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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특집] ① 당권·대권 운명 걸린 송파을·노원병

국회 후반기 헤게모니 장악하라(上)…6·13 국회의원 재보선 12석 경쟁 치열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06.04(Mon) 08:00:00 | 1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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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일까. 선거판이 밋밋하다.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광역단체장 후보를 제외한 지역구 후보조차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들이 거의 없다.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 운명이 달린 일부 인사를 제외하곤 승패보다 선거 이후의 변화에 더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재보선) 결과는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할 메가톤급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유력 정치인의 운명과 정치판의 지각 변동을 부르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은 밖으로는 ‘원내 1당’을 둘러싼 혈투, 내부에선 향후 당권과 정계개편 향배를 놓고 싸우는 총력전이다. 때문에 여야의 복잡한 계산과 수읽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가히 ‘미니 총선’으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재보선이다. 이번 재보선은 △서울 송파 을 △서울 노원 병 △부산 해운대 을 △인천 남동 갑 △광주 서구 갑 △울산 북구 △충남 천안 갑 △충남 천안 병 △충북 제천·단양 △전남 영암·무안·신안 △경남 김해 을 △경북 김천 등 12곳에서 실시된다.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두 자릿수로 치러지기는 2000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영·호남, 충청 등 전국적으로 골고루 치러져 상징성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각각 118석과 113석. 의석수 격차는 5석에 불과하다. 의회권력을 범여권(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민중당)과 범야권(한국당·바른미래당)으로 나눠 보더라도 양측이 비슷한 의석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한층 안정적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에 맞춰 각종 개혁입법 처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를 점하고 있는 초반 판세와 달리, 야권이 승리할 경우 국회 내 역학관계가 뒤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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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경쟁 축소판’ 서울 송파 을

 

이번 재보선 지역 중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서울 송파 을이다. 이 지역구에선 ‘친문(親문재인)’ 핵심 최재성 후보(전 의원)와 배현진 후보(전 MBC 아나운서)가 맞붙는다. 송파 을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배 전 아나운서를 영입해 전략공천 했고, 최 전 의원이 힘겨운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되면서 격전지로 떠올랐다.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도 당내 공천파동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른바 ‘강남 3구’의 민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상징성과 각 당의 간판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송파 을은 사실상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의 전초전을 치렀다. 추미애 대표 측은 일찌감치 송기호 변호사를 영입해 선거를 준비해 왔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호위무사 역할을 해 온 최재성 전 의원(현 후보)이 가세했다. 추 대표와 최 전 의원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최 전 의원은 추 대표의 출마 만류에도 불구하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당 대표가 영입한 사람이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두 사람 모두 당권 경쟁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복잡한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 후보의 선거 결과는 당권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미 공천 과정에서 친문의 위력을 재확인했다. 반대로 추 대표의 당 장악력이 약화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 후보가 송파 을에서 홍준표 대표의 영입인사인 배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를 경우, 당권 경쟁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 반면 힘겨운 승부를 벌일 경우, 비문(非문재인) 진영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개연성이 크다. 

 

바른미래당도 송파 을 공천을 놓고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의 전략공천을 요구했다. 유승민 대표 측은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경선에서 1위를 한 박종진 후보가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논란은 손 위원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며 일단락됐지만 그 후유증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최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JTBC와 한국갤럽이 5월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는 57.3%로 배 후보(18.6%)와 박 후보(12.6%)를 크게 앞섰다. 현재의 여론이 투표일까지도 지속된다면 선거판에 부는 문풍(文風)의 위력이 강남 3구마저도 흔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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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운명 걸린 서울 노원 병

 

서울 노원 병은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지역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라 볼 수 있다. 안 후보가 몸을 담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노원 병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어떨까. 그것은 흔들리는 안 후보의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현재 안 후보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서울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만약 안 후보가 6·13 지방선거에서 ‘기적적으로’ 박원순 민주당 후보(현 서울시장)를 제치고 당선된다면 대선 패배를 딛고 정치적으로 완전히 부활해 차기 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다.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김문수 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 경우 최소한 정치적 사망 선고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야당 간 주도권 경쟁에서 안 후보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만 안 후보의 정치적 생명을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서울 노원 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도 비슷한 셈법이 작동한다.

 

공교롭게도 노원 병에 출마한 유력 후보들 모두 안 후보와 인연을 갖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김성환 후보(전 노원구청장)는 4년 전 당시 당 대표였던 안 후보로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장을 받아 구청장 재선에 성공했다. 강연재 한국당 후보 역시 2016년 국민의당에서 부대변인을 지내며 ‘안철수의 입’으로 활동해 왔다. 현재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2016년 총선 당시 안 후보와 경쟁했던 인물이다. 동지는 경쟁자로, 경쟁자는 동지로 뒤바뀐 상황이다.

 

현재까지 선거판은 안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 고공행진의 바람이 서울 가장 윗동네인 노원 병까지 뒤흔들고 있다. JTBC와 한국갤럽이 5월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성환 후보는 49.0%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과거 안 후보는 2016년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해 52.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가 31.3%, 민주당 황창화 후보가 13.9%를 얻어 낙선했다. 불과 2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셈이다. 사실상 야당 후보들이 낮은 정당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현 정당 지지율이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 재보선 결과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이라며 민주당 후보의 압승을 확신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노원 병 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특정 정당, 특정 후보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국면은 아니다”며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데, 그 점 때문에 오히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견제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 이어서 下편 ‘[6·13 특집] ② 원내 1당 승부처, 부산·울산·충청’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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