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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손잡으면 ‘태풍’ 분다”

안철수 측 유승민에 ‘러브콜’…유승민 측은 일단 손사래

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press.com | 승인 2015.12.31(Thu) 17:54:07 | 13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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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박영선·박지원이 (안철수 신당에) 가면 미풍이고, 유승민이 가면 태풍이다.”(여권 관계자)

안철수 신당 바람이 분다. 안철수 의원은 2016년 2월까지 신당을 꾸리겠다고 했다. 안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여부에 몰렸던 시선은 이제 신당에 누가 합류할지로 쏠린다. 신당에 가세할 인사의 ‘중량감’이 곧 신당의 파급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이 일으키는 바람은 태풍일까, 미풍일까.

우선 안 의원은 당세를 불리기 위해 여야 가리지 않는 구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새정치연합 탈당 이후 “합리적·개혁적 보수가 아니라 수구적 보수의 편에 선 사람이면 곤란하다”면서도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지 않고, 수구 보수가 아니라면 어떤 사람과도 함께 손잡고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오른쪽)이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연대할지 주목된다. ⓒ 연합뉴스

‘탈당 도미노’에 팔짱 낀 안철수 “올 테면 와라”

안철수 신당의 구애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새정치연합 비주류 계파다. 안 의원의 신당 구상에 합류하기 위한 ‘도미노 탈당’이 계속되고 있다. 문병호·유성엽·황주홍·김동철 의원 등 네 명은 일찌감치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2015년 12월21일 안 의원과 창당 기자회견에 동석했다.

이후 탈당 의원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기세다. 특히 호남 지역 새정치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광주가 지역구인 임내현 의원도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고, 장병완·박혜자 의원이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핵심 당직을 지낸 거물급 의원도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로 김한길·박지원·박영선 의원이다. 김한길 의원은 탈당에 무게를 두고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의원도 “선제적으로 나가서 그러한(신당 세력을 통합하는) 운동을 할 수도 있다”고 탈당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 박영선 의원은 “어떤 상상도 가능한 시기”라면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둘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이지만 탈당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새정치연합 거물급 의원이 신당에 가담할 경우 탈당 사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한 의원은 “김한길 의원이 탈당하면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10여 명도 동반 탈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최재천 의원도 연말을 전후해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주승용·김관영·노웅래·민병두·정성호·변재일 의원 등이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박지원계 인물 중 이윤석·김영록·김민기 의원 등도 탈당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정치연합 비주류계가 속속 탈당하는 것은 안철수 신당으로선 분명 호재다. 안철수 신당이 20명의 현역의원을 모아 교섭단체를 꾸리면 운용할 수 있는 정당보조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이 교섭단체를 결성할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2016년 1분기 국고보조금을 13억원가량 더 받을 수 있다. 또 2016년 총선에는 최대 87억90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은 새정치연합 비주류 의원 가세에 다소 미온적인 태도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측 관계자는 “김한길·박영선·박지원 의원의 탈당이 신당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다. 안철수 신당 입장에서는 ‘올 테면 와라, 막지는 않겠다’는 태도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한 측근은 “박지원·김한길 의원의 경우 공과(功過)가 있다. 스스로가 공과를 잘 알 것이다. 그분들이 신당에 합류하는 데 대해서는 새로운 당에서도 찬반으로 의견이 나뉠 수 있다”면서 “과오를 인정하고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면 힘을 합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 비주류에 대한 구애에 미온적인 까닭은 ‘새 정치’를 지향하며 출발한 정당이 ‘기성 정치’와 합친다는 이미지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의 측근은 “기성 정치인과 힘을 합치는 기준은 국민 상식과 원칙에 따를 것이다. 국민이 보기에도 낡은 정치와 합친다는 생각이 있으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중 ‘물갈이’ 대상에 오른 인물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는 문병호 의원은 “(새정치연합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채점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분 중 억울하게 계파에 의해 희생된 분들이면 몰라도 나머지는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21일 안철수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신당 창당의 원칙과 로드맵에 대해 밝히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창당 앞두고 ‘유승민 모시기’ 나선 안철수 신당

반면 안철수 신당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영입에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문병호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나 남경필·원희룡 지사와 같은 분들이 만약 같이할 수만 있다면 (신당이) 태풍이 돼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서 “비전과 계획을 갖고 앞으로 연락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대선 당시 안 의원과 손을 잡았던 김성식 전 새누리당 의원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유 전 원내대표를 두고 “자유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정치를 추구해온 의원들이 있다”면서 “한국 정치판 전체의 혁신을 위해 어떤 능동적인 역할을 할지 고민할 때가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그의 말은 유 전 원내대표의 신당 합류를 바라는 의도였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문 의원의 유 전 원내대표 언급은 안 의원의 의중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측근인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은 “(유 전 원내대표 영입 필요성에 대해 문병호 의원과 안 의원이) 공유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다”면서 “더 큰 적(敵)이 있기 때문에 연대가 필요하다고 하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이 유 전 원내대표 영입에 성공하면 신당은 전국 정당으로 확대되는 파급력을 가질 수도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어렵지만 안철수 신당이 유 전 원내대표 영입을 이뤄낸다면 신당 입장에서는 절묘한 수가 되지 않겠나”라면서 “현재 안철수 신당의 약점은 지지세가 호남 지역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의 지지 기반이 탄탄한 유 전 원내대표를 끌어들인다면 파급력은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한 후 유 전 원내대표에게 몰리는 중도층 지지도 안철수 신당이 그를 구애하도록 만드는 데 한몫했다.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2015년 12월20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의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부문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17.3%의 지지율을 기록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6.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20.4%)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원내대표는 2015년 7월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후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권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도 16.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꾸준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탈당해 안철수 의원과 힘을 합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 연합뉴스

유승민, 安 손짓 거부…“총선 후 달라질 수도”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당을 떠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당에) 갈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저는 보수가 몸에 밴 사람이다”며 “새누리당 같은 거대 보수 정당이 진짜 변하면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까에 몰두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측근들도 ‘신당 합류설’에 손사래를 치기는 마찬가지다.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신당 합류에 대해) 절대 생각한 적도 없다고 유 전 원내대표가 말씀하셨지 않나”라면서 “신당 합류설은 자기들(신당) 생각이다”라고 일축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한 측근도 “아직 안 의원 쪽에서 연락 온 것도 없다. 그쪽의 희망 사항일 수 있지만 유 전 원내대표가 신당에 갈 일은 없다”고 말했다.

정계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가 현재로선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원내대표가 현재 친박계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워낙에 지역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면서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그렇기에 탈당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 평론가도 “유 전 원내대표가 지금 탈당할 가능성은 작다. 유 전 원내대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원래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당내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이다. 오히려 총선이 끝난 뒤라면 모를 일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가 ‘배신의 정치’ 사건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상황에서 전향적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유 전 원내대표가 안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을 아예 접어둘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총선 전에는 아니더라도 유 전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후 신당에서 더 큰 그림을 그려볼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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