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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낙태죄 논란…다시 보는 2012 합헌 판결

6년 만에 다시 헌재 심리 들어가…재판관 6명 "손질 필요" 변화 분위기

조문희 기자 ㅣ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5(Fri) 17: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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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논란이 6년 만에 다시 불붙었다. 5월24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리는 공개변론이 열리면서다. 최종 판결은 수개월 내 나올 전망이다. 헌재는 이미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헌법재판관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6년 전과 비교해서 어떻게 달라졌다는 것일까. 2012년 당시 헌재 판결문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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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대4 팽팽했지만 정족수 못 넘어 합헌

 

낙태죄가 합헌 판결을 받은 건 2012년 8월23일이었다. 8명의 재판관(이강국 재판장, 김종대·민형기·이동흡·목영준·송두환·박한철·이정미) 의견은 4대4로 갈렸다. 찬반이 팽팽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결국 합헌으로 마무리됐다.

 

사건번호 2010헌바402로 기록된 당시 판결문은 헌법재판소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www.ccourt.go.kr) 헌법재판소결정해설집에 따르면, 본 사건의 청구인은 조산사였다. 조산사 등이 여성의 부탁으로 낙태를 해주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 형법 제270조 1항이 위헌이란 이유에서다. 

 

조산사가 처벌받는 게 위헌이라면, 여성이 낙태를 하는 것부터 처벌해선 안 된다. 헌재 역시 “조산사의 낙태를 처벌하는 게 위헌인지 판단하려면, 임부의 낙태를 처벌하는 제269조 1항부터 심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269조 1항은 낙태한 여성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낙태죄 위헌심판은 그렇게 시작했다.

 

헌재가 합헌을 결정한 이유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태아의 생명권은 중요하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다 △불가피한 사정엔 낙태를 허용하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헌재는 결정요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태아의 생명권은 중요하다

“생명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모(母)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어야 하며, 태아가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그에 대한 낙태 허용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되어 자기낙태죄 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

△불가피한 사정엔 낙태를 허용하므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여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태아의 생명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략) 사익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위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4명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강국·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이다. 이들은 “태아는 임신 24주 이전까진 독자 생존능력이 없다”면서 “임신 시기별로 법 적용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는 (중략) 인간생명의 발달단계에 따라 그 보호정도나 보호수단을 달리할 수 있다. (중략) 의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임신 초기(임신 1주-12주)의 태아는 사고나 자아인식, 정신적 능력과 같은 의식적 경험에 필요한 신경생리학적 구조나 기능들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바, (중략) 적어도 임신 초기에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여 낙태를 허용해 줄 필요성이 있다. (중략) 자기낙태죄 조항은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적,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조산사’→‘의사’로 달라진 청구인, 결과 달라질까

 

5월24일 다시 열린 낙태죄 공개변론의 청구인은 산부인과 의사다. 심판대상은 형법 제269조와 270조로 6년 전과 동일하다. 조산사에서 의사로 청구인만 바뀐 셈이다. 

 

청구인 측은 태아를 생명권을 가진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법무부 측은 태아도 생명체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측은 “낙태 허용 범위는 모자보건법 개정으로도 조정할 수 있는 것이고, 낙태죄 자체를 위헌이라 단정할 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낙태죄 폐지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여성가족부가 낙태죄 폐지를 담은 의견서를 냈고, 이진성 헌재 소장 등 재판관 6명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낙태죄 폐지 찬성 의견이 23만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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