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탈리스만’ 현대·기아차 장벽 넘을까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11.12 17:00
  • 호수 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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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비 장점...관건은 가격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바닥을 기던 르노삼성이 내년 ‘탈리스만’ 출시를 예고하며 반전을 노린다.

업계에서는 탈리스만이 무너질 시 르노삼성의 사운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SM 시리즈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2016년 첫 출격 모델인 탈리스만마저 무너진다면 사실상 녹다운(knockdown)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패의 열쇠는 현대·기아차 ‘쏘나타’와 ‘K5’다. 르노삼성이 중형시장 절대강자인 쏘나타와 K5의 점유율을 얼마나 긁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중형차 복병인 한국GM 말리부와의 치열한 대결도 예고된다.

◇ 현대·기아차 그늘 아래 놓인 ‘SM’

10월 르노삼성이 가장 많이 판매한 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다. 2301대가 팔리며 르노삼성 라인업 중 유일하게 2000대선을 지켰다.

르노삼성 승용차 라인업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달 SM3, SM5, SM7는 각각 1138대, 1612대, 1323대가 팔렸다. 9월 대비 판매량이 소폭 올랐지만 경쟁작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경쟁사들이 연달아 신차를 출시한 반면 르노삼성은 신차 출시를 2016년으로 미뤄둔 영향이 컸다. 소비자로선 구형 이미지가 짙은 SM 라인업에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웠다.

중형차 시장을 독재중인 쏘나타는 SM라인보다 판매량에 ‘0’ 하나가 더 붙는다. 지난달 1만487대가 팔리며 9월 대비 30.5% 성장했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아반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이다.

기아차의 K5도 분전하고 있다. 10월 6000대가 팔려나가며 9월 대비 8% 성장했다. 출시 초반 돌풍은 잦아든 모습이지만 중형 부분에서 쏘나타와 견줄 유일한 모델이다.

한국GM의 말리부는 10월 전달 대비 31.4% 판매량이 떨어진 1355대 판매됐다.

◇ 르노삼성 ‘탈리스만’으로 중형 부분 인공호흡

11일 르노삼성자동차는 분당 오리 전시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16년 내수 시장 재도약을 다짐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신차 출시가 내년으로 몰려 있다 보니 올해 힘든 한 해였다”며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1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생각해 전력을 다해 탈리스만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탈리스만 출시를 내년 3월로 못 박고 부산공장에서 조립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탈리스만이 국내로 들어온다면 ‘SM6’라는 이름을 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M5와 SM7 중간 정도에 위치한 성능 때문이다.

탈리스만의 최대 강점은 실용성이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 모두 쏘나타와 K5를 훌쩍 앞지른다. 최대토크와 출력은 세부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쟁차종 평균에 뒤지지 않는다.

르노삼성 중형차 ‘탈리스만’ 전면 익스테리어는 그릴부터 헤드램프까지 르노디자인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 사진 = 르노삼성

디자인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SM 시리즈와는 상이한, 전형적인 ‘르노 DNA’를 물려받았다. 볼륨감 있으면서도 웅장한 차체가 국내소비자들에게 참신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가격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공개된 탈리스만 판매가는 2만8149~4만4149 유로(약 3526~5529만원) 수준이다. 국내 판매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3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탈리스만 성능이 경쟁차보다 앞서더라도 절대가격이 높은 이상 선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GM이 신형 말리부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르노삼성의 ‘탈리스만 설욕 시나리오’가 수월히 쓰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와 K5 뒷심이 내년까지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탈리스만이 출시된다면 분명 초반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경쟁력이 문제다.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했을 때 경쟁모델보다 절대 우위를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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