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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미성년자 성매매 난무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여고생 가장하고 채팅방 들어간 기자에게 ‘성매매’ 요구 문자 쏟아져

변소인 시사저널e. 기자 ㅣ 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7.08.11(Fri) 10:33:15 |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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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같은 거 해봤어?”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여고생 알바’라는 제목을 가진 방에 들어가 인사했더니 이런 질문이 돌아왔다. 여기서 만남은 조건만남 즉, 돈을 주고 유사 성행위나 실제 성행위를 하는 성매매를 뜻한다. 카카오톡에 오픈채팅 기능이 생긴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매매와 음란 채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 측이 금칙어와 신고 기능으로 제재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10대들이 카카오톡과 오픈채팅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카카오는 2015년 8월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를 출시했다. 오픈채팅은 누구나 채팅방을 개설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개 채팅방이다. 카카오톡 채팅 탭 목록 하단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채팅방 개설도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채팅방 이름과 유형을 선택하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친구 추가 절차 없이 다수의 새로운 사람들과 공통 관심사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예방책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칙어 지정 확대에도 속수무책

 

실제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여고생알바’ ‘여고생’ ‘여중생’ ‘여학생’ ‘만남’ 등 단어를 입력하면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노리는 채팅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여고생알바라고 적힌 한 채팅방에 들어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채팅방 개설자가 나이와 거주지를 물어왔다. 그런 뒤 여자가 맞는지 음성메시지를 통해 인증할 것을 요구했다. 왜 그러느냐고 묻자 “장난치는 남자가 많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개설자는 노골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29세라고 소개한 그는 만남을 해봤느냐고 묻더니 “처음 해보면 키스나 터치 한 시간에 3만~6만원 정도, 수위가 올라가 관계를 맺으면 한 시간에 7만~12만원”이라고 안내했다. 이어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좋으면 많은 돈을, 그렇지 않으면 적은 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추가로 제시했다. 미성년자인데 괜찮냐고 묻자 그는 “동생만 괜찮으면 상관없다”며 “동생이 애써 경찰서에 가지 않는 이상 걸릴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다수의 채팅방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기자가 답변이 없자 답장을 재촉하며 괜찮다고 회유했다. 그들은 “마음의 결정을 했어?”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만나.” “네가 싫다면 억지로 안 해” “오늘 바빠요?” 등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왔다. 청소년이라면 압박을 느끼기에 충분한 분위기였다.

 

이처럼 10대 청소년들은 자주 쓰는 카카오톡 안에서 성매매 요구 현장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청소년을 보호해주기 위한 별도의 울타리나 장치는 찾기 힘들었다. 성매매와 무관한 ‘여고생’ 채팅방이 성매매 관련 채팅방과 뒤섞여 배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채팅방 이름이나 닉네임에 유해한 단어가 노출되지 않도록 금칙어로 제어하고 있지만 여고생알바가 일반적인 용어인 탓에 금칙어로 지정할 만한 단어는 아니다”며 “이런 것들은 신고를 통해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대화 내용 같은 경우 사적 영역이다 보니 다 들여다볼 수 없어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아이디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며 “잘못하다간 감시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적발해도 보통 벌금형에 그치고 말아”

 

카카오는 현재 채팅방 이름과 닉네임에 조건만남·가출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금칙어로 지정하고 있다. 별도의 금칙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제어하고 있으며, 금칙어 범위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개설되는 오픈채팅방이 유해 목적성으로 의심되는 경우 신고 없이도 해당 오픈채팅방을 검색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이용자가 유해 사이트를 통해 오픈채팅 링크로 접근할 경우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신고가 접수된 이용자에게는 카카오 운영 정책에 따라 최대 카카오톡 이용 정지까지 제재를 가하고 있다. 누적 신고가 접수된 오픈채팅방에 대해서는 검색 제외, 접근 불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을 거래하는 성매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성매매를 한 사람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된다. 만약 성매매 대상이 미성년자인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따르게 되는데,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성을 사는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성을 사기 위해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경우 역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게다가 일반 성매매와 달리 죄질과 재범 정도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에 이를 수도 있다.

 

오픈채팅방에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관련 채팅방 외에도 위험해 보이는 채팅방이 다수 있었다. 굳이 방에 들어가 대화를 해보지 않아도 제목과 사진, 태그만으로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신던 스타킹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면 기프티콘을 선물하겠다는 제목의 채팅방도 있었다. 심지어 기혼자들끼리 만나 음란한 문화를 즐기는 채팅방도 존재했다. 오픈채팅방을 음란 창구로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1:1로 대화 중인 상대가 많아 참여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일반 채팅방보다는 야한 사진이나 문구가 있는 음란 채팅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오픈채팅이 2년을 맞은 상황에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경찰이 여성인 척 가장하고 오픈채팅에 접근해 신고하는 케이스가 아주 많다. 그러나 역부족”이라며 “그들은 보통 벌금형에 그치고 만다”고 전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익명성을 담보로 한 채팅방일수록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위험성이 더 높기 때문에 처벌 수위를 높이고 조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앞서 1세대 국민메신저였던 ‘버디버디’는 익명 채팅방으로 구설에 오르내렸다. 과거 버디버디 익명 채팅방은 원조교제·성매매의 온상이 되면서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은 이런 것들이 독으로 작용해 버디버디는 몰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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