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억만장자 된 18세 소년의 비트코인 투자 비결은?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7.06.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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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선물로 받은 1000달러 종자돈으로 투자 ‘대박’…온라인 교육업체 매각대금도 비트코인 받아

 

중학교를 중퇴한 18세의 소년. 그의 이력서엔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적혀 있지 않다. 비트코인 투자 신화의 주인공 에릭 핀먼(Erik Finman)의 ‘학벌 스펙’은 이토록 초라하다. 하지만 ‘자산 스펙’은 화려하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는 이미 10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10대 억만장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불과 6년 만에 억대 자산가가 된 소년. 비결은 뭘까. 

 

핀먼의 주종목은 가상화폐, 그중에서도 비트코인이다. 올해 18세가 된 이 미국 소년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403개. 6월23일 기준 비트코인 시세가 단위당 277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총111만6310달러(한화 12억7225만8507원)에 달하는 자산을 가진 셈이다. 

 

그가 처음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한 건 6년 전이다. 2011년 5월 그의 12살 생일을 맞아 할머니가 선물로 준 1000달러가 초기자금이었다. 한화로 100만원 정도 되는 이 돈의 용처를 고민하던 그는 형인 스콧의 말을 듣고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1코인의 가치는 12달러 선이었다. 

 

2014년 TEDxTeen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에릭 핀먼 ⓒ youtube 제공

 

6년 만에 자산 1000배로 불려

 

그는 2013년 비트코인 단위가격이 1200달러 수준에 이르자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일부를 팔았다. 이때 처음으로 ‘투자의 짜릿한 맛’을 본 그는 이후 비트코인 투자를 본격화하며 자산을 불려왔다. 결국 처음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한지 6년 만에 그는 자산을 100만 달러(한화 약11억3970만원) 상당으로 불리며 비트코인 투자계에 새로운 신화를 써냈다. 최근 핀먼과 인터뷰를 한 CNBC에 따르면 그는 비트코인 외에도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소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그는 핀먼가(家)의 괴짜였다. 그의 부모님과 두 명의 다른 형제들은 모두 학교에서 ‘우등생’이었다. 부모님은 명문대학인 스탠포드 대학 박사출신인데다, 그의 형 스콧은 16살에 존스홉킨스 대학에 조기 입학했다. 또 다른 형제 역시 16살에 월반해 카네기 멜런 대학교 로보틱스를 전공하고 현재 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한마디로 ‘가방끈 긴’ 집안인 셈이다. 

 

에릭 핀먼은 달랐다. 그는 15살에 학교를 중퇴했다. 그 결정은 스스로 내린 것이었다. 그의 학교생활은 그리 원만하지 않았다. 교사와는 끊임없이 부딪혔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고등학교는) 나의 수준과 맞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미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화폐의 세계’에 눈을 뜬 그에게 학교는 그저 무의미한 허례허식일 뿐이었다. 그는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에게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데에서 아무런 가치를 못 찾겠다”며 자퇴를 선언했다. 학교는 “네가 지금 중퇴하면 결국 맥도날드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며 그의 자퇴 결정을 비웃었지만 부모님은 달랐다. 핀먼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그렇게 그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라는 ‘학벌’을 미련없이 내려놨다. 

 

그렇다고 배움을 멀리한 것은 아니었다. 그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아갔다. 학교를 중퇴한 해인 2014년 자신처럼 학교 교육을 포기한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교육업체 ‘보탱글(Botangle)’을 설립했으며, 미국 소셜뉴스 커뮤니티인 레딧의 공동창업자를 만나고 세계여행을 했다. 모든 자금은 비트코인을 팔아 나온 것이었다.

 

 

“비트코인 가치 더 오를 것”

 

핀먼은 향후 비트코인의 가치가 더 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수천만 배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가 2015년 자신이 설립했던 보탱글을 매각할 때 대금을 현금대신 비트코인으로 받은 것도 이런 믿음 때문이었다. 인수업체 측에선 현금 10만달러와 300비트코인 둘 중 하나로 매입대금을 치르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코인당 200달러 대로 폭락했던 때여서 10만달러에 비하면 화폐가치가 더 낮았다. 핀먼은 비트코인을 받아들였다. 

 

 

“당시 난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 때 저희 부모님이 ‘왜 돈으로 받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나는 비트코인의 전망에 확신이 있었다.”

 

그의 예측은 적중했다. 2016년부터 비트코인의 가치가 오르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그의 가족의 비트코인 자산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2014년 TEDxTeen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에릭 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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