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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학생인권조례 놓고 보수-진보 마찰

보수 “교권 침해, 학력 수준 하락” vs 진보 “학생 인권 보장 장치”

이상욱 기자 ㅣ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2(Wed) 11: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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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청이 내년 제정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학생인권조례’를 놓고 보수와 진보단체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지지를 받는 진보 성향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대표적 공약 가운데 하나다. 

 

박 교육감은 11월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친화적 교육문화 조성을 위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다고 발표했다. 현장 교사와 인권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TF(태스크포스)팀이 인권 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 과정에서 도출된 사회적 합의로 조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당시 박 교육감은 조례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만들어 내년 초께 경남도의회에 제출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밝혔다. 

 

하지만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남교총) 등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는 박 교육감이 추진하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육계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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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 단체 ​생활지도 포기해야 할지도…​ 

 

이들 보수 성향의 교육단체는 2012년부터 이미 조례를 시행 중인 서울과 경기·전북·광주와 마찬가지로 학습권, 사생활 보호, 표현의 자유, 자치활동의 자유, 교육 복지 등 학생 인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조례에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앞선 조례와 같이 대부분의 내용이 추상적인 ‘선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없을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앞서 서울과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성적 소수자 학생의 학습권, 소지품 검사 금지, 두발·복장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의 조항이 조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이번 학생인권조례를 사실상 학생 생활지도의 ‘포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경남교총 한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무와 책임을 소홀히 한 채 권리만 주장하는 학생인권조례는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수 성향 교육단체는 학생인권조례가 교원의 교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도 침해해 학력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교육청에 접수된 교권침해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전인 2010년 130건에 불과했지만 조례 시행 후인 2012년 1691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500여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학생인권조례 시행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최근 3년간 시·도교육청별 중·고등학교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전체 16개 지방자치단체 중 학생인권조례를 시행 중인 서울시가 1위(5.78%), 전북이 2위(4.95%), 경기도가 4위(4.62%), 광주가 7위(3.77%)로 조사됐다.

 

보수 성향 교육단체는 인권 친화적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TF 인적 구성도 불신하고 있다. 현장 교사와 인권 관련 전문가들이 이른바 진보 단체 관계자나 박 교육감 지지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 교육주체들을 대변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내년 학생인권조례안이 마련되더라도 자유한국당 성향이 강한 경남도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교육감과 경남도의회는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비 분담 비율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보수 성향 교육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교육감이 조례 제정을 강행하는 데는 재선을 향한 셈법이 고려됐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 교육단체의 한 인사는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를 내세워 진보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만약 박 교육감이 재선을 염두에 두고 조례 제정을 밀어부친다면 경남교육의 혼란은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훈 교육감 “교원단체의 학생 인권 반대 넌센스” 

 

그러나 박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원단체가 학생 인권을 반대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보수 성향 교육단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교육감은 “교권과 학생 인권은 상호 배치되지 않는다”며 “만약에 배치된다고 생각하면 영원히 이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인권조례는 인권친화적 학교문화조성 조례”라고 강조했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진보 성향의 경남교육연대도 11월 20일 성명을 통해 “학생인권보장을 원한다면 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박 교육감의 입장을 옹호했다. 

 

경남교육연대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학생들에게 더 가까운 곳에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장치가 하나 더 만드는 일이니 당연히 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학교가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자율화이며 학교 자치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생인권조례는 현재 서울과 경기, 광주, 전북 등 4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경남에선 2012년 도민 3만7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추진됐으나 경남도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돼 무산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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