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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대출금 회수 자신” 결국 허언(虛言)이었다

회원권 금액 최대 50% 감자…수(受)분양자들도 피해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8(Fri) 10:11:38 | 1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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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농협)이 리솜리조트 부실 대출로 검찰수사를 받은 지 2년이 흘렀다. 그 사이 농협은 대출금 회수를 위한 노력을 해 왔다. 당초 리솜리조트에 내준 대출에 대해 ‘특혜 대출’ 의혹에도 불구하고,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일관되게 밝혀온 만큼 농협은 대출금 회수에도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시사저널 취재 결과, 실상은 달랐다. 한때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벌였지만, 결국 중도 포기했다. 현재 리솜리조트는 농협을 떠나 법원의 손에 맡겨진 상황이다. 법원은 리솜리조트 경영권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채무를 변제할 계획이다. 문제는 매각을 위해 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회원권 금액을 최대 절반 감자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농협의 부실 대출로 인한 피해를 수(受)분양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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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가치 없는 사업장 담보로 수백억 대출

 

농협과 리솜리조트의 관계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그해부터 2007년까지 충남 태안 안면도의 ‘리솜오션캐슬’ 투자비용으로 430억원을 대출해 주면서다. 분양수입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리솜리조트는 대출금 대부분을 상환하지 않았다. 대신 리솜오션캐슬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요청했다. 충북 제천에 ‘리솜포레스트’를 건립한다는 명목에서였다. 문제는 리솜오션캐슬이 당시 95% 이상 분양 완료된 상태였다는 점이다. 수분양자가 선순위 채권자여서 농협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담보가치가 전무한 셈이다.

 

그럼에도 농협은 리솜오션캐슬의 외형상 가치만 평가해 수백억원대 대출을 내줬다. 이후에도 대출은 이어졌다. 2011년부터 리솜리조트가 자본잠식에 빠졌음에도 농협은 자금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규정상 명시된 리조트 담보비율을 30%에서 70%로 올리거나, 근거 없이 담보가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의 특혜 시비도 있었다. 농협이 이렇게 리솜리조트에 내준 대출금은 모두 1649억원 규모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환된 금액은 232억원에 불과하다. 1417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이 미수금으로 남은 것이다.

 

이 같은 농협의 이해하기 힘든 대출은 결국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2015년 7월 농협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수사 과정에서 농협 고위층이 대출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하고 해당자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처벌은 신상수 전 리솜리조트 회장만 받았다. 조작한 회원권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근거로 농협으로부터 65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다. 신 전 회장은 1심에서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으나,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으로 다시 형량이 늘어났다.

 

반면, 농협에서는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당시 대출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이들은 모두 이후 농협 핵심 보직이나 계열사 사장 등의 중책을 역임하다 현재는 대부분 정년퇴직한 상태다.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농협은 신 전 회장 사기극의 피해자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농협 내부에서는 이미 리솜리조트 대출에 대한 부당성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정황이 포착된다. 실제 농협은 일부 대출 심사위원의 ‘선순위 분양권에 의한 위험이 있다’는 사업위험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강행했다. 또 부실 대출에 대한 내부 감사 요청을 외면하는가 하면,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직원을 징계해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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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치 높게 나오면서 워크아웃도 중단

 

농협은 그동안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정상적인 대출’이라는 주장을 줄곧 펴왔다. 그만큼 대출금 회수에 자신감도 보였다. 그러나 농협은 대출금을 상환받는 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검찰수사 이후 농협은 리솜리조트를 정상화한 뒤, 자산매각이나 분양수입금 등으로 대출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5년부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착수했고, 지난해 4월에는 대출금 20억2000만원을 출자전환해 리솜리조트 지분 67.2%를 확보하기도 했다. 농협은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리조트 업계 고급인력들도 영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업개선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리솜리조트의 재무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리솜리조트는 여전히 자본잠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총부채(3980억원)가 총자산(3031억원)을 949억원 초과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담당 회계감사법인들은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해 오고 있다. 경영상황도 좋지 않다. 2012년 20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15년 504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손실이 136억원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는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중단했다. 회계법인 및 농협 자체 실사 결과, 리솜리조트의 청산가치(1074억원)가 계속기업가치(499억원)보다 높게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채권단은 통상 워크아웃을 통한 회생보다 법정관리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자금 누수를 막기 위해서다. 농협도 이런 결정을 내렸다. 올해 2월 대전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이다. 그 결과, 법원이 극적으로 기업회생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올해 4월부터 회생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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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벗어나기 위해 회원권 절반으로

 

시사저널이 입수한 농협 내부 자료에 따르면, 법원에 제출된 조사보고서상 리솜리조트의 부채는 5552억원이다. 부채는 농협 대출(1512억원)과 회원권(3665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리솜리조트는 법원 주도의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이다. 매각 방식은 스토킹 호스 비드(Stalking horse bid)다. 회생계획안 인가 전·후를 불문하고 원매자가 등장하면 조건부 경영권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별도의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입찰자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 예비 인수자에게 기업을 매각하는 식이다. 수의계약과 공개경쟁입찰을 접목한 것이다.

 

자료에는 또 ‘매각 주관사 선정→인수제안서 접수→예비실사→입찰 제안서 제출→우선인수대상자 선정→공개 매각→최종선정자 정밀실사→인수계약 체결→회생계획안 의결→인수대금 납부→회생 졸업’으로 이어지는 로드맵도 적시돼 있다. 이 가운데 주관사 선정 절차는 마무리된 상황이다. 리솜리조트는 10월20일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정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유력 원매자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배포한 상태다. 매입자가 리솜리조트 자산 전체와 영업 관련 승계 부채를 일괄 인수하는 조건이다.

 

문제는 M&A의 세부항목이다. 회원권 금액을 30~50%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자료상에 회원권은 ‘회원제(8530명)’와 ‘공유제(1472명)’로 분류돼 있다. 공유제 회원권은 지분 등기를 하는 등기 권리자 개념이다. 따라서 공유제 회원권은 부채로 분류되지 않는다. 반면 회원제는 보증금을 예치하고 만기에 이를 돌려받는다. 따라서 회원제 회원권은 리솜리조트의 부채에 포함돼 있다. 이번 M&A의 취지는 그런 회원제 회원권의 금액을 최대 절반 감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경우, 리솜리조트는 1833억원의 부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원제 회원권 금액을 50% 축소한 뒤 공유제 회원권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있다. 단순히 회원권 금액을 축소하는 것보다 강도 높은 안이다. 회원권 전환을 통해 지분 등기를 마무리 지으면 회원제 회원권 금액 3665억원 전체는 부채에서 제외된다. 또 향후 회원권 금액을 반환하는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지기도 한다. 두 경우 모두 리솜리조트로선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M&A가 성사될 경우, 농협의 대출금을 상환하고 담보해지를 한다는 계획도 이 자료에는 나타나 있다.

 

여기에 회원권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용일수를 기존 30일에서 절반인 15일로 줄인다는 내용이었다. 이 경우 2052억원의 회원권을 추가분양하는 게 가능하다는 안도 내놨다. 농협 측은 회원권 금액과 권리의 축소를 통한 M&A를 진행하는 것이 자사는 물론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농협의 부실 대출 책임이 수분양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은 현재 원매자들을 모집해 올해 12월 중에 예비실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만일 인가 전 M&A나 향후 공개경쟁입찰에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출금을 상환받을 길은 막막해진다. 워크아웃을 포기한 시점에서 농협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기업회생 외에 기업파산 신청이 가능하지만, 실익을 사실상 거두기 어렵다. 매각한 자산을 권리순위에 따라 분배한다는 점이다. 농협이 수분양자들에 이은 후순위 채권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차가 마무리돼도 농협이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전무하다. ‘선순위 분양권에 의한 위험이 있다’는 농협 대출 심사위원의 ‘사업위험분석’이 적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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