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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없는 기사, 목숨 앗아갈 수 있다

자살방법·자살 동조반응 실은 기사 읽은 사람들, 자살자에 긍정 반응 보여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7.12.20(Wed) 17: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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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일 동안 네이버에서 ‘종현 자살’이란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는 1100건이 넘는다. 중앙자살예방센터는 12월19일 “가수 종현의 사망과 관련해 자살이란 단어를 제목에 넣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모방 자살을 예방하려는 목적이다. 그럼에도 관련 보도 가운데 ‘종현’과 ‘자살’이 들어간 제목을 내건 기사는 약 100건에 달했다. 

 

모방 자살은 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꼽힌다. 자살을 다룬 기사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커뮤니케이션학회가 2010년 3월 발표한 논문은 “잠재적 자살자의 경우 (자살 관련 기사를 접하고) 자살자에 대해 공감 혹은 동조하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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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 ‘자살’ 제목으로 뽑은 기사 100건… 원칙 무너진 언론 

 

특히 일반인보다 연예인, 정치인 등의 자살보도가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 있다. 한국언론학보가 2015년 5월 발표한 논문은 “유명인의 자살보도가 모방 자살을 초래할 가능성은 일반인의 자살보도에 비해 14.3배 높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 자료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이 2015년 4월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7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자살사건 9만4845건 가운데 18%(1만7209건)가 유명인 자살보도 뒤 1개월 이내에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유명인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1개월 동안 자살한 사람 수는 1365명이었다. 

 

이처럼 자살보도의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이 생기자 한국기자협회는 2013년 9월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했다. 무분별한 자살보도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이 중엔 “자살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절대 피해야 한다”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한다” 등의 원칙이 있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땐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보건복지부는 2013년 용역연구를 통해 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가상 인물의 자살 경험을 다룬 가짜 기사를 작성했다. 제목은 “배우 홍길동 인터뷰 논란, ‘자살 시도 했었다’ 과거심정 토로”였다. 여기엔 홍씨의 자살 방법과 ‘자살 심정을 이해한다’는 주변인의 반응이 담겨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사를 20~30대 남녀 119명에게 보여줬다. 이후 “홍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부정적인 반응의 정도가 평균 3.3(최대치 10)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이란 걸 뜻한다. 즉 기사를 접한 뒤 자살자에게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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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보고서에서 “언론인들이 자살 관련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 매우 신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욱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11월8일 세미나에 참석해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보도가 사람을 극단적 선택으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며 “자살보도의 증가가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일선 기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종현이 세상을 떠난 뒤 충격을 받았다면 자살예방 핫라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번호는 △1577-0199(정신보건센터) △1588-9191(한국생명의 전화) △129(복지부 희망의 전화) 등이다. 청소년의 경우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1388번이 24시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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