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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겨냥하는 ‘국정원 댓글’의 칼끝

여권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 한국당 “적폐청산 가장한 정치보복” 반발

유지만 기자 ㅣ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7.08.15(Tue) 18:00:00 | 14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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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빼든 ‘적폐청산’의 칼날이 심상치 않다. 서훈 국정원장이 취임한 이래 발족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국정원 개혁위)가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댓글팀’이 운용됐다고 밝히면서, 이 사안이 정치권 ‘태풍’으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당장 9월에 열릴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임 기간은 이명박(MB) 정부 때다. 이 때문에 MB정권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발끈한 반면,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적폐청산’을 외치며 MB정권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이번 사안은 6월19일 국정원 개혁위가 출범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당시 출범한 개혁위는 산하에 ‘적폐청산’과 ‘조직쇄신’의 두 가지 TF를 설치했다. 이 중 적폐청산 TF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박원순 제압문건, ‘좌익효수’ 필명 사건,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뒷조사 사건, 극우단체 지원 관여 의혹,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사건,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통한 민간인 사찰 등 13가지 의혹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명박 정권 시절의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MB도 조사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개혁위는 8월3일 적폐청산 TF로부터 △‘댓글 사건’ 관련 사이버 ‘외곽팀’ 운영 △세계일보 보도 ‘국정원 작성 문건’ △원세훈 전 원장 녹취록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원은 심리전단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5월~2012년 12월까지 α(알파)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은 “사이버 외곽팀의 운영 목적은 4대 포털(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올려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공간의 정부 비판 글들을 ‘종북세력의 국정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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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끼워 맞추기式 조사하겠다는 것”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심리전단은 2009년 5월 다음 포털 커뮤니티 ‘아고라’ 대응 외곽팀 9개 팀을 신설하고 2009년 11월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 2011년 1월에는 α팀 등 24개 외곽팀을 운영했다. 이어 2011년 8월에는 24개 팀을 사이버 대응 업무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아고라 담당 14개 팀 △4대 포털 담당 10개 팀으로 재편했다. 2011년 3월에는 트위터 외곽 팀 4개를 신설했고, 2012년 4월에는 6개 팀으로 확대해 운영했다. 사이버 외곽팀은 대부

분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회사원·주부·학생·자영업자 등 보수·친여 성향 인물들로, 개인 시간에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혁위 발표가 나오자마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적폐청산 TF 설치 소식이 알려진 6월11일 “정부 여당은 적폐청산을 가장한 정치보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당시 논평을 통해 “국가정보원이 ‘적폐청산 TF’를 만들고 국정원 댓글 사건, NLL 대화록 공개 등 7대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한다”며 “이는 과거 민주당이 국정원에 정치개입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정치쟁점화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거나 검찰수사 등을 통해 규명된 사안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대한 재조사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끼워 맞추기식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적폐청산을 가장한 정치보복 선언”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8월3일 국정원의 댓글 사건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온 직후에는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8월8일 ‘국정원 개악저지 특위’를 구성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어 8월11일 오후 특위의 첫 회의를 개최하고 법적 대응 및 모든 방안에 대해 검토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8월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TF에 대해서 불법 조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 당은 적폐청산 TF 활동에 대한 법적 대응 조치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법에 의하면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직무상 비밀을 누설해선 안 된다는 비밀엄수 의무 규정이 있다”며 “그런데 국정원 직원도 아닌 외부인이 비밀 자료 조사하도록 하는 것은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8월6일 논평을 통해 “현 상황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은 관련 실체나 규모가 낱낱이 밝혀져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라면서도 “지루한 ‘정치공방’이라는 인상도 없지 않으며 더욱이 정치보복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여당 “적폐청산 TF, 법에 근거한 감찰”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정치보복’ 규정에 대해 “정치보복이 아니라 법에 의거한 정당한 감찰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 사건의 핵심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월9일 라디오에 출연해 “국정원 적폐청산 TF 활동과 그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내용들은 국정원 자체적으로 일종의 국정원법에 근거한 감찰 행위의 일환으로 하는 것”이라며 수사 활동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자유로운 여론 형성이 아닌 인위적인 여론 공작을 통해서 (여론을) 만들어내는 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하는 행위다. 이야말로 국가 안보의 위해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보복이라는 식으로 아무 데나 갖다 쓰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8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부터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했고, 이후에는 행정자치부 장관 등도 지낸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며 “국정원 댓글부대 관련 사건은 MB의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역시 이 사건의 몸통으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8월4일 논평을 통해 “결국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여론 조작 사건의 몸통은 이명박 청와대인 셈”이라고 했다.

 

댓글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측은 한국당의 ‘정치보복’ 논리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해구 개혁위원회 위원장은 8월4일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 “옛날에 문제가 됐던 사건들을 조사하는건데 그게 정치보복이냐. 보복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정치보복이라는 한국당 입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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