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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장애인단체 사기' 사건 앞에선 작아지는 검찰?

시사저널 첫 보도로 사건 이슈화…검찰 수사 의지에는 여전히 의문

박혁진 기자 ㅣ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8.01.29(Mon) 14:00:00 | 1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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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봉침게이트’로까지 불리며 전북 사회에 많은 파장을 몰고 왔던 현직 목사와 전직 신부의 장애인단체 사기 사건 1심 선고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현직 여성 목사 이아무개씨가 허위 경력증명서를 전주시에 제출해 장애인단체 운영을 허가받고, 두 사람이 공모해 수년간 단체 기부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이 사건은 시사저널의 첫 보도(전직 국정원장도 당한 목사와 전직 신부의 사기 사건, 시사저널 1453호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 후 두 사람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던 것과 달리 이런저런 이유로 재판이 늘어지면서 지역 여론의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상황이다. 이러는 사이 두 사람의 변호인은 핵심 증인의 진술을 탄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재판에 임하고 있고, 검찰이 여기에 끌려가는 형국으로 진행되면서 공판은 이미 8차를 넘겼다. 게다가 2월 중 예정된 법원 인사가 나면 재판부가 바뀔 가능성도 높다. 그렇게 되면 재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시민단체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나마 현 재판부가 의지를 가지고 공판을 진행했는데, 법원 정기인사에서 재판부가 바뀌면 사건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씨와 김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작가 공지영씨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전북도와 전주시가 센터를 폐쇄하자 법원에 등록말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1월10일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두 사람이 운영하던 장애인단체는 조만간 시설 운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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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조만간 시설 운영 재개 전망

 

무엇보다 지역사회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 당사자를 엄벌에 처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시사저널은 이미 지난해 9월 이씨와 김씨의 3차 공판 과정에서 검찰 측 실수로 중요 증인의 진술서가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며 재판에 임하는 검찰의 소극적 자세를 지적한 바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중요 참고인 A씨의 진술을 받았는데, A씨 진술조서 3곳 모두에 공교롭게도 검사의 날인이 빠져 있다는 사실이 이씨 변호인의 지적을 통해 드러났다. 진술조서에 검사 날인이 빠져 있으니 법원이 이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 공판검사는 조서에 날인이 빠져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시사저널 보도 이후 검찰은 수사검사를 직접 공판에 투입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취했으나,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일단 핵심 증인 A씨의 진술서가 피의자 손에 넘어갔다. 게다가 피의자가 이를 A씨에게 보내 협박한 정황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드러났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자료에는 이씨가 A씨의 진술서를 찍어 A씨의 모바일 메신저에 보냈다.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증인의 진술서를 입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원의 명령에 따라 등사하거나, 대질신문 조서 중 자신이 한 내용을 열람하는 것 아니면 증인진술서가 외부로 유출돼서는 안 된다”며 “게다가 진술을 한 증인에게 이를 보냈고, 받은 사람이 이를 협박으로 느꼈다면 이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씨가 A씨에게 보낸 모바일메신저 내용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띄어쓰기와 오자는 메신저 내용 그대로 옮김)이 들어 있다.

 

“OOO선생님이 저를 이렇게 파렴치한여자로 진술하시고 행동하셔서 전라북도청까지 알게되어 OO장애인자활협회 타격이 가게 되었습니다. (중략) 진실은 시간이 걸릴뿐 드러나고 남을 헤찢은사람은 반드시 인과응보가 되는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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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핵심 증인 신청도 안 하고 있어

 

A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가던 중 이를 말리려는 이씨와 지인들이 검찰청사 정문을 지키고 서 있다가, 수사관이 나타나자 달아났다는 사실도 공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문제는 여기에 대한 검찰 측 대응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중요 증인 진술을 막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려고 한 행동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9(고소·고발 등 수사단서의 제공, 진술, 증언 또는 자료제출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고소·고발을 취소하게 하거나 거짓으로 진술·증언·자료제출을 하게 할 목적인 경우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에 해당되는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며 “일단 진술을 막으려고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구속사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애초에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법 위반을 입증하기 위한 검찰 측의 노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를 수사한 검찰은 이씨가 여러 사람에게 불법 봉침(벌침)을 시술하고, 이를 통해 돈을 받아냈다는 의혹도 들여다봤다. 실제로 봉침을 맞았다는 여러 사람의 증언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씨와 함께 일했던 직원 한 명에 대해서만 봉침을 시술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봉침을 맞았다는 다른 참고인의 진술은 공소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자신이 봉침을 맞은 내용이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안 참고인들은 직접 증인으로 재판장에 가겠다고 자처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들에 대한 증인신청도 현재까지는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계속 언급되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시민단체 인사는 “이씨와 전북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자료들이 공개된 상황에서 검찰이 사건이 더욱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씨를 불구속한 것부터 중요 진술서에 검사 날인이 빠져 있는 것, 증인진술서가 외부로 유출된 것 등을 보면 검찰 측이 공소를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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