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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꼭 필연적이 아닐 수도 있잖은가”

<김대식의 빅퀘스천> 펴낸 KAIST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

조철│문화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4.12.18(Thu) 15: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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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수많은 것이 보인다. 존재한다는 것. 그런데 이들은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 것일까?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KAIST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음 직한 질문을 불쑥 꺼낸다. 그리고 그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써나간다. 정답이든 아니든 그가 공부해온 것으로 충실히 쓴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이라는 부제를 얹은 <김대식의 빅퀘스천>이다. 김 교수는 머리말에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정리했다.

“존재는 왜 존재하는가? 왜 무가 아니고 유인가? 현대 물리학의 답은 단순하다. 물체와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무’는 양자역학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무’는 오래갈 수 없기에 ‘유’이다.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는 랜덤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다.”

   
ⓒ 동아시아 제공
김 교수는 존재의 이유에서 출발해 ‘우리는 왜 정의를 기대하는가’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인간은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가’ ‘운명이란 무엇인가’ 등 인간을 향한 호기심을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책은 뇌의 작동 원리와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철학·문학·역사·신화에서 찾아낸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한 논리적인 대답을 찾아간다.

김 교수는 이전에도 독일과 미국에서 습득한 인문 지식을 토대로 심리학과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뇌과학을 전공한 이력을 결합해 최첨단과 고전을 융합한 저작물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뇌과학과 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을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해 철학, 윤리학, 미래학 등으로 연결시킨다. 학문이 시작되고 변화하고 발전해온 것은 단일한 사고에 머물러 있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교수의 질문은 결국 인간의 고전적이며 오래된 근원적 질문으로 나아간다. 다시 말해 김 교수의 질문은 오래된 인류의 질문이다.

완벽한 텔로머라아제 또는 완벽한 뇌 복사 같은 과학적 ‘엘레우시스의 신비’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우리는, 죽음이 꼭 필연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오늘 우리가 죽음을 슬퍼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내가 당장 누릴 수는 없지만 수백 또는 수천 년 후 누군가 다른 이가 가지게 될 영원한 삶을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뇌와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 풀어내

그렇다면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인공지능이 생겨도 인간은 기계를 다스리고, 기계는 여전히 인간의 도구로 일할까. 아니면 기계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독립성을 가질까.

“기계는, 기계이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논리적이어야 한다. 인간과 인간 세상은 겉과 속이 다르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관한 책을 쓰지만 대개 그런 고민과 질문을 하고 살지 않는다. 인간은 논리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기계는 질문할 수 있다. ‘인간이 왜 있어야 하느냐’고. 인간은 호모사피엔스 이래 스스로 지구의 축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었다. 인간 위주로 세상을 바라보고 눈앞의 일에 대해 질문하면 그만이었다.”

김 교수는 기계와 인간의 가장 큰 차이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든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본능적인 질문이다. 31가지 질문과 대답은 뇌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 그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와 사회와 가치가 세워져온 시간을 통찰하고, 과학기술에 기반한 미래를 내다본다. 질문으로 시작해 질문의 필요성과 질문의 원리를 되묻는 구조는 언뜻 순환 논법으로 보이기 쉽다. 

“인류의 근원은 동아프리카의 호모에렉투스에 있다. 호모에렉투스는 190만년 전 그 땅을 떠나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했다. 아프리카에 남은 호모에렉투스는 현재 우리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했다. 동아프리카의 호모사피엔스는 6만~7만년 전 또다시 동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고, 큰 뇌와 발달된 인지 능력으로 무장한 ‘최첨단’ 사피엔스는 4만년 전부터 그저 ‘저것들’인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기 시작했다. 큰 뇌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단백질이 필요했던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을 먹잇감으로 사냥하기도 했다. 인류 역사의 교집합은 그보다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도 있다. 137억년 전 빅뱅을 통해 만들어진 우주에서 탄생한 우리는 모두 다 같은 고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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