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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남매 경영' 펼치는 정용진과 정유경, 경쟁에 불 붙었다

저마다 색깔 가지고 선발업체에 ‘선전포고’…업계 일각서는 회의적 시각도

유재철 시사저널e. 기자 ㅣ yjc@sisajournal-e.com | 승인 2018.02.08(Thu) 13:00:00 | 1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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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신세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신세계는 2016년 스타필드(하남) 개점으로 복합쇼핑몰의 새 장을 열더니, 지난해에는 편의점 ‘위드미’ 상호를 ‘이마트24’로 변경하면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밝혀 유통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술년 황금개띠가 시작된 올해 첫 달이 채 지나기 전 신세계가 업계에 던진 또 하나의 소식이 유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1월24일 신세계는 가구·인테리어업체 까사미아를 깜짝 인수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온라인 사업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현 국내 경제상황에서 신세계의 이런 광폭행보는 단연 눈에 띈다. 특히 이번 까사미아 인수 건과 온라인 사업부문의 투지유치 계획으로 3년 차를 맞은 신세계 오너가의 ‘남매(정용진·정유경) 경영’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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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정용진 남매 경영전략 ‘극과 극’ 

 

‘신세계발’ 대형 이벤트를 주도한 첫 번째 주인공은 신세계 백화점부문의 정유경 총괄사장이다. 신세계는 1월24일 까사미아 주식 681만3441주(92.4%)를 1837억원에 사들여 새 주인이 됐다. 업계는 이번 까사미아 인수 건에 정유경 사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업계 맞수인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가구·인테리어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신세계의 백화점부문 사업계획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1972년 동갑내기로, 유통업계에선 오래전부터 오너 3세 간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 왔다.

 

정 총괄사장의 사업수완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적자에 허덕이던 패션 브랜드 ‘톰보이’(현 스튜디오톰보이)를 인수해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서 메가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정 총괄사장의 수완은 뷰티 사업에서도 빛을 발했다.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첫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신세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 총괄사장은 직접 제품을 써보면서 디자인과 품질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특히 화장품 부문에서는 소비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비디비치가 이렇게 빨리 성장한 것을 보면 정 총괄사장의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총괄사장이 까사미아 인수로 동종업계에 선전포고를 날렸다면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본연의 스타일대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1월26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1조원 이상 해외 사모펀드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신장률 역시 전년 대비 24%가 넘는 등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 의향을 밝힌 외국계 투자운용사들(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도 이런 부분을 주목했다고 신세계는 강조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사들이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유통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쇼핑과 놀거리, 먹거리가 복합적으로 결합돼 현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복합쇼핑몰(스타필드)과 1인 가구 증가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편의점(이마트24) 사업에 신세계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신세계는 온·오프 유통업계를 선도할 야망을 가슴속에 품었다. 신세계의 바람대로 실행만 된다면 국내 유통기업 최강자인 롯데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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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업체들 틈새 뚫고 안착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신세계의 남매 경영에 대해 업계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이다. 이미 기존 업체들이 홈퍼니싱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나 다름없는 신세계가 어떤 성과를 낼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 총괄사장이 도전장을 내민 가구업계는 한샘이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고, 현대리바트와 외국계 기업인 이케아가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 가구업계는 이들 세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까사미아는 2016년 기준 매출 1220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거둬 약 8%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온라인 사업 역시 기존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신세계가 제대로 입지를 구축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특히 신세계의 이번 온라인 사업부문 강화 계획 중 당일배송 시스템 구축은 앞서 온라인쇼핑몰인 쿠팡에서 시도했다가 접은 사업이다. 소비자들의 니즈(Needs)가 크게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온라인쇼핑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경우 급히 필요한 물건이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 구매한다. 당일배송은 동네슈퍼와 편의점, 대형마트, SSM(기업형슈퍼마켓)까지 즐비한 한국에는 적당하지 않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총괄사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업계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승부수를 던졌다. 배수진을 친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3세 경영인의 능력에 따라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올 수도 있다. 업계가 부정적인 시각을 쏟아내는 것도 이들 남매의 직구가 그만큼 위협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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