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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점령한 ‘영페미’와 ‘올드페미’, 같은 듯 달랐다

7월7일,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낙태죄 폐지 촉구 시위 열려

조문희 기자·유경민 인턴기자 ㅣ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7.07(Sat) 21: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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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햇볕 아래 수만 명의 여성이 아스팔트 위에 앉았다. 서울 혜화역 일대와 광화문 광장에서다. 7월7일 오후 3시부터 혜화역 일대에서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이하 혜화역 시위)가 열렸고, 저녁 5시부터는 광화문 일대에서 낙태죄 폐지 촉구 퍼레이드(이하 낙태 시위)가 진행됐다. 두 시위 모두 ‘페미니즘 시위’였지만 내용은 달랐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드레스코드였다. 혜화역 일대는 빨간 물결로 뒤덮인 반면 광화문 광장은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참가한 여성들의 나이대에도 차이가 있었다. 혜화역 시위 참가자는 대부분 20대 여성들이었다. 남성은 참가할 수 없었다. 낙태죄 시위에는 중년 여성은 물론 외국인과 남성도 눈에 띄었다. 당일 신고 된 시위 인원은 혜화역 시위 3만여명, 낙태죄 시위 1000여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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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시위 - 20대 '영페미'들의 반란

 

시위 진행 방식의 차이도 뚜렷했다. 혜화역 시위는 온라인 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사전 공지대로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챙겨왔고 시위 중에도 ‘자유게시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얼굴을 가린 여성들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편파수사 규탄한다. 불법촬영 지체 말고 처벌하라”는 등 외침은 서울대병원 앞에서부터 혜화역 4번 출구 앞까지 이어졌다. 인터넷 용어가 구호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서로에게 “자이루”라고 인사했다. 시위 사회자는 “‘자매님 하이루’의 준말이다, 오해 말라”고 일갈했다. 또 “메갈랜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운영진의 안내에 수백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2부의 시작은 삭발 퍼포먼스였다. 퍼포먼스 참가자들이 무대에 두 명씩 앉았다, 한 참가자는 “머리를 자르기까지 8년이 걸렸다. 사회는 나를 찍어도 되는 인형, 꾸며야 하는 인형 취급했다”라며 울먹였다. 중년 여성인 미용사도 “딸과 함께 참여했다. 딸 옆에 멋진 자매들이 있어 든든하다”며 “우리 딸들 사랑해”라고 외쳤다. 몇몇 참가자들은 눈물을 훔치며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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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시위 - 남녀노소 국적불문 페미니스트들

 

낙태죄 시위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6개 여성단체가 주관하고 젠더정치연구소 등 55개 단체와 공동 주최했다.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운동해 온 역사가 긴 단체들이었다. 시위에선 각 단체의 상징이 그려진 깃발이 펄럭였다. 

 

시위에선 시민발언이 이어졌다. 여성 9명이 무대로 나와 낙태죄로 겪은 불편함과 부당함을 말했다. 시위 참여자는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장 최진협씨가 선창하는 구호를 따라했다. “여성은 인구통제의 도구가 아니다. 낙태죄는 위헌이다”라고 외쳤다.

 

이후 검은 옷을 입은 시위 참여 여성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광화문 일대를 행진했다. 광장에서 출발해 안국동사거리와 인사동길을 거쳐 1시간 30분가량 걸었다. 해질녘 다시 돌아온 광장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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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모인 시위 곳곳에서 잡음

 

한편 시위대 주변에서 몇 차례 충돌이 일기도 했다. 혜화역 시위 2부 시작 전 시위 진행자는 “던킨도너츠 쪽 흡연구역 바닥에 휘발유가 뿌려져 있다. 참가자들은 시위 스텝들이 인솔하는 흡연구역만 사용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돗자리 등을 팔던 잡상인 일부가 시위대를 향해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운영진이 “여성들이 불법촬영 규탄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잡상을 하지 말라”며 제지하자, 잡상인 일부가 “이게 뭔 XX"이냐며 따지는 상황이었다.

 

낙태죄 시위에서도 욕설이 들렸다. 광화문 광장에서 태극기 집회 행진에 참여한 이들 중 일부는 시위대를 향해 “문란하게 성생활하고 애 지우겠다고 난리냐”며 비속어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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