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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동남아 온라인쇼핑 시장을 공략하라

한국 이커머스 기업 일레브니아·큐텐·예스24닷컴,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로 선두권 형성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송창섭 기자 ㅣ . | 승인 2016.02.25(Thu) 18:46:32 | 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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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국가공휴일인 ‘이둘 아드하(Idul Adha, 10월24일)’를 앞두고 인도네시아 온라인쇼핑몰 ‘일레브니아(Elevnia)’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주변 국가에서는 ‘하리 라야 하지(Hari Raya Haji)’, 우리에게는 ‘희생절(Muslim Day of Sacrifice)’로 알려진 이날, 무슬림들은 소·염소를 잡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죄를 소나 염소가 다 가져간다고 믿는다. 일레브니아는 이둘 아드하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자사 온라인쇼핑몰에서 소·염소·양 고기 통조림을 팔아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일부 보수적 성향의 무슬림들은 “종교를 상업화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지만, 온라인쇼핑의 주요 고객층인 20~40대는 ‘신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날 판매된 제물(祭物) 통조림은 이둘 아드하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일레브니아는 2014년에는 통조림이 아닌 실제 제물을 온라인쇼핑몰에서 팔아 큰 홍보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일레브니아는 한국에서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플래닛과 인도네시아 민간 통신업체 XL 악시아따가 함께 설립해 2014년 3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온라인쇼핑몰이다. 이 밖에 구영배 전 G마켓 대표가 이베이와 함께 세운 ‘큐텐(Qoo10)’도 동남아에서 큰 인기다. 구 전 대표는 지난 2010년 G마켓을 판 직후 큐텐을 세웠으며, 현재 중국·일본·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총 8개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큐텐은 싱가포르에서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①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공연 전 모습. 이날 행사는 우리 온라인쇼핑몰 기업 예스24인도네시아에서 티켓 판매 전체를 맡아 진행했다. ⓒ 예스24인도네시아② SK플래닛과 인도네시아 민영 통신기업 XL 악시아따가 함께 세운 일레브니아. ⓒ 일레브니아


‘절대강자’인 독일계 라자다닷컴 맹추격

두 곳 외에 또 다른 한국 온라인쇼핑몰로 예스24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예스24닷컴’이 있다. 일레브니아와 큐텐이 개인 또는 소규모 업체가 온라인에다 직접 상품을 등록·판매하는 오픈마켓이라면, 예스24닷컴은 회사가 일괄 매입 또는 판매 대행 계약을 맺은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이다.

이들 한국 업체는 현재 동남아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만 해도 ‘라자다닷컴’이 최선두권에 있는 가운데, 일레브니아와 큐텐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독일계 벤처투자회사 로켓인터넷이 세운 라자다닷컴은 현재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과 브라질에서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라자다닷컴은 공격적인 투자와 직배송 시스템을 무기로 단숨에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e-Commerce, 온라인쇼핑몰) 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라자다닷컴은 중국의 광군제(光棍節), 미국의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와 같은 전국 단위의 온라인쇼핑데이(Hari Belanja Online Nasional)를 후원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라자다닷컴의 시장점유율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동남아 현지에서는 이미 한국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다양한 판매 노하우를 쌓은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김경국 한스타인터넷 대표는 “결제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기업들은 카드 결제부터 포인트 서비스 제도까지 운영할 정도로 판매 전략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이커머스 기업 대다수가 채택하고 있는 에스크로(Escrow) 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인도네시아만 해도 상당수 이커머스 기업들이 라자다닷컴의 ‘배송 후 결제’(Cash On Delivery)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스크로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에스크로 제도란 고객이 물건을 받은 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서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 전까지 결제대금은 에스크로 계좌에 묶여 있으며, 만약 물건에 하자가 있거나 맘에 들지 않을 경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준호 예스24닷컴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라자다닷컴의 캐시온 딜리버리 서비스는 은행 이용률이 낮고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열악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초창기 큰 효과를 거뒀지만, 최근 반품률이 높아지면서 되레 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동남아에서 가장 경쟁 치열한 시장

포인트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도 큰 호응을 얻는 이유다. 최근 일레브니아는 인도네시아에서 모카도(MOKADO)라는 기프트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별도의 포인트 서비스가 제공되며 소비자는 이를 KFC·롯데리아·세븐일레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3자에게 자신이 가진 기프트콘을 선물로 줄 수도 있다. 큐텐은 한국·일본·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현지 사이트를 하나로 묶는 다자간 온라인쇼핑(Cross Board Trading) 서비스 체제를 구축했다. 해외 직구와 온라인쇼핑을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때문에 큐텐 소비자는 인도네시아 사이트에서 말레이시아·일본 판매자가 올려놓은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 한국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할인 쿠폰, 장바구니 할인, 공동구매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실시되고 있다. 박은호 일레브니아 그룹장은 “한국에서 보편화된 가격 비교 서비스조차 생소할 정도로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면서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하나로 묶어 제2, 제3의 상품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진행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이 가진 노하우는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예스24닷컴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음반·공연 중심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2월 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릴 아이돌 그룹 EXO 공연의 경우, 예스24닷컴이 티켓 판매 전체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로 불리는 온라인쇼핑은 최근 동남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만 해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CEO(최고경영자)가 투자한 토코피디아, 화교 자본인 리포(Lippo)그룹의 마타하리몰, 이베이와 국영 통신기업 텔콤 인도네시아(Telkom Indonesia)가 공동 설립한 블란자닷컴, 인도네시아 대표 기업 자룸그룹의 블리블리, 중국의 알리바바, 일본의 라쿠텐 등 다양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선전(善戰)은 우리 중소기업들에는 판로를 확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큐텐만 해도 전체 매출의 25%를 한국인 판매자가 맡고 있다. 이경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카르타무역관 차장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우리 중소기업이나 중소 브랜드가 초기부터 아예 이커머스 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할 경우 판로 확대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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