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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은행 노조, 성폭행 노조 간부 ‘꼬리자르기’ 급급”

성폭행 무고 혐의 벗은 여직원 A씨…노조 간부인 가해자는 수사 중 ‘여성’ 담당으로 발령나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0(Thu) 10: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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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화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소속이 알려지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지만,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미 지금도 너무 힘들다고….”

 

IBK기업은행에 근무하는 20대 A씨가 변호인단을 통해 전해온 심경이다. 1년여의 시간 끝에 그는 성폭행 무고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고통은 벗겨지지 않았다. 시사저널은 변호인단을 설득해 A씨에 관한 사건 자료를 입수했다. A씨는 진술서를 통해 “노동조합은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내에 소문이 퍼져 실명이 계속 거론되고 수시로 메신저를 통해 연락이 옵니다. 괴롭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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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무고 혐의 벗었지만…“노조는 쉬쉬”

 

기업은행 노조 간부인 30대 B씨는 지난해 5월 초 만취한 부하직원 A씨와 성관계를 했다. B씨는 앞서 제주도에서 열린 회사 행사에서 A씨가 술이 약하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B씨를 준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노조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 진술서에 따르면, 노조 고위 관계자는 “B씨가 성관계할 때 녹음한 음성파일이 있어서 들어보니 A씨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고 전했다. 여기엔 A씨의 신음과 대답 등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조는 “개인 간의 일에 노조 차원에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한다. 

 

그해 7월 말, B씨는 노조 내에서 ‘여성·문화’를 담당하는 직위로 옮겨졌다. 이는 시사저널이 확인한 사내 ‘노동조합 담당사무 변경 안내’ 공문에 나온 내용이다. A씨는 “노조가 B씨의 (준강간 혐의 피소) 사실을 알고서도 여성 담당으로 발령한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조원을 보호해야 하는 노조가 사실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중에 가해자는 ‘여성’ 담당 직위로 발령

 

나중에 B씨는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음성파일이 주요 증거였다. 이후 B씨와 검찰은 도리어 A씨를 무고 혐의로 역고소했다. “성관계는 합의 하에 이뤄졌다”는 것이 B씨가 내세운 주장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A씨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B씨의 휴대폰에서 복원한 음성파일을 들어봤다. 그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A씨가 남자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A씨가 자신의 이름을 수차례 말하는 B씨의 부름에 전혀 대답하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부분은 B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했던 음성파일에선 없었다. 증거를 조작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A씨가 만취해 성관계 상대를 남자친구로 착각할 정도로 심신상실 상태였다”며 “B씨는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에게 불리한 대화를 음성파일에서 삭제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또 해당 음성파일에 관해 “녹음을 의도하지 않았는데 몸을 움직이다가 휴대폰의 녹음버튼이 잘못 눌려져 녹음됐다”는 B씨의 진술도 신빙성을 얻지 못했다. 결국 올 4월25일 서울서부지법은 A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성관계 녹음파일이 도리어 무죄 근거로 활용돼

 

기업은행에 따르면, 현재 B씨는 직위해제된 상태다. 그런데 “이번 사건과 별개로 노조 간부들이 어린 여직원들을 건드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많다”고 A씨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지난해 6~7월 복수의 사용자들이 기업은행 노조의 성문란을 꼬집는 글을 올렸다. 

 

여기엔 “젊은 간부들이 여직원들 물색하고 데리고 노는 행사만 하고 있다” “왜 아무도 자중하라고 얘기 안 하나” “보기 민망할 정도로 취해서 어울리는 노조원들이 몇 분 있다” 등의 내용이 나와 있다. 기자가 블라인드 앱을 통해 접촉한 한 기업은행 직원은 메시지를 통해 “(노조의 성문란과 관련된) 소문만 들은 적은 있다”고 했다. 

 

블라인드 앱에 가입하려면 본인의 회사 메일을 인증해야 한다. 즉 글의 진위여부를 떠나 작성자는 회사의 재직자란 추론이 가능하다. 기업은행 홍보부 관계자는 5월9일 “블라인드 앱에 올라온 글의 진위여부는 확인해줄 사항이 아닌 것 같다”면서 “공론화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노조 성문란 관련 소문 돌아…“확인해줄 사항 아냐”

 

한편 A씨의 무죄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4월26일, 기업은행 사내 인트라넷에는 ‘소문 유포행위자 엄중 인사조치 안내’란 제목의 공문이 돌았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이 공문에는 “최근 개인의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당행의 명예가 심히 훼손되고 있는 바, 소문을 유포하는 직원에 대해 엄중하게 인사조치할 예정임을 안내해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해당 공문에 대해 기업은행 홍보부 관계자는 “꼭 특정 사안과 관련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추측에 의해 제3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면서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공문을 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공문에 의해 인사조치를 받은 직원은 없다고 한다. 

 

A씨의 법정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이 A씨에 대해 항소했기 때문이다. A씨 변호인단 역시 오는 6월 B씨를 준강간과 증거인멸, 위증 등의 혐의로 다시 고소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홍보부 관계자는 A씨 주장에 대해 “아직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 밝힐 입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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