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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중과세에 신음하는 골프장

실효성 의문시되는 정부의 골프 대중화 정책…“세금 낮춰 그린피 내려야”

안성찬 |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3.17(Thu) 20:17:32 | 13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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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내놓은 골프 대중화 방안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는 골프장들을 살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프장의 ‘중과세 정책’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그 누구도 깊은 늪에 빠져들고 있는 골프장을 건져내기 쉽지 않으리라는 게 골프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무엇일까.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각종 제도 및 금융 지원책으로 골프의 대중화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월17일 ‘스포츠산업 활성화 대책’에서 골프산업의 시장 규모가 15조원에 이르지만 높은 이용료 등으로 대중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이용자가 감소해 2014년 기준으로 전국 234개 회원제 골프장 중 86개소가 자본잠식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문화부는 한국의 골프 소비자들이 일본의 3배에 이르는 캐디피와 카트 사용료, 그리고 골프장 입장료 등으로 한 번 라운드를 하는 데 25만?26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 캐디와 카트가 없는 골프장을 지원해 이용료를 대폭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해법이었다. 그래서 체육시설법을 개정해 회원제의 대중골프장 전환을 위한 회원 동의 요건을 회원 100% 동의에서 80% 이상 동의로 완화시켰다. 게다가 대중제로 바꾸는 회원제 골프장을 위한 특별 융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회원제 골프장을 대중제로 만들어 ‘그린피를 낮추면 골프장이 살아나고 대중화가 된다’는 정부의 판단은 막상 현장에서 먹혀들지 않고 있다. 

 

회원제를 대중제로 바꾼다고 대중화될까


국내 골프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옆 나라 일본을 살펴보면 우리네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일본 골프장은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장기 불황에 골프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본 골프산업도 덩달아 침체했다. 골프 인구는 1200만명에서 800만명대로 급감했다. 그런데도 골프장은 여전히 2600개가 운영 중이었다. 연간 17만명이 입장하던 36홀짜리 골프장에는 겨우 4만명 안팎만 들어왔다. 골프를 즐길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골프장 수가 그대로니 결국 영업 손실이 장기화되었고, 회원권 가격이 폭락했다. 현재는 회원권의 의미가 없어졌다. 회원권이 하락하자 회원들은 예치금 반환을 우르르 신청했고, 돌려줄 돈이 없는 골프장 800개 이상이 파산했다.

 

국내 골프장은 일본과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국내도 2000년대 중반까지 황금기를 누렸다. 골프장 수익은 홀(hole)당 입장객 수로 따진다. 그린피는 일정하기 때문에 입장객이 늘어나면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골프장은 문턱이 높았다. 자기 돈 내고 운동하는데도 늘 고개를 숙여야 하는 곳이 골프장이었다. 공급(골프장)이 수요(골퍼)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골퍼들은 주말마다 부킹 전쟁을 치러야 했고 골프장은 두둑한 배짱 장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골프장은 늘어났지만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골프장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입장객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데다 골프장이 넘쳐나면서 ‘독식’에서 ‘나눠 먹기’로 바뀌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린피 등 입장 수입이 격감했는데 이번 겨울에는 18홀 그린피가 3만원까지 곤두박질한 골프장도 있었다. 입장객을 늘리기 위해 그린피를 낮추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정호)에 따르면, 전국 198개 골프장을 조사해보니 자본잠식이 된 골프장 비율이 27%(54개)에 달했고, 적자 운영 골프장도 49%(97개)나 됐다. 지방세를 장기 체납한 골프장은 70개를 넘었고, 2014년까지 27개 골프장이 법정관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7개를 비롯해 총 34개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했다. 주인이 바뀐 골프장도 47개나 된다.

 

세금 정책 변화 없이 대중화 전환은 어려워

 

대중제로 가는 길도 쉽지가 않다. 자본이 많은 대기업은 가능하겠지만, 중소 건설회사가 겨우 한 개의 골프장만 운영한다면  수백억~수천억 원대의 예치금을 회원들에게 되돌려주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차용한 금융비용이 목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보다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대중제보다 종합부동산세를 4~5배 더 내는 것도 이유다. 여기에 회원들 역시 세금을 낸다. 회원제 골프장은 개별소비세(2만1120원)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수도권의 18홀 골프장의 경우 1년에 내는 세금만 35억원이 훌쩍 넘는다.

 

결국 세금 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셈이다. 높은 중과세에 골프장이 신음하고 있고, 여기에 회원제의 발목을 잡는 것 역시 개별소비세다. 취득세는 무려 12%에 이르고, 코스를 비롯해 골프장 내 모든 시설은 4%의 세금을 내야 한다. 회원제를 대중제로 전환시키겠다는 발상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안대환 상근부회장은 “중과세를 당장 손보기 어렵다면 개별소비세만이라도 폐지해 그린피 등 이용료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골프장 문턱을 낮춰 누구나 골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골프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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