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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칼날 맞서왔던 역대 대통령 ‘집사 변호인’

형사재판·탄핵심판 때마다 대통령 ‘방패’ 자처

주재한 시사저널e. 기자 ㅣ jjh@sisajournal-e.com | 승인 2018.03.27(Tue) 17:00:00 | 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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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는 비극적인 역사가 또다시 반복됐다.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다툼을 벌여야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의 변론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5년 11월1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받은 것으로 확인된 2358억원(확정된 뇌물액은 2628억) 전액을 뇌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같은 해 12월3일 구속됐다. 12·12 및 5·18 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는 군형법상 반란수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경남 합천으로 내려간 전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두 전 대통령을 지킨 변호사들은 청와대 참모 출신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민정수석을 지낸 한영석 변호사가, 전 전 대통령의 경우 사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양우 변호사가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을 도운 변호사 중에는 사정수석을 지낸 김유후 변호사도 있다. 김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에 동행하는 등 검찰 기소 때까지 법률자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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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노태우·노무현 지킨 청와대 참모들

 

5공 정권에서 민정당 국회의원과 법제처장 등을 지낸 이양우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1988년 백담사 유배 당시에도 법률고문을 자처했다. 이 변호사 외에도 대법원 판사(현 대법관)를 지낸 전상석 변호사, 대검 특수3과장 출신의 석진광 변호사가 전 전 대통령을 도왔다. 전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을, 노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2심은 두 사람의 형량을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줄였고, 이 판결은 1997년 4월17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04년 4월 탄핵심판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노 전 대통령이 창립에 가담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변호사도 다수 참여했다. 사회 원로급 인사로는 민변 고문이자 대한변호사협회 총회 의장을 지낸 고(故) 유현석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주요 시국공안 사건의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시 대리인단 간사로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과 1998년 민변 창립 회원으로 활동한 문 대통령은 향후 대통령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등을 지냈다. 대리인단 대표에는 감사원장 출신이자 원로 인권변호사인 한승헌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무게감 있는 법조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헌법재판관 출신 하경철, 후일 14대 대법원장이 된 이용훈, 대법관이 된 박시환, 헌법재판관이 된 조대현, 이종왕·양삼승·강보현·윤용섭·김덕현 등 거물급 변호사들이 노 전 대통령을 도왔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14일 노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일부 위반했으나, 그 정도가 탄핵 사유가 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박연차 게이트’ 등의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았고, 2009년 5월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에 맞서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법조인들은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실 출신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이끌었으며, 민정수석 출신의 전해철,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김진국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사위 곽상언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도운 대리인단은 총 20명에 달했지만 앞선 세 대통령과 비교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졌다. 언론에서는 ‘실무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헌법 전문가는 없었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법조인은 이중환·서성건·손범규·채명성 변호사다. 이들 중 검사 출신인 이 변호사만 약 2년의 헌재 파견 경력이 있었다. 손 변호사와 추가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친박 정치인 출신으로 역시 헌법 전문가가 아니었다. 헌재에 제출된 답변서에 ‘피청구인의 변호인’이라고 적시한 사례는 이들의 비전문성을 보여준다. 변호인은 형사재판에서만 쓰이며 그 외 헌법재판과 민사재판은 대리인으로 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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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감 떨어진 박근혜 대리인 ‘자충수’

 

뒤늦게 합류한 원로 변호사들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평우·서석구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막말과 비상식적인 변론은 향후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파면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부 갈등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 이어진 형사재판 과정에서 탄핵심판 대리인단 상당수를 해임했다.

 

3월23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법무법인 ‘바른’ 출신이 중심이 됐다. 바른은 이명박 정부 때 정부의 주요 사건을 맡아 성장해 이명박 정부 전담 로펌으로 불린다. 현재 정식 선임계를 내고 활동 중인 이 전 대통령의 변호사는 강훈·박명환·피영현·김병철 등 4명이다. 이 중 세 명이 바른 소속이었다. 강 변호사는 바른의 공동창업주고, 피 변호사와 김 변호사는 바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 변호사는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측근이다. 그는 최근 바른을 퇴사해 이 전 대통령 변호를 전담하기 위한 법무법인인 ‘열림’을 세웠다. 박 변호사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낸 청와대 참모 출신이다.

 

강 변호사와 함께 바른을 나온 민정수석 출신 정동기 변호사는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애초 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대리인단의 중심인물로 지목됐으나, 대한변협의 변호사법 위반 유권해석으로 참여가 불발됐다. 2007년 대검 차장 재직 시절 현재 이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인 BBK 등의 수사를 지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보강을 위해 대형 법무법인들을 접촉하고 있지만, 다수의 로펌들이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수임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23일 구속됐다. 헌정 사상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의 구속 수감이다. 남은 검찰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들이 어떻게 활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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