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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규제 대상 포함된 동원의 일감 몰아주기 딜레마

오너家 간접 지분 규제 움직임이 ‘최대변수’…동원그룹 측 “문제 없다고 내부적 판단”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6.21(Thu) 14:07:08 | 1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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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의 창업주는 김재철 회장이다. 올해 85살의 고령임에도 여전히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2세로의 경영권 승계는 이미 마무리된 상태다. 동원그룹은 2003년 식품과 금융을 분리하는 그룹 구조재편 작업을 벌였다. 이듬해인 2004년 김 회장의 장남 김남구 부회장이 금융(한국투자금융지주)을 가지고 독립했다. 동원그룹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 주어졌다. 김남정 부회장은 현재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 주주(24.5%)인 김재철 회장 없이도 충분히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다시 동원F&B·동원산업·동원시스템즈·동원냉장 등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김남정 부회장 등 오너 일가→동원엔터프라이즈→동원F&B·동원산업·동원시스템즈·동원냉장→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불과 1년여 전까지만 해도 동원그룹은 여느 중견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 자유로웠다.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법’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을 규제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서다. 당시 중견기업이던 동원그룹은 규제망 밖에 있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 9월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에 신규 편입되면서부터다. 동부익스프레스 등 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한 것이 한 이유다. 그러나 결정적인 배경은 따로 있다. 동원그룹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종속기업 주식의 평가법을 ‘원가법’에서 ‘시가법’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자산총액이 조 단위로 폭증하면서 대기업에 신규 편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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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타이틀을 막 뗀 동원그룹은 당장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동원그룹이 규제망 밖에 있던 탓에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대기업들은 저마다 사업구조 재편, 기업 매각, 오너 일가 지분 처분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규제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동원그룹은 상황이 다르다. 동원은 현재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의심 기업이 모두 4곳이다. 이들 계열사의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은 대체적으로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2012년 이후 감소하다 2014년과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부터가 일감 몰아주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423억원의 매출을 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전체 매출(634억원)의 66.7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전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76.14%(총매출 494억원-내부거래액 376억원), 2013년 81.36%(393억원-320억원), 2014년 75.48%(470억원-355억원), 2015년 65.99%(585억원-386억원), 2016년 68.05%(570억원-388억원) 등으로 더욱 높았다. 물론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주사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다. 배당금·상표권 수익과 지분법 이익 등 지주사 매출이 내부거래액에 포함돼 있어서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도 내부거래 비중은 40% 전후다. 여전히 규제 심의 대상인 셈이다.

 

 

오너 간접 지분 높은 내부거래 회사 3곳

 

동원그룹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매출 중 상당 부분이 IT(정보기술)서비스 관련 거래라는 입장이다. 원가 정보 등 회사 기밀과 밀접한 서비스여서 다른 업체에 업무를 맡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기업의 효율성 증대·보안성·긴급성 등 거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예외성을 인정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설명대로라면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계열사에 제공하는 IT서비스는 규제의 예외 조항 중 ‘보안성’에 해당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역할 및 구조에 따른 매출과 IT서비스 매출을 제외하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규제 대상이 아닐 것으로 내부적으로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감 몰아주기 의심 회사는 동원엔터프라이즈만이 아니다. 오너 일가가 간접 지배하고 있는 계열사들도 3곳 포함돼 있다. 동원시스템즈·동원CNS·동원냉장 등이다. 현행법상으론 오너 일가가 간접 소유한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김남정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 지분이 94.57%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간접 지분은 상당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일감 몰아주기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오너 일가의 계열사를 통한 간접 소유 주식도 규제 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그룹 내에서 규제 대상 계열사가 추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선 동원시스템즈는 동원F&B 등에 포장재를 납품하는 회사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분 80.39%를 보유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2012년 전체 매출 4099억원 가운데 32.55%인 1334억원이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나왔다. 이 회사는 이듬해인 2013년 내부거래 규모를 1068억원으로 400억원가량 줄였다. 당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 매출도 2967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36%로 올라갔다. 그러나 2014년부터 동원시스템즈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는 계속해서 상승한다. 2014년 31.65%(3924억원-1242억원), 2015년 42.91%(3667억원-1574억원), 2016년 43.46%(4067억원-1768억원) 등이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가 34.35%(4276억원-1469억원)로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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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CNS는 현재 그룹 내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다. 당초 동원엔터프라이즈의 100% 자회사였으나 지난해 동원F&B에 매각됐다. 오너 일가의 간접 지분을 희석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동원CNS는 내부거래율을 2012년 73.27%(369억원-270억원)에서 2013년 58.52%(518억원-303억원), 2014년 54.73%(425억원-232억원)로 줄여나갔다. 2015년부터 내부거래율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해 74.23%(321억원-239억원)까지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92.83%(287억원-266억원)를 기록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타사를 대상으로 한 IT서비스 사업을 정리함에 따라 외부 매출이 줄어들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갑자기 증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100% 자회사인 동원냉장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룹 계열사이던 동영콜드프라자에서 인적분할돼 설립된 참치 냉동 보관창고 운영업체인 동원냉장의 내부거래 비중은 설립 직후인 2012년부터 27.30%(45억원-12억원)였다. 이후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는 2013년 23.18%(155억원-36억원)에서 2014년 28.34%(149억원-42억원), 2015년 34.86%(166억원-57억원)로 증가했다. 다만 2016년부터는 내부거래율이 32.87%(154억원-50억원)에서 2017년 30.59%(152억원-46억원)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낙농제품 제조업체인 동원데어리푸드(舊 해태유업)도 한때 일감 몰아주기 의심 회사로 지목받은 바 있다. 동원그룹에 인수된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내부거래율은 1%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내부거래율이 96.70%(1493억원-1443억원)로 폭증한 데 이어 이후에도 2011년 96.99%(1474억원-1429억원), 2012년 96.77%(1838억원-1778억원), 2013년 94.38%(2150억원-2030억원)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동원F&B 유가공 본부가 동원데어리푸드 제품의 판매를 전담하는 구조를 만든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동원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의식한 듯 2010년 동원데어리푸드를 동원F&B에 흡수·합병시키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동원 “정부가 간접 지분 규제하면 시정할 것”

 

동원그룹은 정부의 지침이나 방향에 따라 성실히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내부거래가 문제가 될 경우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성실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원그룹은 향후 간접 지분이 문제가 되더라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 지분율이 높아 국내 대기업 가운데서도 선진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간접 지분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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