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리포트] 월급 사라지면 어떻게 살려고 그래?
  • 우용표│재테크 컨설턴트 ()
  • 승인 2015.02.1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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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황혼은 준비된 사람에게만…40대의 노후 대비 전략

한국 사회는 돈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이 말은 은퇴 이후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휴가를 다니고 친구를 만나면서 즐거운 황혼기를 보내는 것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길고 긴 겨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월급이라는 현금 유입원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100세까지 살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40대라면 최소한 20년 뒤 65세가 됐을 때의 준비는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전략 1 : 보장성 보험 활용하라

재테크에서 40대는 가장 많이 벌면서 동시에 가장 많이 쓰는 시기다. 마흔 살에 들어서면 직장에서 차·부장 정도가 되면서 이전보다 급여가 크게 오른다. ‘내가 이 정도 버는 사람이야’라는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씀씀이도 크다. 아이들 사교육비도 내야 하고 집 살 때 빌렸던 대출금도 갚다 보니 통장에 남는 돈이 별로 없다. 이를 방관하면 노후 준비는 물 건너간다.

ⓒ 일러스트 김세중
아이들이 클수록 돈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10년 후부터 노후 준비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아는 거짓말이다. 공적연금은 최소한의 안전판일 뿐 크게 기대할 게 없다. 결국 없는 돈을 가지고 덩치가 큰 리스크부터 막는 게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노후를 준비한다면 ‘저비용 고효율’을 따져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보장성 보험일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 월급이 빠듯하다고 해도 보장성 보험을 가입해놓고 건드리지 말자. 

암보험·상해보험 같은 단품도 좋고, 종신보험과 같은 코스 요리도 좋다. 일찍 가입할수록 값이 싸다. 매월 2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해서 10년간 수익률 100%를 달성했다고 해보자. 원금 2400만원에 수익이 2400만원이 된다. 그런데 10년 뒤 노후에 암을 치료하느라 5000만원이 필요하다면 매월 20만원씩 보험에 들어놓는 게 당신의 노후를 훨씬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다. 투자를 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노후에 병치레를 할 가능성이 크고 아픈 동안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100%에 가까운 확률을 가지고 있다. 불확실한 것에 돈을 넣기보다는 우선 확실한 것을 해결하는 일이 시급하다. 보장성 보험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참고로 암보험 상품의 보장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의 보장 방식도 다르다. 가격 대비 성능을 기준으로 보면 손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표1)

생명보험회사 상품은 일반적으로는 종신보험 또는 정기보험을 위주로 ‘죽음’에 대해서 주로 보장을 하고 부차적으로 암을 비롯한 질병에 대해 보장을 해준다. 그리고 ??암보험 상품은 질병 치료를 주로 보장하지만 암 진단 시 1회에 한해 보장을 해주기 때문에 계속 발생하는 병원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손해보험회사의 상품은 암 진단 시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지는 않지만 의료비 발생분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상품에 가입하면 좋지만 말이다.

■ 전략 2 : 새로운 3저 현상에 대응하라

1980년대의 3저 현상은 ‘저금리·저달러·저유가’였다. 3저 현상으로 우리는 한때 호황을 누렸다. 최근 이러한 3저 현상이 다시 펼쳐지고 있지만 주식과 부동산은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고 고용 사정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재테크 관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국면은 새로운 3저 현상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 금리 하락, 펀드 수익률 하락이다.

우선 부동산 가격은 완연한 하강 국면이다.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으니 사지 않고, 집을 사지 않으니 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세가 오름세에도 집을 안 산다. 과거 세대가 집으로 재테크를 했다면 요즘 세대는 주택비에 발목이 잡혔다.

금리 하락도 재테크에서는 반갑지 않다. 돈을 굴릴 데가 마땅찮기 때문이다. 그나마 잠시 대안으로 부상했던 펀드도 수익률이 하락 중이다. ‘적립식 펀드 불패론’도 흔들리고 있다. 물론 적립식 펀드가 불패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모두가 오래 들고 있다고 돈을 번 것은 아니다. 실제로 대형 시중은행이 관여하는 장기 적립식 주택마련펀드 등은 형편없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 수수료 수입 유지용으로 만든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대체 얼마 동안 기다려야 장기 투자로 인정받고 적립식 펀드의 단맛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에프앤가이드에서는 2015년 1월15일을 기준으로 재미있는 자료를 발표했다. (표2)

거치식과 적립식 펀드를 비교한 결과 펀드 수익률이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상관없이 거치식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의 경우를 보자. 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거치식은 50%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던 반면 적립식은 20%를 넘지 못했다. 3년이면 장기라고 하기 어렵지만 단기도 아니다. 심지어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의 경우 거치식이 플러스 수익률일 때 적립식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론 1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니 장기 투자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항변할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적립식 불패’의 믿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금리·펀드 수익률에 걸친 3저 현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내 집 마련은 필수가 아닌 선택

이제 집은 수익 가치가 아니라 이용 가치 시대다. 안정만씨는 저축해서 현금 2억원을 모으고 여기에 3억원을 은행에서 빌려 5억원짜리 32평형 아파트를 샀다. 이 집의 진정한 주인은 안씨일까, 아니면 안씨에게서 매월 이자를 받는 은행일까.

은행 융자금을 줄여서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전셋집 규모를 축소해 40평형대가 아닌 30평형대로, 30평형대가 아닌 20평형대로 잡는다면 그 생활은 불행한 것일까. 

주거비용은 줄이는 게 답이다. 그리고 그 차액만큼 노후를 위해 투자하는 게 맞다. 남에게 보이는 부분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동네를 옮기거나 집의 크기를 줄이자. 그게 나의 재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길이다. 앞으로 집값은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그러한 불확실성에 내 재산을 걸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주거비용을 줄이는 만큼 나의 노후는 괜찮아진다는 점이다.

저금리 시대, 최고의 금융상품은?

요즘 은행의 예·적금 상품 금리는 2%대다. 그저 1년간 보관해줬다는 데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그래도 찾아보면 2%+α를 주는 금융상품이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일명 만능 통장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09년 5월 출시됐다. 기존의 주택청약 관련 상품에서 구별했던 기능을 한데 통합했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신규 분양 주택에 사용할 수 있어 ‘만능 청약통장’이라고도 불린다. 이 통장은 원래는 아파트를 분양받고자 하는 경우 1순위자가 되기 위한 상품이지만 금융상품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우선 이자율이 마음에 든다. 2년 이상의 경우 연 3.0%의 금리를 준다. 직장인의 경우 최대 96만원의 소득공제 혜택도 있다. 알고 보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단순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재테크를 위해 필요한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표3)

연금저축펀드=이왕에 펀드를 드는 것이라면 수익도 나고 소득공제도 받으면 좋다. 소득공제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자에게도 세금 혜택이 있는 상품이 바로 연금저축펀드다. 기존 연금저축과 구분하기 위해 신연금저축이라고도 불리는데 저금리 시대를 헤쳐나가는 금융상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수익률은 미정이지만 절세액은 확정이기 때문이다. 절세한 만큼 돈을 버는 것이니까. (표4)

신연금저축에 대해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펀드다. 즉 수익이 날 수도 손해가 날 수도 있는 상품이다. 그래서 적립식으로 하면 좋다거나 거치식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신 세액공제가 적용돼 지방세를 포함해 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세액공제 한도 400만원×소득세율 13.2%(지방세율 1.2%포함)).

일반적인 펀드를 고를 때는 1, 2년간의 수익률보다는 적어도 3년 이상의 수익률을 놓고 검토해보는 게 좋다. 2014년에 가장 좋았다고 하는 펀드를 보자. 수익률 상위권 펀드에 가입했더라면 2014년 재테크는 상당히 보람 있었던 한 해였을 것이다. 문제는 이 펀드가 올해도 좋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기간의 수익률 성적은 참고 사항일 뿐이다. 그래서 당장 1년 만에 펀드로 떼돈을 버는 요행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3년 이상의 누적 수익률이 그나마 더 신뢰받는 지표로 여겨진다. (표5)

■ 전략 3 : 50세 전에 30년 후 준비하라

40대 삶에서 50대 삶으로의 점프는 순간이다. 때문에 40대는 50대 이후 또 다른 3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게 남은 시간을 ‘설계’하는 것이다. 돈 문제는 재테크도 하고 절약도 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나를 만나고 싶어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인맥이다. 이때 ‘인맥’은 술자리의 농담과 친분으로 유지하는 것이 아닌 ‘실력’으로 유지하는 것이라야 한다. 남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면 대접받고 초라하지 않은 30년을 보낼 수 있다.

■ 나를 위한 스펙 쌓기

50세를 위해서도 스펙은 필요하다. 이유는 첫째, 최고의 은퇴 전략은 바로 은퇴를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장난이 아니다. 은퇴를 내가 원해서 한다면 상관없지만 ‘당한다면’ 그것만큼 막막한 일은 없다. 원하지 않는 강제 은퇴를 피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능력의 객관적인 지표가 스펙이고 실력이다. 기억하자. 회사생활이 끝나고 난 다음 마주하게 될 세상은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던 시기보다 더 힘들어지게 된다는 것을. 입사를 준비할 때보다 더욱 많은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쌓은 스펙은 그러한 시련을 막아주는 방패가 될 것이다.

스펙 쌓기 가이드=다음의 표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전문 자격증의 종류와 내용에 대해 확인해볼 수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의 3대 고시는 사법고시·행정고시·외무고시이고 그 뒤를 잇는 7대 전문 자격증은 회계사·감정평가사·관세사·공인노무사·법무사·세무사·변리사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자격증보다 학위를 통해 강의나 집필을 하기 원한다면,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 진학도 고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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