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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들’이 들어와 이득만 보려고 세력 싸움 한다”

문재인·안철수 향해 쓴소리 쏟아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지영 기자 ㅣ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6.01.07(Thu) 16:23:20 | 13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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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다, 무색무취(無色無臭). 한 대중 정치인을 가리켜 ‘무색무취하다’고 평하면 한편으론 ‘깨끗하다’는 칭찬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기 색깔이 없다’는 비아냥거림으로 들릴 수도 있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약칭 더민주) 의원에 대한 야당 인사들의 평가 가운데 하나가 ‘무색무취 정치인’이다. 1970년대 말 박정희 정권 시절 정계에 입문해 1980년대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됐고, 제14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5선의 관록을 지켜온 문 의원. 그가 ‘장수(長壽) 정치인’이 된 데는 무색무취하다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고참 중진 의원이면서도 그 흔한 계파가 없다. 지금껏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적도 없다. 사욕(私慾)이 없다 보니 야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그런 그가 2015년 12월30일 오후 시사저널과 만나 풍랑에 휘말린 야권의 리더인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더민주의 탈당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 정도에서 스톱(stop)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탈당한 의원들을 포함해 당분간 20명은 넘지 않을 것 같다. 충청권에서 2~3명이 탈당할 수 있고 수도권은 탈당한 최재천 의원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김한길 의원도 과거(2007년)처럼 20명을 한꺼번에 데리고 나갈 상황이 아니다. 의원마다 지역구 사정이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뺄셈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덧셈 정치를 해야 한다.

요즘 중진 의원 모임이 활발하다.

나를 포함한 10여 명의 중진 의원 모임은 중도파다. 이 모임에서 최근 ‘조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안’을 냈다. 선대위에 선거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주고, 최고위원회는 그냥 두되 일반 당무만 관장하자는 것이다. (탈당파에) ‘선대위를 당신들이 해라, 왜 나가느냐’ 하는데도 안 듣는다. 이쪽(친노무현계) 10여 명도 ‘선거 권한을 선대위에 넘기면 혁신안은 어떻게 되느냐, 그렇게 된다고 해서 탈당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더라. 그래서 지난 일요일(12월27일) 내가 ‘홍수가 났는데 TV 챙기고, 냉장고 챙기고 할 거냐. 배가 침몰하면 다 죽는다. 안철수가 배에서 뛰어내린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질타했다. 그렇게 해서 기본안이 마련됐다. 서명한 의원이 65명이었고 더 늘어날 것이다. 친노 의원 10여 명은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표도 (조기 선대위 안을) 안 받을 수가 없다. 이제는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한길 의원이 탈당할 것으로 보나.

김 의원은 탈당할 것이다. 하지만 세(勢)가 확 붙지는 않을 것이다. 10여 명도 나가기 힘들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한 수도권 의원도 탈당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중진 의원 여러 명이 김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의 속내는 정해졌다. 탈당하는 쪽으로. 최근엔 김 의원이 요즘 TV에 잘 나오는 사람한테 ‘안철수 신당에서 대변인 안 할래’라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 지금 김 의원은 20명 정도를 모을 때까지 세를 불리고 있다. 중진 의원 중에는 ‘선대위가 구성되면 김 의원이 안 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김 의원은 루비콘 강을 건너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왼쪽부터), 문희상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 오영식 의원 등이 2015년 12월30일 서울 창동성당에서 열린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4주기 추모미사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박지원 의원도 탈당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박 의원이 탈당하면 의원 두 명 정도가 동반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한 의원은 안 나가고 싶어 한다. 안철수 신당으로 가기는 힘들다. 안 의원이 박 의원과 함께 갈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나가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를 해야 한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동교동계가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 같은 분위기다. 

권노갑 선배는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 이훈평·박양수 등 동교동계는 반노(반(反)노무현) 정서가 강하다. 정서적 동질성이 강하다.

(안철수 신당에) 갈지는 아직 모른다. 탈당하지 않도록 이쪽(더민주)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이 당의 주인인데 우리가 이 당을 버리면 되느냐’고 설득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권 고문에게 ‘DJ 정신을 계승하겠다’ 했고, 이를 권 고문이 수용해 1월 중순쯤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권 선배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같은 명분론자다. 실제로 명분으로만 따지면 안철수 쪽으로 갈 수도 있다. 안 의원이 호남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대권 후보감이기 때문이다. 중도 개혁을 내세웠던 DJ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안 의원이 권 선배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그런 분위기로 권 선배에게 ‘영락없는 DJ 노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안 의원은 DJ 노선이 전혀 아니다.

야권이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공멸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혁과 통합이 합쳐져야만 집권할 수 있다. 전략적으론 통합이 먼저다. 통합해야 개혁이 빨리 완성된다. 그런 면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 모두 기고만장했다. 혼자서 다 처리하려고 했다. 순수성은 인정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같이 가야 한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 어떻게 보나.

안 의원이 기업가로는 훌륭할지 모르나 독선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더불어 가야 할 생각은 안 한다. 최소한 ‘언젠가는 (야권이) 연대해야죠, 정권 교체에도 힘을 합쳐야죠’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안 의원은 ‘총선에서 연대나 통합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오만의 극치다. 통합은 힘들어도 최소한 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1월이 지나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총선 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역 의원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신당으로) 갈 테니까.

안 의원 측은 ‘공천 탈락자와는 함께 가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의원 2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총선에서 기호 2번은 아니더라도 기호 3번으로 신당 후보들이 출마할 수 있다. (더민주나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를 안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정치 현실이다. 하지만 모르지, 어떻게 할지. 안 의원이 워낙 독불장군 스타일이니까.

총선과 대선에서 안 의원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안철수 개인이 무서운 게 아니다. 이미 리더십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문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양쪽이 ‘친박’과 ‘친노’ 극단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신당이) 중도 개혁 노선으로 간다는 게 강점이다. 극단 세력을 뺀 ‘가운데 세력’이 거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더십에는 개인 역량, 오랜 경륜, 통찰력이 필요하다. 머리로는 선후(先後) 장단(長短)을 잴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열정과 용기,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리더가 우물쭈물하면 안 된다. 용기와 결단력이 없으면 지도력이 없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이것이 부족하다. 타이밍을 놓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용기 있게 결단을 내리면 죽기 살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런데 (문 대표는)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하다. 대여(對與) 관계도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다가 여당에 줄 때는 확 주고 달라고 할 때는 확실히 달라고 해야 한다. 그게 정치다. 

현 정세로 봤을 때,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200석 가까이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生物)이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200석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국민 수준은 정치인보다 더 높다. 좌우(左右), 진보와 보수, 여야 등 양쪽 날개가 있어야 비상할 수 있다. 국민은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치우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균형감각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사분오열하고 있는 야당이 어떻게 해야 하나.

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DJ 정신으로 돌아가면 된다. 자유, 정의, 평화, 들꽃처럼 자유가 만발한 세상,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 남북 관계가 무지개처럼 영롱한 세상. 그런데 ‘초짜들’이 들어와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받으려 하지는 않고, 이득만 보려고 세력 싸움을 한다. 다음 대통령 후보는 누가 돼야 하며, 당권은 누가 잡아야 하며, 공천은 누가 받아야 하는지에만 온통 관심이 있다. 국민과 함께 젖 먹은 힘까지 합쳐 싸워도 될까 말까 한데, 이게 뭔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최종 합의안이 타결됐는데 반발이 크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하셨는데 어떻게 보나.

패전국 독일이 유럽 국가를 리드하는 이유는 진심으로 사과와 반성을 했기 때문이다. 독일 총리가 프랑스, 폴란드, 이스라엘에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하며 영원히 반성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위안부 문제에 종지부를 찍자고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화가 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국가가 배상하라는 것이다. 일본이 그렇게 하면 10억 엔이 아닌 5억 엔만 출연해도 된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펴온 논리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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