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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손안의 만물상’ 기세가 무섭다

카카오택시·대리운전·퀵서비스·배달 앱까지…생활 밀착형 사업으로 네이버에 도전장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5.08.18(Tue) 10:10:33 | 9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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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과 모바일 대표 기업인 다음과 카카오는 2014년 5월 전격적으로 합병을 발표했다. 네이버의 아성을 깨기 위해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설립자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의기투합한 결과다. 김중태 IT문화원장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은 ‘반(反)네이버’ 진영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포털업계에서 절대 강자 자리를 누려왔던 네이버의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검색 시장 1위는 다음이었다. 한메일과 다음카페를 선보이며 포털업계 선두자리를 유지해왔다. 2000년 7월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고, 2002년에 선보인 ‘지식iN’ 서비스가 성공하면서 네이버는 포털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다음은 네이버에 밀려 만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두 포털 공룡 간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2조7585억원에 영업이익 7582억원을 올렸다. 다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네이버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4989억원과 1764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모바일 영향력 오프라인 확대 노림수

네이버와 다음 양쪽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 벤처업체 CEO의 말은 두 회사의 현실을 짐작하게 한다. “네이버는 삼성SDS에서 분사한 만큼 회사 시스템 역시 상당 부분 삼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접촉해보면 무늬만 IT 기업이고, 실상은 안정적인 사업을 추구하는 대기업과 유사하다. 다음은 반대다. 상대적으로 무모한 부분이 있다. 아고라를 운영할 정도로 자유로운 포털 정신이 남아 있지만, 수익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내부적으로 딜레마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해 다음카카오가 출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음카카오는 네이버를 따라잡기 위해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쌓은 모바일 영향력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는 전략이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이 IT와 금융을 결합한 핀테크 사업이다. 지난해 사업을 시작한 소액 송금·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뱅크윌렛카카오는 6개월 만에 4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현재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도 준비 중이다.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카카오는 과거 포털 인지도를 바탕으로 신용카드와 자동차보험 사업에 진출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금융업 특성상 당국의 규제가 많고, 경쟁 업체에 비해 노하우도 적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간편 결제나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 중이지만 삼성·SK·KT·미래에셋 등 거대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대기업의 치열한 경쟁 틈바구니 속에서 사업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카카오택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3월 선보인 카카오택시는 서비스 3개월 만에 500만건의 누적 호출 건수를 기록했다. 기사 회원 가입자 수는 11만명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승객과 택시기사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 회원의 경우 KT와 제휴해 데이터 사용료도 면제받게 했다. 지난해 5월 인수한 ‘김기사’의 길 안내 기능을 적용한 만큼 배차 정확도가 높은 편이어서 회원 가입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무료로 서비스하는 만큼 현재 수익이 전무하다. 향후 카카오페이 등을 이용해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경우 지금의 회원들이 계속 남아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고급 택시, 대리운전 등 연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수익 모델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1일 ‘다음카카오’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우(오른쪽), 최세훈 공동대표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콜택시와 간편결제 수익 모델 아직 없어

최근에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카카오오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용자가 앱으로 커피 등을 미리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선주문 서비스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뱅크일렛카카오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6~7월 서울 대학가 카페 5곳에서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다. 현재는 사내 카페와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판교의 카페 2곳 정도에서 소규모로 시범 서비스를 하는 중이다.

신규 서비스를 위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수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롤을 인수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중고 거래 벤처인 ‘셀잇’과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전문 기업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3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패스’의 지분과 자산도 사들였다. 다음카카오의 투자 전문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은 자동차 외장 수리 견적 앱을 서비스하는 카닥과 ‘키즈노트’(어린이집 알림장 앱) 등을 자회사에 편입시켰다. 올 초에는 스크린골프(티업비전) 업체인 마음골프의 지분 25%도 사들였다. 하지만 이들 사업을 수익과 연결시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8월11일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다음카카오의 새 대표에 내정했다. 이석우·김세훈 공동대표 체제에서 35세의 젊은 CEO에게 시가총액 8조원대의 회사를 맡겼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혁신적인 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형편이다. 겉으로 보기엔 시가총액 8조원의 회사로 보일지 모르지만 안으로는 위기상황이라 할 수 있다. 김범수 의장은 이 같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30대 중반의 임 내정자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산적한 문제도 적지 않다. 이석우·김세훈 공동대표는 합병 이후 물적·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수익성이나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카카오토픽·다음뮤직·마이피플·키즈짱 등 10여 개 사업이 사라졌다. 특히 다음클라우드나 키즈짱의 경우 사용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사업이어서 조직 내 갈등도 불거졌다. 인수·합병으로 조직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서비스가 종료된 사업부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내홍이 생겨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이제범 다음카카오 신사업총괄마저 회사를 떠났다. 이 총괄은 앞서 퇴사한 이확영 전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 등과 함께 카카오톡을 개발한 주역이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다음카카오 출신들은 스타트업을 위해 독립하는 경우가 많다. 인력 이탈을 다음과 카카오 측 인사들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회사 관계자는 “합병 이후 임직원이 이탈하는 원인을 내부 갈등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며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회사 복지나 근로 등 차이가 있었다. 그것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문제들이다. 다음과 카카오 출신의 대립 때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음과 카카오 출신 갈등은 억측”

하지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결국은 내부 헤게모니 싸움의 결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음카카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교수는 “다음은 전통적으로 대외협력팀이 강했다”며 “하지만 합병 이후 카카오 쪽 사람으로 교체됐다. 흡수 통합인 만큼 다음 쪽 인력이 자연스럽게 가지치기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제주 본사 철수설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조정 차원에서 제주 인력을 대부분 판교로 불러들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 철수설까지 불거졌다. 앞서 말한 교수는 “다음의 스피릿을 존중하는 합병이었다면 제주도의 인원을 판교로 불러들일 필요가 없었다”며 “내부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다음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카카오와 합병한 후에는 다음 고유의 정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두 회사로부터 자유로운 30대 대표를 주축으로 ‘젊고 빠른 기업’이 되기 위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의 PC 기반보다 모바일 위주의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임 내정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직후부터 사정 당국으로부터 파상 공세를 받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와 경찰 조사가 이어졌다. 이석우 전 대표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이 카카오톡 등을 통해 유포된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톡 사찰 논란 당시 감청영장에 불응하면서 ‘표적 수사’를 받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걷어내기 위해서라도 다음카카오의 혁신과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IT업계의 중론이다. 김범수 의장과 신임 임지훈 내정자가 과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공공의 적’?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하기 전인 2012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선보였다. 당시 SKT와 KT 등 이동통신업계는 “카카오가 IT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자가 만난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보이스톡은 잘 뚫어놓은 고속도로에 사업자가 무임승차하는 격”이라며 “보이스톡 이용자가 급증할 경우 이통사의 수익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 결국 이통사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켜 품질 하락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과 합병하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서도 진통은 이어졌다. 고급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 심지어 배달 앱 시장까지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고급 택시의 경우 기존의 카카오택시 앱에 고급 택시 관련 기능을 추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최근 고급 택시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고, 서울시는 고급 택시 100대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수수료를 받지 않는 카카오택시의 수익 모델로 고급 택시나 대리운전 사업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음카카오가 인지도를 활용해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 1위 업체인 로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당장 콜사업자와 대리운전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는 지난 7월20일 다음카카오 본사가 위치한 판교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사업 진출이 중소 상권 침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최근에는 배달 앱 시장 진출설도 나왔다.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3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수수료로 7%를 책정했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시작으로 요기요 등이 잇달아 바로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카카오의 진출을 의식해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음카카오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진출을 고민 중인 여러 사업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리운전업 진출과 관련해 몇 차례 이슈가 됐다”며 “공식적으로 다음카카오가 진출한다고 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배달 앱, 대리운전업 등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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