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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청와대가 교황 왜곡했다?… 교황 인터뷰 원문 공개

조국 수석, 낙태 언급하며 “새 균형 찾아야” 인용… 천주교계는 “낙태와 무관”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1.29(Wed)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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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조국 민정수석의 답변에 종교계가 반발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는 조 수석의 말이 불씨가 됐다. 교황의 말을 왜곡했다는 게 종교계의 주장이다. 반면 교황이 낙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수석은 11월26일 청와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교황의 발언을 인용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이에 대해 11월27일 성명에서 “마치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주교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 한다”면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주교계는 낙태에 대해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행법상 임신중절 수술은 강간 등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곤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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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균형점 찾아야 한다”…낙태 찬성? 반대?

 

조 수석이 인용한 발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9월 이탈리아 잡지 ‘라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à Cattolica)’와 한 인터뷰에 나온다. 

 

당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잡지의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는 교황에게 “목회자는 이혼과 재혼, 동성 커플 등의 문제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라고 묻는다. 교황은 긴 답변 속에서 “(낙태나 동성 결혼 등에 대해) 언급할 땐 해당 사안들의 전후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선교 방식에 있어 선포는 본질에 초점을 둬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 그러면서 ‘새 균형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른 일부 언론 보도는 천주교계의 입장과 차이를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2013년 9월 교황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낙태와 게이 결혼, 피임 등에 대한 투쟁을 정책의 우선순위처럼 여겼던 전 세계 사제들과 주교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로이터는 “그동안 동성애나 낙태에 대해 단호히 반대해왔던 목사들에게 어조를 바꾸라고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일부 언론도 “교황이 ‘낙태 여성에게 자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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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여성에게 자비 강조” ↔ “원문 안 보고 자극적 보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측은 언론 역시 교황의 뜻을 잘못 해석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주교회의 홍보담당자는 11월28일 시사저널에 “언론이 교황님의 인터뷰 원문을 보지 않고 자극적으로 보도했다”며 “교황님은 선교에 있어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내용은 낙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확히 인터뷰에서 뭐라고 말했을까. 시사저널이 당시 인터뷰 원문 가운데, 교황이 낙태에 관해 말한 부분을 전문 번역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라 치빌타 카톨리카 편집장 안토니오 스파다로 신부;

 

목회자는 이혼하고 재혼한 사람들, 동성 커플, 그리고 다른 여러 문제들을 어떻게 대해야 합니까? 우리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까?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세상의 모든 길모퉁이마다 복음을 전파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의 좋은 소식을 알려주고, 우리의 설교를 통해서라도 모든 질병과 상처를 낫게 해야 합니다. 

 

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을 때 ‘사회적 상처’를 입은 동성 커플로부터 몇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우리를 항상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교회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닙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한 의지를 가진 동성애자가 하느님을 찾고 있다면, 감히 나는 재단할 수 없다”라고. 이는 곧 교리문답(신앙교육을 위한 책)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종교는 봉사의 측면에서 교리를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조주이신 하느님은 우리를 자유롭게 놔두셨습니다.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영적으로 간섭하는 건 가능하지 않습니다. 

 

한번은 누군가가 공격적인 어조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냐”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반문했습니다. “하느님이 게이를 본다면 사랑으로 그 존재를 지지할까요, 아니면 거부하거나 비난할까요? 말해주세요.” 

 

우리는 항상 사람에 대해 숙고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인간이란 존재의 신비함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삶에 있어 하느님은 인간들과 함께 합니다. 우리도 함께입니다. 자비를 갖고 그들과 동행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야 비로소 성령(聖靈)은 사제들이 옳은 것을 말하도록 격려할 것입니다. 

 

이는 고해성사란 성례(聖禮)가 지닌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일일이 관찰함으로써, 하느님을 찾고 영광을 구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고해실은 고문실이 아닙니다. 그곳은 우리가 더 나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주님의 자비가 깃든 장소입니다. 

 

저는 과거에 결혼에 실패하고 낙태를 했던 한 여성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 여성은 그 후  재혼을 했고, 지금은 다섯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한때의 낙태 경험은 그녀의 양심에 큰 짐이었습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고해 신부는 뭘 하면 될까요?

 

우리는 낙태와 동성 결혼, 피임도구의 사용 등과 관련된 쟁점에만 목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 많이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를 언급할 땐 해당 사안들의 전후관계를 파악하고 얘기해야 합니다. 저는 교회의 아들이고,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이슈들을 매번 논하는 건 필요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독단적인 교리와 도덕적인 가르침이 항상 일치하진 않습니다. 교회의 사목활동이 일관성 없는 수많은 교리들을 강조하고자 끈질기게 전파하는 데에 사로잡혀 있을 순 없습니다. 선교 방식에 있어 선포는 본질, 즉 가장 필수적인 것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본질이란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것이며,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이 느낀 것처럼 심장을 뛰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그날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예수님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누가복음 24장)]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Dobbiamo quindi trovare un nuovo equilibrio).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도덕적 체계조차 복음의 신선함과 향기를 잃게 될 것이며, 카드로 지은 집처럼 무너져버릴 것입니다. 복음의 메시지는 더 간단하고, 심오하며, 밝게 빛나야 합니다. 도덕적 결과는 그때서야 밀려올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지금, 저는 설교의 내용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가르침, 진짜 강론은 첫 번째 선포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그것은 구원의 선포입니다. 이보다 굳건하고 깊으며, 확신에 찬 선포는 없습니다. 교리에 대한 가르침은 선포를 한 다음에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도덕적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단 하느님의 사랑을 구원하는 선포는 도덕적․종교적 의무에 앞서 행해져야 합니다. 오늘날엔 때때로 그 순서가 뒤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강론은 목회자의 친밀함과 사교성을 측정하는 시금석과도 같습니다. 왜냐하면 선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주요 인물을 파악해야만 하고, 하느님의 열망이 활기 넘치고 뜨겁게 타오르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메시지를 스스로 축소시켜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려는 말씀의 핵심을 보여주지 못하는 단계까지 가선 안 됩니다. 설령 그 단계가 복음과 연관 있을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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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2017-11-29 14:31:50
교황님 말씀이 정갈하고 성령이 충만해 읽기가 좋습니다. 국내의 목회자들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교인들도 소중히 들어야 할 듯 합니다. 천주교도 문화와 과학의 진보에 반대편에 서오던 역사를 물리치고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가는 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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