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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대통령이 놀았다는 점보다, 해야 할 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중요”

‘세월호 변호사’에서 ‘국회덕후’로 거듭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지만·구민주 기자 ㅣ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12.20(Tue) 12:48:55 | 14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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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변호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그를 ‘가족’이라고 부를 정도다. 초선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후에도 세월호 유가족과의 끈끈함은 여전하다. 시사저널이 박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한 12월14일에도 박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노란색 점퍼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었다. 박 의원은 “힘들 때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면 오히려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새로운 별명을 더 얻었다. ‘국회덕후’와 ‘거지갑(甲)’이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쪽잠을 자고, 커다란 백팩을 메고 다니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부터다.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50건 넘는 법안을 발의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낮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박 의원은 “‘세월호 7시간’은 대통령이 놀았다는 점보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다시 꾸릴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임준선


 

매주 하나씩 법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출석률도 100%를 기록했다. 초선의원으로 한 해를 보낸 소회가 어떤가.

 

생각보다 엄청 바쁘고 일정이 굉장히 많다. 요청 들어오는 것이 많아 상당부분을 제외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소송을 맡던 변호사 시절에는 본인만 잘하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그렇지 않다. 동료 의원과 상대방, 정부를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생각만큼 빨리 진행하지 못한다. 엄청 바쁜데 성과는 별로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세월호 특조위 되살려야”

 

‘세월호 7시간’이 가장 큰 쟁점이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 설명한다면.

 

예전에 세월호 진상규명 얘기할 땐 침몰 원인, 구조실패 원인, 사고 이후 은폐 의혹 등을 얘기하고 결론으로 세월호 진상규명이 왜 중요한가 얘기했었다. 지금 시국강연 가도 세월호 얘기는 빠질 수 없다. 요즘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 문제가 비단 이때만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메르스 때도 처음 확진 난 지 6일이 지난 후에 대면보고가 이뤄졌다. 그때도 “누가 대체 일을 하는 것이냐”는 질타가 있었지만 점검이 안 됐다. 목함지뢰 터졌을 때도 4일 뒤에 대면보고가 이뤄졌다. 대면보고 해야 할 한민구 국방장관하고 ‘박통’(박근혜 대통령)하고 경원선 복원 기공식에 같이 있었다. 그런데 대면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윤회 문건 유출 때도 오히려 유출자만 수사했다. 여전히 점검은 없었다. 제도적으로 보면 검찰이 중립적이고, 독립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또 언론이 권력의 편이고, 정치인들도 국민이 아닌 대통령을 비호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 인식 속엔 대통령을 마치 왕처럼 여기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세월호 참사 7시간부터 시작해 몇 차례 점검해 볼 계기가 있었지만 다 날렸다. 그래서 지금의 사태가 왔다고 본다. 최소한 앞으로는 권력에 문제가 있어 보이면 곧바로 점검할 수 있는 문화나 인식을 갖추고, 수사기관도 독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특조위를 새로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여러 의원이 동시다발적으로 특조위를 다시 만들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법안을 낼 것이다. 그래서 어떤 법안이든 통과되면 특조위를 다시 꾸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새누리당이 지난번처럼 못하게 막을 순 있을 텐데 우리들이 기대하는 것은 새누리당의 분화다. 그래서 예전처럼 단일대오로 막지는 못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조위 구성되면 어떤 문제를 가장 먼저 조사하고 싶은가. 

 

특조위가 세월호 인양 주체는 아니다. 문제는 인양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양 과정에 대한 점검과 감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양 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정부하고 체결한 계약 내용조차 공개 안 돼 있고 현장 가서 국회의원이 보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는 상하이샐비지가 현장 책임자고 자기네들도 부탁하는 입장이라며 책임을 업체에 돌린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래서 인양 주체는 정부라고 하더라도 감시해 줄 기구가 필요하다. 특조위가 새로 만들어지면 인양을 감시하는 역할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

 

미국에 ‘선샤인 액트’라는 법이 있다. 햇빛법이라는 것이다. 모든 정부기관, 특히 위원회의 회의록을 무조건 작성하게 하고 다 공개하게 돼 있다. 물론 비밀 정도에 따라 공개 여부에 제한을 두는 경우는 있지만, 미국과 같은 방식의 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실시간 혹은 나중에라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법의 발의는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정권을 점검할 제도 장치 필요하다”

 

집시법 개정안에도 관심 보여 왔다.

 

우리나라 집시법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굉장히 많은 금지조항이 있고 장소와 방법, 시간 다 제한하고 있다. 그 제한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금지하려면 언제든지 금지할 수 있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집회 시위 관리 1차 주체는 지자체다. 도로의 사정이나 광장의 사정은 지자체가 더 잘 안다. 구청만 가도 지역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다 업데이트가 된다. 경찰은 오히려 잘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중앙권력에 예속돼 있고 주로 범죄를 다루는 경찰이 집회 관리하게 돼 있다. 그래서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장소 제한, 청와대, 법원 근처에서의 집회를 허용하는 폭을 넓히는 식으로 개정안을 냈다. 기존은 청와대 반경 100m 이내에서의 집회가 금지돼 있었는데, 이를 30m로 줄이는 내용이다. 마음 같아서는 집회 관리 주체와 허가제 부분까지 모두 뜯어고치고 싶지만 쉽지 않다. 현실적 타협이기도 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도 굉장히 소중하고 중요한 분들이다. 힘 빠질 때 가족분들 옆에 있으면 힘이 난다. 그래서 광화문이나 가족분들 계시는 곳에 특별한 일 없어도 갈 때도 있고, 그다음에 안산에도 힘들면 내려간다. 빨리 성과를 내 드려야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도 나고, 미안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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