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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장상인의 글로벌 인맥 쌓기] ‘욕심 없는 삶이 더욱 아름답다’

인생의 시계를 70세에 맞춘 오쓰보 시게타카씨-②

장상인​ JSI파트너스 대표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7.01.09(Mon) 17:48:12 | 14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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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의 한파(寒波)가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부산의 소녀상에 대한 일본 정부의 강경 기류도 문제이지만, 우리 정부의 엉거주춤 대응은 더 큰 문제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언제나처럼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하면서 진정성 없는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개인적인 관계형성을 정치적으로 묶을 수는 없다. 거기에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에 살고 있는 오쓰보 시게타카(大坪重隆)-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이 있죠? 저의 나이는 70세에 머물러 있습니다.”

올해로 77세(喜壽)인 오쓰보(大坪)는 자신의 나이 시계를 70세에 고정시켰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말에는 항상 유머가 넘쳐난다. 그가 젊게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쓰보(大坪)의 발걸음은 특별하다. 한국에 올 때마다 서대문 형무소나 행주산성 등을 찾아다니며 일본의 잘못된 과거의 행태(行態)를 꾸짖는다. 또한, 필자가 후쿠오카에 가면 윤동주 시인이 옥사한 후쿠오카 형무소를 안내하기도 한다. 

 

필자와 그는 1988년 후쿠오카의 ‘나들이 클럽(한국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만났다. 그 후 30년 가까이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또 하나, 그는 필자를 나고야(名古屋)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가교(架橋) 역할을 했다. 1992년의 일이다. 서일본신문사 계열의 방송국(TNC) 나고야 지국에 근무하게 된 오쓰보씨는 즉각 필자를 나고야 지역 기업인들의 모임인 중부전략연구회의 특별회원으로 가입토록 했다. ‘사람과의 교제에 있어서는 인색하지 말라’는 그의 본질이기도 하다.

 

유머가 넘치는 오쓰보 시게타카 씨 ⓒ 장상인 제공


효율로 인해 생겨나는 간사한 인간의 마음 경계해야

 

<기계가 있으면 필히 기계를 쓸 일이 생기고, 기계를 쓸 일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무엇을 도모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오쓰보(大坪)씨는 장자(莊子, BC 369-BC 286)의 이 말을 자신의 좌우명(座右銘)으로 삼고 있다. ‘인간이 편리성을 추구하다보면 오감(五感)을 넘어 6감(六感)까지 나쁘게 된다’는 말이다. 50여 년 전 일본 민간방송연맹에서 발간하는 기관지에 게재된 것을 수첩에 적어 지금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단다. 

 

“방송 운행의 자동화가 진행되어 수(手)작업의 좋은 점이 없어져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 말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吾聞之吾師(오문지오사)

有機械者 必有機事(유기계자 필유기사)

有機事者 必有機心(유기사자 필유기심)


(스승으로부터 듣기로, 기계가 있으면 틀림없이 기계를 쓸 일이 있고, 기계를 쓸 일이 있으면 틀림없이 그 기계를 사용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장자(荘子)의 천지편(天地篇)에 들어있는 교훈적인 말이다. 기계를 사용하려는 마음이 가슴 속에 차 있으면 순진하고 결백한 마음이 없어지고, 종국에는 그릇된 욕심이 생겨 정신적인 안정을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오늘의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되새겨볼 말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즐거움이자 에너지가 솟는 일

 

오쓰보(大坪)씨는 지난 2000년 방송사(TNC)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2007년 계열회사인 TNC기획에서 2007년까지 대표이사를 했다. 지금은 모든 일을 내려놓고 그가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후쿠오카의 나들이 클럽 회원들과의 만남, 나고야 중부전략연구회의 참석, 그리고 매주 목요일 한국어 문화센터에 가는 일이다.

 

“저는 매주 목요일이 아주 즐거운 날입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 문화센터에 가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선생님과 10여 명의 일본 학생들에게 둘러싸여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최고령 학생인 저에게 있어서는 젊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그가 나이를 잊고 젊게 사는 비결은 아직도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어를. 그가 소중하게 다루는 작은 수첩에는 한국어 단어와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친근하게 부르는 비법도 수첩에 있다.

 

“한국어 숙제가 너무 많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수첩에 적은 단어를 외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무척 즐겁습니다.”

필자와의 전화 통화는 이틀에 한 번 꼴이다. 날씨에서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이다. 요즘의 대화는 일본어보다 한국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식의 노래 <천년바위>에 교훈이 있어

 

오쓰보(大坪)씨가 즐겨 부르는 한국 노래가 많이 있다. 가지 마오, 조약돌, 아파트, 옥경이...모두 18번이다. 그는 단순한 한류 붐에 편승해서 따라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가사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마음으로 부른다. 최근 들어 그에게 18번이 한 곡 추가됐다. 박정식의 노래 <천년바위>다. 

 

<동녘 저 편에 먼동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리라/ 세상 어딘가 맘 줄 곳을/ 집시되어 찾으리라/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천년바위 되리라/ 천년바위 되리라.>

그의 노래를 듣다보면 국경이 없어진다.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이 부른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이 대목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부질없는 욕심으로 인해서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이다. 욕심이 화(禍)를 부른다고 하지 않는가.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자. 그러면, 인간관계의 폭(幅)도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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