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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산 넘어 산

아시아나항공, 그룹 자금줄 역할에 재무적 피로 누적 우려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0(Thu) 08:00:00 | 1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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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금호그룹이 ‘공중분해’의 아픔을 겪은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룹 재건에 숨 가쁜 날들을 보내왔다. 그 결과, 현재 그룹의 틀은 어느 정도 복원된 상태다. 박 회장은 이제 내실경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그룹 재건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력 계열사이던 금호타이어를 품에서 떠나보낸 게 아팠다. 무엇보다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그룹 재건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한 여파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새 회계기준 도입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공중분해의 결정적인 배경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였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외부 차입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 여파는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불거졌다. 박삼구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2009년 결국 대우건설을 토해내야 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였다. 금호그룹은 그해 12월 주력 계열사이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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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그룹 재건 퍼즐 금호타이어 인수 실패

 

박 회장은 재기를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의 재인수였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으로선 그룹 재건을 위해선 반드시 쥐어야만 하는 기업인 셈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인수 과정에서 설립한 지주사 ‘금호기업’을 통해서였다. 이를 통해 ‘박삼구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금호기업은 이후 금호고속·금호터미널과 합병돼 금호홀딩스가 됐다가 지난 4월 다시 금호고속으로 사명(社名)을 변경했다.

 

금호산업을 손에 쥔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로 눈을 돌렸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2016년 9월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던 박 회장은 권리행사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자금력이었다. 재무·전략적 투자자의 지원 없이는 금호타이어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박 회장은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이를 거절하면서 결국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해야 했다. 박 회장은 이후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1년 가까이 채권단과 갈등을 벌이다 경영권을 내려놨다. 금호타이어는 결국 더블스타의 품에 안겼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뒤로하고 올해부터는 항공(아시아나항공)·건설(금호산업)·고속(금호고속)을 주축으로 그룹을 재건하기로 하고 내실을 쌓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마냥 녹록지만은 않다. 그룹 재건에 동원된 계열사들의 재무적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건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 온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5년 1000%에 육박했다. 2016년 892.37%, 지난해 718.18%로 계속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을 ‘자율관리 대상’에서 ‘심층관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그해 연말부터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결과를 앞두고 아시아나항공은 적극적인 자금조달에 나섰다. 광화문 사옥과 CJ대한통운 지분 등 보유자산 매각과 자산유동화증권(ABS)·전환사채(CB)·공모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상반기 중 6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실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자구안을 통해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만에 하나 채권단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등 공동관리를 결정하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환사채·유상증자·기업공개(IPO)·ABS 발행 등이 어려워짐은 물론 기존 ABS·금융리스·회사채 등의 조기 회수 사유도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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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도입 시 ABS 조기상환 리스크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채권단과 4월6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발적으로 수립한 자구계획안이 받아들여지면서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시한 ‘자구계획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는 ‘비핵심자산 매각’ ‘전환사채 및 영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 ‘자본 확충 통한 단기 차입금 비중 개선’ 등 내용이 담겼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MOU 체결로 제1금융권과의 관계 개선 및 상호 신뢰회복을 통해 만기도래가 예정된 여신의 기한 연장 등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오는 2019년부터 새 리스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 그동안 부채로 잡히지 않던 비행기 리스가 부채로 산입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비행기 83기 가운데 51기를 리스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 리스 규모는 2조원을 웃돈다. 현재 상황에서 새 리스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000%를 넘기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회계장부상 수치에만 변동이 생길 뿐 실제 현금흐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길 경우 ABS 전액 조기상환 요건에 들어가게 된다는 데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ABS 잔액은 9133억원에 달한다. 만약 ABS 조기상환이 이뤄지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부채비율 증가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부채비율 증가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낮아지게 되면 ABS 조기상환 요건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새 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우려되는 부채비율 증가에 대비한 다각도 전략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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