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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의 If] 만일 대중교통이 ‘공짜’로 바뀐다면?(상)

무상 대중교통은 현실 가능하다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press.com | 승인 2017.01.04(Wed) 16: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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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의 수도 파리가 회색 도시로 변했습니다. 10년 만에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조차 가시거리가 짧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때문에 2016년 12월 1주일 동안 차량 2부제와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도 대기오염 수준으로는 유럽 도시에 절대 뒤처지지 않습니다. 수도권 인구밀도가 높은데다 중국발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흘러오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대기오염이 세계 최악 수준’이라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분석 결과도 나왔습니다. 문제는 대기오염이 삶의 질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수준에 임박했다는 점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률이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11년째 비슷한 정책만 되풀이했습니다. 2016년 6월 정부가 내놓은 대책 가운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를 10년 내 유럽 주요도시의 현재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는 11년 전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황사·미세먼지 예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 노후 경유차 폐기 유도 등을 추진하는 정도입니다. 중국 내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위한 예산으로 고작 200억원을 책정했습니다. 그마저도 실적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 연합뉴스


무상 대중교통이 가져올 나비효과

 

그래서 정책적 상상력을 통해 ‘무상 대중교통이 실현된 사회’를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자동차 수요를 줄이고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공평하게 보장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를 중심으로 ‘무상버스’ ‘버스공영제’ 등의 대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프랑스 파리는 곧바로 자동차 운행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잡았습니다. 의무적으로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대중교통을 공짜로 전환했습니다. 파리시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인 ‘일드 프랑스’ 지역 전체에 적용했습니다. 여기서 ‘왜 한국은 안 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기오염이 문제라면 그 원인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단연 자동차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13년 기준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가 내뿜는 미세먼지가 발전시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미세먼지도 발전소나 지역 난방시설에서 발생하는 양보다 3.1배에 달했습니다. 단순히 ‘고등어구이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전기차를 조금 보급하거나 디젤 차량을 줄이는 방식으론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 연합뉴스


버스나 지하철을 공짜로 전환할 경우 대중교통 이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아직 연구기관의 분석 자료는 존재하지 않지만, 2013년 기준 서울시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65.9%에 머물러 있습니다. 부산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은 40%대에 불과합니다. 이를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개인차량 운행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무상 대중교통은 소득 재분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무상 대중교통이 실현되려면 당연히 세금이 투입됩니다. 수도권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이나 지방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는 ‘공영제’ 예산에 비해 훨씬 많은 세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은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세금은 누진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저소득자보다는 고소득자가 더 많이 냅니다. 부자들이 더 많이 낸 세금으로 서민층이 이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무상 대중교통을 실현한 도시도 존재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20개 도시에서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행한 샤토루시(市)는 2001년 무료버스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버스 노선거리는 45% 증가했고, 버스 승객은 210% 증가했습니다. 인구 43만명이 거주하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 또한 무상 대중교통 정책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량이 15% 늘고, 승용차 운행량은 14% 줄었습니다. 이 정책에 필요한 예산은 새로 유입된 인구의 주민세로 충당했습니다. 탈린 주민 75%가 이 정책에 만족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2007년 시범운행을 거쳐 2014년 버스공영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농촌 지역의 경우 인구가 줄면서 경제성이 떨어져 버스 노선이 상당수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버스가 돌지 않는 지역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심 지역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신안군의 경우 한 해 이용객은 2006년 20만명에서 2013년 68만5000명으로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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