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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루게릭 환우님들, 다리가 되어드릴게요”

시사저널·승일희망재단 공동 ‘쉘위워크 페스티벌’ 9월5일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착한 콘서트’도

신중섭 인턴기자 ㅣ | 승인 2015.07.29(Wed) 16: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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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앞에서 모기가 당당히 내 피를 포식해도 불난 집 구경하듯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앓고 있는 박승일씨의 일기 내용 중 일부다. 박씨는 2002년 처음 루게릭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은 살아 있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기능을 잃어 결국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질환이다. 한국에는 현재 3000여 명의 환자가 있지만, 의사도 원인을 모르고 치료법도 없다. 전신이 마비되지만 시각이나 청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은 살아 있기 때문에 ‘육체의 감옥’으로 불린다.

수익금 전액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기부

박씨는 2011년 가수 션과 함께 루게릭 환우를 위한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했다. 루게릭병 전문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여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달궜던 ‘아이스버킷 챌린지(얼음물 샤워)’ 덕분에 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시사저널은 2013년부터 ‘쉘위워크(Shall We Walk) 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다. 쉘위워크는 시사저널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로, 걷기 대회를 통해 얻은 행사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2013년에는 다리 장애아동에게 의족과 전동 휠체어를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에게 분유와 생활비를 지원했다. 올해는 승일희망재단과 함께한다. 수익금 전액을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SNS를 통해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 이번엔 맑은 공기 마시며 루게릭 환우를 위해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행사는 9월5일 토요일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개최된다. 평화의 광장에서 시작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주변 6.5㎞를 걷는 코스다. 오후 1시부터 7시 30분까지 진행되며, 미니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같은 체험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기념품으로 ‘착한 콘서트’ 입장권과 티셔츠, 루게릭 기념 팔찌 등이 제공된다.

   
시사저널과 초록 어린이재단이 2014년 9월28일 공동 주최한 쉘위워크 페스티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나서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루게릭병 환우 위해 도움 손길 필요

국민대 평생교육원 컨버전스에듀케이션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환우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참가자들은 셔츠, 팔찌, 목걸이 카드 등을 착용하며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환우의 걷기 친구가 되어 함께 걷는다. 환우들의 희망과 기대가 담긴 캘리그라피와 사진 등을 보며 그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표정과 포즈를 통해 그들의 희망에 답하는 응원 사진도 촬영할 예정이다. ‘가끔은 우리가 제법 많은 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라는 코너를 통해 스스로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시간도 갖는다. 걷기 행사가 끝나면 오후 5시 30분부터 씨앤앰TV와 함께하는 ‘착한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블락비·마마무등 유명 가수들이 참여한다.

승일희망재단 박성자 상임이사에 따르면, 병원 건립에 필요한 기금은 50억원이다. 현재 약 20억원을 모금했다. 이만큼 모은 것도 지난해 아이스버킷 챌린지로 루게릭병이 반짝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워낙 뜨거웠던 반응에 모금액이 더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기업의 참여가 없어 아쉬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이스버킷으로 모금한 13억원 중 1억원은 다른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루게릭병 전문 요양병원이 있는 미국이나 간병인 제도 등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일본과 달리 우리는 관련 시설이나 제도가 미흡하다”며 “전문 병원뿐 아니라 간병인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잘 이뤄져 간병인 수급만 원활하게 이뤄져도 루게릭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걸을 수 없는 환우들에게 힘이 될 것” 
박성자 승일희망재단 상임이사


   
ⓒ 시사저널 박은숙

-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승일이는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전문 병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때는 유학을 갔던 미국으로 가서 살 생각도 했다. 미국에는 전문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국내에 병원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2002년 루게릭 진단을 받고 난 이후로도 많은 홍보 활동을 했다. 건강 챙기는 게 우선인데 왜 승일이가 그렇게 활동을 하나 가족들은 걱정이 많았다. 2010년 가수 션(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이 1억원을 들고 승일이를 찾아왔다. 그분은 기부만 하고 재단 일에 관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승일이의 뜻을 알고는 함께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재단은 기금을 모으는 그릇이라고 보면 된다.

- 지난해에는 아이스버킷이 화제였다. 새로운 방식으로 기획하는 게 있나.

‘리멤버 아이스버킷 챌린지’라고 해서 기업 대상으로 해보고 싶었다.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현재 팔찌를 통해 리멤버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소셜 커머스 ‘쿠팡’에서 홍보비와 배송비를 모두 지원해주고 있다. 팔찌만 만들어서 보내면 그 수익금을 기금으로 쓸 수 있다. 쿠팡은 시스템을 기부한 셈이다. 기업들이 옛날에는 돈으로 기부를 했다면 지금은 다른 방식이다. 기부 문화 패턴도 새롭게 자리 잡는 시점이다. 지난해 아이스버킷 챌린지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진행해보려 한다.

-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어떤가.

루게릭병 자체가 코드를 받은 게 없고 그냥 중증 질환으로 돼 있다. 중증 질환으로 구분되면 정부로부터 호흡기 지원을 받는다. 몇 년 전부터 나라에서 렌털료를 대신 지원해준다. 다른 호흡기 질환 환우도 이런 혜택을 공통적으로 받는다. 또 바우처 제도라고 집에서 간병을 받을 경우 간병인에 대한 지원을 해주는 게 있다. 바우처를 통해 간병인이 하루에 두세 시간 간병하고 가는 것이다. 간병인 지원은 사실 턱없이 부족하다.

- 시사저널과 함께 쉘위워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걷기 대회에는 가족 단위로도 많이 오는데, 이번 행사는 건강과 가족의 화합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시사저널 제안에 감사드린다. 승일이가 스포츠맨이었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참여를 끌어내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결이 되어 감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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