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㉑퍼스트무버 꿈꾸는 천재 윤종규 KB금융 회장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6.01.25 10: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 함께 꾸는 꿈이 KB금융의 내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천재’로 불린다. 그는 광주상고를 다니던 18세 때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 외환부에서 국책은행으로 독립했다. 지금은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돼 시중은행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당시에는 입행만으로도 천재 소리를 들었다.

은행을 다니면서 공부해 1975년에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이어 1980년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1981년에는 행정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학생운동 전력으로 임용에서 탈락한 뒤 회계법인에 들어갔다.

그의 천재성은 삼일회계법인에서도 발휘됐다. 기업구조조정을 담당하며 능력을 인정받았고 부대표까지 올랐다. KB금융그룹과의 인연은 이때 이어졌다.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재직 중일 때 고인이 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권유로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이후 재무전략기획본부장,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맡았다.

국민은행과의 인연은 2004년에 잠시 끊어졌다. 그는 2004년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 관련 회계처리 문제로 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스스로도 여러번 언급했듯 아쉬운 점이 남아서였을까 그는 2010년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이어 2014년에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흔히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갖기 쉽다. 그러나 윤종규 회장은 다르다. 그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신뢰를 얻는 데도 천재다. 회장에 선임되기 전에도 사내 임직원들에게 차기 은행장 1순위로 선정되는 등 지지를 받았다.

그는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첫 출근할 때 직원들의 환영을 받았다. 외부에서도 순수 KB출신이 아닌 인사가 환영을 받으며 출근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낙하산’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역대 회장들은 대부분 노조의 출근 저지로 힘겹게 임기를 시작했던 전력이 있다.

그에 대한 임직원들의 지지는 KB금융그룹이 처한 상황에 반전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이 녹아 있다. KB금융그룹은 그의 취임 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경영진 내부의 갈등이 적지 않았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져 과거 은행권 선두로 꼽히던 국민은행 시절과는 다른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산규모면에서는 KEB하나은행에 밀리고, 수익성 면에서는 신한은행에 밀리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그는 임직원에게 꿈을 갖게 했다. “함께 꿈을 꾸면 그 꿈은 현실이 된다는 칭기스칸의 말처럼 오늘 함께 꾸는 꿈이 KB의 내일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모두 하나가 됩시다.” 윤종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했던 말이다.

그가 밝힌 올해 계획은 단순하지 않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부분에서 1등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1등이 되는 방법을 그는 알고 있다. 게다가 그는 흔들렸던 조직을 안정시켰다.

그것 만으로도 KB금융그룹의 올해 성과를 지켜봐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