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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王道? ‘배운 도둑질’ 하는 게 중요”

‘창업 백과사전’ 《CEO의 탄생》 저자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이 말하는 성공적인 창업 노하우

박준용 기자 ㅣ juney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03.27(Mon) 07:29:32 | 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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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그리고 10만 명.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이 그동안 창업컨설팅을 하며 보낸 시간과 만난 사업가들의 숫자다. 이 소장은 ‘대모(代母)’로 불릴 만큼 창업컨설팅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최근 그는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 백과사전’을 펴냈다. 제목은 《CEO의 탄생》. 책에 담긴 창업자의 실패와 성공 사례만 약 700건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산업 박람회’(3월9~11일)가 열리고 있는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이 소장을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창업자들과의 미팅에 한창이었다. 기자가 그에게 ‘창업의 왕도’를 물었더니, 그는 “매년 창업자 10명 중 7~8명이 망한다. 《CEO의 탄생》은 창업자들에게 망하지 않는 이론을 키워주는 책”이라면서 “창업은 배움의 힘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 시사저널 박정훈


《CEO의 탄생》에 언급된 사업가들 숫자가 많은데.

 

30년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가급적 드러나지 않게 익명으로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렇게 해도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인 줄 다 알더라. 내가 대학 때 전공이 사회학이었다. 기존 기사나 성공 스토리를 보면 항상 그 사람의 성과에만 집중되어 있다. 나는 항상 창업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갔다. 이 사람들의 얘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창업한 경험이 있나.

 

한 번 사업 투자 실패를 해 봤다. 당시에는 너무 바쁜 상태에서 창업 이론을 무시했고, 실패했다. 그래도 창업컨설팅을 위해서 사업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 보지 않고 창업자의 심정을 알겠나. 사업을 하니 첫 번째 달라지는 게 월급 받는 사람에서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글을 보면 ‘창업에 왕도가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실상 왕도(王道)가 있다고 본다. 경영에는 외부적 변수가 있지만, 그보다 내부 요인이 더 중요하다. 이 내부 변수를 극복하는 것에는 성품·가치관·습관 등을 창업에 맞는 이론(로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게 왕도다. 그 이론을 《CEO의 탄생》에 정리했다. 창업을 준비한다면 가급적 빨리 읽을수록 좋다.

 

 

업종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던데.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시장이 원하는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 이때 지성과 경험이 중요하다. 이런 배움을 갖춰놓으면 업종을 선택하기 쉽다. 그래서 ‘배운 도둑질을 하라’고 추천한다. 물론 창업자들 중에 자신의 경험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는 분도 간혹 있다. 하지만 전혀 경험하지 않은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 자신이 쌓아온 인맥·습관·체계에서 시작한다. 내 배움의 힘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창업이 궤도에 오르면 직원에게 ‘잔소리꾼’이 되지 말라고 경고하던데.

 

사장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사장이 에너지가 흘러넘쳐야 직원들도 열심히 하지 않겠나. 또 ‘잔소리’보다는 직원 교육을 위해 외부의 도움을 많이 활용하는 게 좋다.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유하는 것도 좋다. 또 컨설팅이나 강의도 좋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잔소리꾼’이 되면 안 된다. 직원들을 변화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잔소리꾼’이 되지 않으려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직원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지해 줄 수 있는 중간관리자와 중간구성원도 두어야 한다.

 

 

창업 성장기에 구성원과 이익금을 어떻게 나눠야 하나.

 

배분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신나지 않으면 일이 안 된다. 반드시 일정한 비율로 나눠야 한다. 창업자들 중에 회사를 키우면 모두 자신의 덕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이면 이미 그 회사는 창업자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구성원이 없으면 회사는 굴러가지 않는다. 다만 창업 초기에는 번 돈의 상당부분은 투자와 성장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기업의 숙명은 성장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잣돈이 필요하다.

 

 

창업자는 성장에만 집중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처음에는 시작한 이후 안착하기까지가 어렵다. 보통은 안착하는 과정에서 운도 많이 좌우한다. 하지만 안착한 다음에 다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2차성장기에 무너지는 이유는 창업자가 ‘성장의 숙명’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가는 만족하는 순간 내려간다. 무조건 성장해야 한다. 지킨다는 의미보다는 이 성장의 숙명을 현명하게 하느냐 허황되게 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만나본 창업자들 중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누구였나.

 

창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적이다. 누구 하나를 꼽기가 정말 어렵다. 어려운 삶을 살던 사람이 수십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사장으로 변하는 게 기적이 아닌가. 최근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이런 성공담보다는 내가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줬을 때였다. 시각장애를 가진 창업자 부부가 최근에 상담하러 오셨다. 그분들은 당시 거액을 사업 사기로 잃고 재기하는 과정이었다. 그분들이 제가 나온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저를 찾아오셨다. 다행히 상담해 보니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들이었다. 작은 도움을 드렸고, 행복했다.

 

 

정부에서 ‘창조경제’ 등 창업 정책을 펴고 있다.

 

창업 정책을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기존 중소기업들은 산업 흐름의 변화로 인해 헌 집을 헐고 새집을 지어야 하는 입장이 많다. 어떤 경우엔 이런 쪽을 창업 개념으로 삼아 장기적으로 도와주는 게 정책의 역할이 될 수 있다. 준비도 안 된 창업자들만 양산하는 게 대안이 아닌데도, 단기적으로는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정책예산을 빼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사업을 하게 된다. 최근에 문제가 된 사업자 권리금 문제도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 과도한 권리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민간이 체계적으로 틀을 만들게 장기적으로 도와야 한다. 정책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창업자에게 가장 당부하고 싶은 말은.

 

투자하자. 돈이든 시간이든 고객에게 들이는 정성이든. 모두 먼저 투자하자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 창업을 많이 하는데, 그 과정이 고통이면 안 되지 않나. 사업하는 과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과정이 행복하면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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