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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널뛰는 주식시장

삼성전자 주가 급락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7.11.30(Thu)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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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총 18조2000억원이 11월27일 하루 만에 날라 갔다. 하락치로 환산하면 5.08%다.

 

발단은 외국계 대형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펴낸 한 보고서 때문. 한국담당 애널리스트인 션 킴(Shawn Kim)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2016년 1월 이후 120%나 상승했다”면서 “내년에 가서 주가가 조정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는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이 4분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것도 가격 조정요인으로 봤다. 아울러 현재 역사적 호황기를 맞고 있는 디램(DRAM)의 공급 부족 현상도 내년 1분기에 가서는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매출과 이익은 지금보다 한참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 평가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수출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앞서는 것과, 지난 2년 간 계속된 반도체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모건스탠리가 이날 삼성전자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전환하고 목표 주가도 하향 조정하자, 외국인은 하루 동안에만 3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관련 보고서가 나간 후 관련 주식인 SK하이닉스(-2.3%), 삼성SDI(-4.3%), 삼성전기(-3.7%), SK머티리얼즈(-4.5%) 등 주요 IT 주식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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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對 국내증권사, ‘누구 말이 맞나’

 
이 같은 모건스탠리의 주장은 그동안 ‘반도체 슈퍼 사이클(대호황)은 끝나지 않았다’고 외쳐온 국내 증권사의 의견과는 여러 면에서 상반된다. 실제로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나간 다음날에도 국내 몇몇 증권들은 “과도한 급락이다” “전혀 새로울 게 없다”는 식으로 모건스탠리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지스트는 “201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5% 이상 떨어진 경우가 총 7번이었는데, 이 중 2013년 6월 스마트폰 이익 급락으로 주가가 떨어진 1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1주일 이내 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사안을 놓고 국내외 증권사들이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왜일까. 양자간 근본적인 차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대호황(슈퍼 사이클)이 언제쯤 끝날 것이냐다. 션 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여전히 삼성전자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낸드 시장의 사이클이 2016년 1분기부터 하락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션 킴 연구원은 “낸드 가격은 예상보다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모바일 메모리쪽에서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주도권을 놓고 진행된 치킨 게임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소수의 반도체 업체들에게 가격 결정력이 있다”면서 “4차 산업이 본격화되면 수요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증권의 분석도 국내 증권사 시각과 비슷하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펴낸 투자보고서에서 “업체 간 통합으로 공급 체계가 간소화된 가운데 수요는 늘어났다”면서 “그렇다고 후발주자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 가며 시장에 뛰어들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낸드 수요 위축 등은 우리도 충분히 예견한 일”이라면서 “다만 2019년에 가서 매출이 감소세를 보일 거라고 보는 게 우리랑 다른데 한 달 이후도 예상키 힘든 IT업종 특성상 2년 후를 예단키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때마침 대형 투자증권사 골드만삭스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 사이클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며 “현재 주가는 주식을 매입하기에 매력적인 기회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이 주목받는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모건스탠리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기존 의견을 바꿀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급락한 11월27일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은 36만주다. 전날 9만주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보유지분은 53.45%로 여전히 높다. 종합하면, 여전히 삼성전자 주식은 많이 잠겨 있다. 외국인이 약간의 매수 의향만 내비쳐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구조다. 그리고 이러한 삼성전자 주가 변화는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 차이도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시장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외국계 증권사는 중단기 트레이딩을 통한 이익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대형증권사 조선담당 애널리스트는 “영문 보고서를 내보내고 있지만, 신뢰도가 높지 않아 외국인 투자자들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더 믿는 경향이 있으며, 그러니 시장의 파급력이 그만큼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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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애널리스트가 삼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불가능" 

 

국내 증권사들의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목표주가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매수의견 비중이 매우 높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의견은 전체 보고서의 88.73%, 중립은 11.10%를 차지했다. 매도의견은 전체의 0.17%에 불과했다. 하루에서 수십개씩 올라오는 보고서들이 객관적인 분석 보다는 시장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국내는 일개 애널리스트가 소신을 갖고 보고서를 쓸 만 한 여건이 안 돼 있다”면서 “이번처럼 삼성전자와 관련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써낼 경우 회사가 보는 손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외국계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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