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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보수 교육감 후보, 공동 선대본…황교안을 선대본부장으로”

6·13 선거에서 진보진영 싹쓸이 전망…영남권 보수 후보 “공동 선대본 통해 반값 선거 치르겠다”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5(Thu) 11:00:00 | 1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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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의 권한은 막강하다. 각 자치단체의 교육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한다. 고교 신입생 배정 방식, 조례안 작성, 특목고 및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인가 등 각종 교육정책에 대한 결정 권한을 모두 쥐고 있다.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논란을 거듭해 온 교육 현안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판가름 난다.

 

문재인 정부가 교육 자치 강화에 나서면서 교육감들의 권한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 건강과 안전에 직접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정책영역에서 교육부에 법적 권한이 없거나 불분명한 지침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겠다”며 “외국어고(외고)·국제고·자사고 지정과 취소에 대한 교육부 동의절차를 폐지하는 등 시행령 이하 제도개선 과제를 뽑아 교육청과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지정·취소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이 교육감들에게 넘어갔다.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지닌 17곳의 시·도 교육감이 오는 6월13일 선출된다.

 

‘교육 대통령’. 서울시교육감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서울시교육감이 다루는 예산만 9조5000억원대에 이른다. 웬만한 시·도 예산을 뛰어넘는 규모다. 또한 2200여 개의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관리·감독하고, 6만6000여 명에 이르는 교육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도 가지고 있다. 특히 서울시교육감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표를 맡기 때문에 전국의 교육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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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조희연 재선 성공할까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조 교육감은 2월27일 서울시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재선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조 교육감은 지금까지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청와대 1인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진보진영에서는 조 교육감 외에 해직 교사 출신인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장, 조영달 서울대 교수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맞서 보수진영에서는 최명복 한반도 평화네트워크 이사장,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신현철 전 부산 부성고 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경기교육감 역시 이재정 교육감의 재선에 관심이 모인다. 진보진영의 송주명 한신대 교수와 배종수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구희현 친환경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 상임대표,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이성대 신안산대 교수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 등이 대항마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호남에서는 진보 성향인 현 교육감들이 모두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성지’ 대구·경북에서는 보수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대구의 경우 우동기 대구교육감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태열 전 대구 남부교육장 등이 출마했다. 부산에서는 진보 성향의 김석준 교육감을 상대로 김성진 부산대 교수, 이요섭 전 부산전자공고 교장, 임혜경 전 부산시 교육감 등 보수 성향의 후보들이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진영이 교육감 자리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진보진영 후보가 모두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당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곳 중 13곳을 가져갔다. 2010년 진보진영 후보가 6명 당선된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보수 성향 후보는 대구와 경북, 울산, 대전 등 4곳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진보진영의 승리 요인으로는 단일화가 꼽힌다. 진보진영은 13곳에서 단일후보를 냈으나, 보수는 단 한 곳에도 단일후보를 출마시키지 못했다.

 

보수진영은 2014년의 경험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이번 선거에서는 단일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단일화 기구가 출범하기도 했다. 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선본),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미래교육자유포럼, 바른교육기독교사포럼, 유치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자사고학부모회 등 보수 시민단체 150여 곳이 참여해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을 발족했다. 우리감은 17개 지역에 단일후보를 내기로 잠정 합의했다. 후보 선출 방식은 이른바 ‘슈퍼스타K’식 국민참여 경선을 도입했다. 1차 예선에서는 교육감 출마를 원하는 후보 전원이 참여하며, 선거인단과 국민정책평가단이 2명을 선출한다. 2차에서는 생방송 100분 끝장토론 등을 통해 정책을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인단·여론조사·국민정책평가단 심사 결과 등을 반영해 최종 후보를 선발하게 된다.

 

대구·경북·경남·부산·울산 등 영남권에서는 색다른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5개 영남지역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공동 선거대책본부(선대본)’를 출범할 계획이다. 경북교육감 예비후보 김정수, 경남교육감 예비후보 박성호,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임혜경, 울산교육감 예비후보 권오영 등은 2월말 연석회의를 갖고 공동 선대본을 결성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 선대본을 통해 교육감 선거비용 반값 치르기 운동을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구매, 공동 선거전략, 공동 유세 등을 통해 현행 법정 선거비용의 50%가량을 줄여 국민의 혈세를 교육감 선거에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정수 경북교육감 후보 관계자는 “공동 선대본은 각 지역 후보들의 추천을 받은 25명의 선대본부위원과 공동 선대본부장 2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정책을 공유하는 등 어느 선거보다 효율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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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보수 후보 연대 “출정식은 독도에서”

 

선대본부장으로는 보수진영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꼽히고 있다. 황 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고 밝히면서 황 전 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황 전 총리가 영남권 보수 교육감 후보 선대본부장으로 온다면, 5개 영남권 선거에서 최소 3곳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낼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을 이끌어내는 등 보수 색채가 분명한 인물이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무시할 수 없다. 황 전 총리를 통해 대구·경북은 물론 영남권 5개 모두를 석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이후 정치적 행보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일절 삼가왔던 황 전 총리가 첫 행보로 영남권 교육감 선거를 선택한다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진 교육감 선거가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의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가 이른바 ‘셀프 임명’을 통해 대구 북구 을 당협위원장으로 왔다. 그러나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면서 “반면 황 전 총리가 영남권 교육감 선대본부장으로 와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홍 대표에 비해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황 전 총리는 아직 정치인보다 관료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황 전 총리가 교육감 선대본부장으로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영남권 보수 후보들은 교육감 선거의 흥행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출정식을 독도에서 여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영남권 보수 후보 진영의 한 인사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땅임을 천명하는 일은 교육감 후보자들의 당연한 교육목표여야 한다”면서 “후보자연대 출정식을 독도에서 시작하는 것은 교육감 후보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시·도 의원과 달리 정당공천 후보가 아니며, 정치인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육 전문가들이 후보군을 형성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표율 자체가 너무 낮아 대표성 논란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2008년 대전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15.3%, 2008년 서울교육감 선거 15.5%, 2007년 부산교육감 선거 15.35% 등에 그쳤다. 2009년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는 역대 최저인 12.3%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충북교육감 선거의 경우 포상금까지 내걸며 투표를 독려했지만, 최종 투표율은 17.2%에 머물렀다. 후보군 역시 당시 충북교육감 한 명만 출마했다. 2007년 12월19일 17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진 충북·울산·경남·제주 교육감 선거는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기호가 같은 2번이 모두 당선되기도 했다. 교육감 직선제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뽑는지 모르는 교사도 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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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이 낮은 교육감 투표율

 

교육감 선거가 주민 직선제로 바뀐 것은 조직 선거의 병폐를 막기 위해서다. 2000~06년에 실시됐던 학교운영위원회 전원 투표에 의한 교육감 선출 방식은 후보의 조직력이나 자금 동원력에 의해 당락이 좌우됐다. 35차례 선거에서 모두 253건의 위법 행위가 적발됐다. 당선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2005년 김석기 울산교육감이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취임 하루 만에 구속됐고, 2004년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오광록 당선자가 당선 무효 처리됐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교육감을 뽑고 있지만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투표율이 워낙 낮다 보니 조직 선거의 병폐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선거비용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교육감 선거는 선거비용 제한액이 광역단체장 선거와 동일하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선거자금은 후보 개인 재산에서만 조달해야 한다. 후원회를 둘 수도 없고 정당으로부터 지원받을 수도 없다. 대부분 교육자 출신인 교육감 후보들이 조달하기에 턱없이 높은 액수다. 한 교육감 예비후보 관계자는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분이 어떻게 그런 돈을 갖고 있나. 아마 다른 후보들 처지도 마찬가지일 거다. 후원금은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교육만 하신 분들이 그런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겠느냐”고 말했다.

 

후보 자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현행 법률은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 요건으로 후보자 등록 개시일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정당추천을 배제하고 있는 것인데 실상은 전혀 다르다. 대부분의 후보가 사실상 정치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 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진영논리에 따라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때문에 교육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가 교육정책은 무시된 채 정치적 진영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독일·프랑스·일본은 시·도지사나 중앙정부가 교육감을 임명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학부모, 학생 등 2451명이 “교육감 직선제를 규정한 지방교육자치법 제43조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청구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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