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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방선거 출마자들 '홍준표와 거리두기'

남북정상회담 무조건 비판에 거세지는 '민심 이반' 지적, 지방선거 도미노 되나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1(Tue)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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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지방선거 후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거물급 인사들이 먼저 움직이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반홍(反洪)'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4월30일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당 지도부의 입장을 맹비난했다. 그는 6·13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격돌하며 재선을 노리고 있다. 유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앞서 나온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 발언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렬해서 한국당 내외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남북 정상회담 하루 뒤인 28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며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도 썼다. 같은 날 김태호 후보는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우리 당을 포함한 야당은 무조건 비판만 하지 말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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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당 지도부 정신 차려야" 직격탄

 

한국당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분위기다. 시작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촌평이다. 그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 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밝혔다. 당 북핵폐기추진특위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 평가 전문가 간담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위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은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는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마지막 항에 단 3줄 포함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열기를 가라앉히고 보수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취지다. 결과는 좋지 않다. 우선 다른 당들은 대체로 남북 정상회담 등 대화 국면을 지지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대외 공개, 남북 표준시 통일 등 추가 이슈가 발표되고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도 커지면서 한국당 입지는 더욱 줄어든 모습이다.

 

 

여론 악화에도 아랑곳없는 한국당 지도부


홍 대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대표는 "비정상적인 남북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진 이면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한반도 위기의 원인을 미국 등 외부에 돌리고 '우리 민족끼리'라는 허황된 주장에 동조한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최일선의 '거리 두기'나 '각성 촉구'에도 당 지도부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함에 따라 균열은 더욱 커질 여지가 많다. 당장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두고도 당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 슬로건은 홍 대표가 직접 지었다. 일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슬로건을 아예 쓰지 않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함께 찍은 사진을 적극 내세우는 민주당 쪽과 대조적이다.

 

한국당의 한 4선 의원은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가끔 센 발언도 필요하겠으나 요즘 같은 시기엔 여론을 충분히 취합해서 국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슬로건을 내는 게 좋다"며 "국민들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져 과거처럼 자극적인 문구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은 남북 정상회담 비판 기조를 유지한 채 드루킹 사건 등 여권 인사들이 거론된 각종 비위 논란을 다시 쟁점화하는 데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옥류관 평양냉면으로 잠시나마 국민 시선을 다른 곳에 돌려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숱한 의혹들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거론했다. 그는 "은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제윤경 의원과도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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