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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도 피해 가지 못한 ‘공기업 낙하산’ 논란

낙하산 잔치 어쩔 수 없다?…시사저널 338개 공공기관 전수조사

유지만·박성의 기자 ㅣ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6.14(Thu) 08:00:00 | 1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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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말,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있는 한 커피숍에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4~5명이 모였다. 모두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었다. 화제는 ‘자리’였다. 선거에서 승리한 후 어느 자리로 갈 수 있을지 말들이 오갔다. 어느 기관에 자리가 있는지, 어느 기관의 경쟁률이 약한지 서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한 인사는 “선거캠프에 속했던 이들에게는 어디로 갈지가 중요한 문제다. 청와대로 간다면 가장 좋지만, 그곳은 경쟁률이 높다. 그럼 공공기관으로 눈길을 돌린다. 감사 정도만 돼도 아주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공기관을 겨냥한 ‘낙하산 인사’가 내려앉을 전망이다. 시사저널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공공기관 인사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미 상당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인사를 하지 못한 공공기관도 많고,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도 상당히 많은 상태라 6·13 지방선거 이후 한 차례 더 ‘인사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두고 ‘캠코더’(대선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라며 비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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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범 후 157곳 기관장 임명

 

시사저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공공기관 338곳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장은 모두 157명이다. 이 중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30명가량이 소위 ‘캠코더’ 인사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전직 국회의원을 기관장으로 앉힌 한국국제협력단(이미경), 한국농어촌공사(최규성), 한국철도공사(오영식), 국민연금공단(김성주), 국민건강보험공단(김용익)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은 15~19대 의원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보건복지 분야 전문가로 19대 국회에 영입됐던 김용익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 의대에서 의료관리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역시 전직 국회의원으로, 1992년 민주당 정책연구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바 있다.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문재인 캠프에서 농어촌 정책을 담당했으며,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전직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이정환 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압박으로 물러난 뒤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상황실장을 맡은 이 사장은 2008년 3월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압박이 바로 이어졌다. 결국 검찰수사와 감사원 조사를 받고 취임 1년 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장은 정권이 바뀌자마자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복귀했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두고 ‘낙하산 인사’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미 ‘캠코더 인사’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정부 관계자의 공공기관 입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과거 정권의 적폐인 코드 낙하산 인사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버젓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성 논란에 “논공행상 안 할 수 있나”

 

낙하산 논란은 과거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도 거세게 일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소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가 회자된 바 있다. 실제 임기 첫해 임명된 공공기관장 102명 중 절반이 넘는 58명이 ‘고소영’ 출신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31개 기관장이 교체되거나 공석이 되기도 했다. 당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에게 물러날 것을 공공연히 요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집권한 박근혜 정부는 “전문성 없는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첫해 공공기관장을 무려 125명 교체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78명가량이 ‘서수남’(서울대-교수-영남) 인사였다. 

문제는 전문성 여부다. 문재인 정부는 해당 분야와 관련 없는 인물이 캠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임되는 것은 지양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선캠프의 공신들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 역시 “캠프의 수많은 인재들을 그대로 내칠 수는 없지 않은가. 소위 ‘공신’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논공행상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과거 정권과는 다르게 최대한 전문성과 적합성 등을 맞춰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일각에서는 “어쩔 수 없는 낙하산 잔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문재인 대선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청와대 인사나 공공기관 인사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밀렸던 인사다.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낙하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대선캠프 안에서도 ‘누가 어디를 갔다더라’ 하는 소문들이 엄청나게 돌았다. 자신의 ‘라인’들을 챙겨서 가려는 눈치싸움도 극심했다”고 전했다.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은 32개에 달한다. 현재 공석인 공공기관 48곳을 합치면 약 80여 곳의 공공기관 인사가 남아 있는 셈이다. 여당 중진의원실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치권이 재편되는 대로 나머지 공공기관 인사가 채워질 것”이라며 “이때 인사야말로 ‘낙하산 논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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