어 10㎝나 높아졌다. 백두산은 천지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이 해마다 약 3㎜씩 솟아오른다. 산 전체도 부풀어 올라 있는 상태다. 지하의 마그마가 성장하면서 백두산 정상부가 부풀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상 600㎞ 상공을 도는 일본 지구자원탐사위성(JERS1)이 1992년 9월부터 1998년 10월까지 측정한 사진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아직 마그마의 거동과 관련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 화산 분출 가능성의 ‘언제, 얼마나, 어떻게’를 뚜렷이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한반도는 판 경계면에 위치한 일본과 달리 판(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해 있다. 하와이처럼 열점 현상(지각변동 발생)이 발생하는 곳에 있지도 않다. 따라서 당장은 화산 분화 위험은 작은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문제는 일본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진 태평양 지각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면서 천지 아래의 마그마방(마그마가 많이 쌓여 있는 곳)에 자극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화산 분화 위험이 훨씬 커진 건 사실이다. 특히 백두산은 다량의 화산재를 만들어내는 유문암질과 조면암질의 점성 높은 마그마가 대부분이라 엄청난 양의 분출 가스를 붙잡아둘 수 있다. 점성이 약한 마그마는 가스를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해 소규모 분화가 일어나는 반면, 점성이 강한 마그마는 최후의 순간까지 화산 가스를 억제해 대규모 분화로 이어진다.

백두산은 약 1000년 전의 대규모 분화로 현재 모습의 천지를 형성했다. 가장 최근의 분화 기록은 1903년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분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천년의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꿈틀대고 있는 백두산 화산의 몸부림을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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