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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유혹이 ‘기무불사’ 괴물 만들었다”

국방통 김종대 정의당 의원 “기무사, 방첩 업무만 두고 해체해야”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7.18(Wed)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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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을 대표하는 국방통인 김종대 의원은 기무사 계엄 문건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쿠데타 기도, 내란 음모설’을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그게 사실이었다면 (자신의 옷에 부착된 국회의원 배지를 가리키며) 여기 있는 이 배지를 뗄 것”이라면서 “상황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이것만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우리가 노력해 시민들이 나라의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었는데 그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나라라면 도저히 살고 싶지 않다”며 “우리 헌정체제는 그걸 이겨낼 충분한 힘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무사 계엄 문건 사태를 두려움으로 보지 말고 극복할 대상으로 여기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번 기무사 계엄 문건 유출사태를 “기무(機務)라는 군 권력을 통치수단으로 활용하고 싶은 정치 권력과 일부 정치군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일”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기무사를 해체하고 방첩 본연의 일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인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지난 정부는 특정 이데올로기의 편향성을 드러내면서 국가를 하나의 안보집단으로 봤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일이 많았다. 국정 실패로 인한 혼란을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측면에서 기무사가 위수령‧계엄 검토를 했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군내 적폐 세력을 제 때 청산하지 못하고 질질 끌다 특정 언론을 통해 소식이 전해진 비정상적인 일이 결합됐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부도 문제지만 이번 정부의 일 처리 방식도 매우 비정상적이다.”

 

한민구 전 국방장관은 위수령 검토에 대한 의견이라고 주장한다. 

“이 또한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4월에 공개된 것은 여권의 정치공세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자료 요구에 대해 한민구 전 장관의 답변을 위수령 검토로 몰고 갔다. 기무사 문건은 이번에 처음 드러났는데, 본인들의 권한이 아닌데도 위수령과 계엄을 검토한 증거가 발견됐다.”

 

 

“朴 정부 시절, 기무사 두고 최순실-박지만 라인 충돌”

 

기무사에서 실제로 검토했을 거라고 보나.

“이 문건에 나온 것만 토대로 보면 실제 검토한 것 같다. 문건은 짜깁기로 만든 것이 아니다. 가정과 결론, 실행 가능성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본인 선에서 검토한 거라고 주장한다.

“자체적으로 검토한 거라면 그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마디로 통제받지 않았다는 거다. 지휘계통의 문란이자 일탈이다. 이번 사건은 기무사가 통치기관 행세를 했다는 게 문제다. 만약 기무사령관 윗선인 청와대까지 검토된 사항이라면 이건 시민주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솔직히 조현천 전 사령관 개인의 일탈이었으면 좋겠다.”


기무사령관 개인의 단독플레이로 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물론이다. 어떻게 사령관 혼자서 이런 일을 했겠느냐. 일단 독립 수사단에서 조사한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보자.”

 

청와대 내 기무 조직이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민정수석실에 영관급 장교가 연락관 역할을 하고 있다. 기무(機務) 업무 자체가 청와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역대 모든 정권마다 기무사를 통치기관으로 작용했다. 역대 정권은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을 보좌하는데 기무를 보위부대로 활용했다. 다만 국정원과 차이는 국정원장은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데 비해 기무사는 국방부장관이 상관이라는 점이다. 기무사가 청와대에 보고했다면 그 자체가 비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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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마다 기무사령관 직보 받았다는 건가.

“그건 그때 그때마다 달랐다. 박근혜 정부는 조금 다른 사정이 있었다. 정윤회 문건 사태와 국방 장관과 기무사령관의 갈등으로 총 4명의 기무사령관이 거쳐 갔다. 그중 2명은 임기가 1년을 채 못 넘겼다. 박근혜 정부 때는 기무사가 권력투쟁의 한 가운데 있었다. 안정기에 접어든 게 조현천 사령관 때다. 이때 기무사는 청와대를 자유자재로 출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를 받기보단 김기춘 비서실장 등 참모진에게 보고하는 식이었다.”

 

장관이 있는데도 직보했다?

“어찌 보면, 박정희 대통령이 남긴 유산이다. 대통령 보고를 폐지한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반밖에 개혁되지 않았다. 대통령 보고만 폐지했지 보좌 기능은 그대로 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수정권 들어와선 권력기관으로 다시 부활했다. 그러면서 기무사는 ‘기무불사’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대통령에게 기무사는 어떤 존재였나.

“문민정부 이후 취임한 대통령들은 군에 대해 잘 모른다. 기무사가 눈과 귀 역할을 충실히 해주니 얼마나 편했겠느냐. 정치 권력에 줄 서는 것을 충성과 애국이라고 착각한 일부 정치군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기무사는 합법적인 정치군인이었다. 왜? 대통령이 인정해주니까. 정권이 칼자루라면 기무는 칼날이다. 아무리 기무의 칼날이 예리해도 휘두르지 않으면 이런 고민할 필요가 없다.”

 

 

文 정부 역시 기무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현천 전 사령관은 어떤 성향이었나.

“조현천 전 사령관은 기무 개혁이라는 임무를 부여받는 사람이다. 전임 장경욱, 이재수 사령관의 파행으로 ‘박근혜식 기무 개혁’을 위해 발탁된 케이스다. 조 사령관이 취임하자마자 기상천외한 일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언론까지 초대해 기무 개혁 토론회를 연 일이다. 아마도 본인이 과거 기무사에서 조사받은 일이 있어 더 그랬을 거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우리는 칼날에 불과하구나, 칼자루는 따로 있구나’라고 깨달았을 것이다.” 

 

기무 개혁에 의지가 강했던 조현천 전 사령관이 이런 문건을 작성한 건 왜일까.

“아마 ‘나는 결국 대통령의 보좌관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입장이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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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국방은 기무 개혁 강해…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이견

 

‘박근혜식 기무 개혁’이라는 게 도대체 뭔가.

“정권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한 제거다. 정윤회 사건이 결정타였다. 최순실 라인과 박지만 라인이 문건 파동을 정점으로 극단적으로 충돌했다. 기무사 내 박지만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면서 육사 37기 선두그룹이 그해 대장 진급에 모두 실패했다. 장경욱 사령관 시절에도 사령관 한 사람만 바꾼 게 아니라 처장단을 직무상 몰살시켰다.”

 

송영무 장관의 역할은 뭔가.

“송 장관은 기무 개혁에 애착이 강했다. 개혁 방향도 기무사 해체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수위도 없이 정권이 출범되다 보니 권력은 또다시 기무의 필요성을 인정했을 거다. 장관은 올해 대통령에게 국방개혁안을 보고해야 하니 기무 개혁에 대한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과는 강도와 범위에 있어서 이견이 있었다.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을 잘 모시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가져가고 싶었다고 본다.”


기무 세력의 조직적 반발도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 측면도 있다. 올 5월 기무사 개혁위가 발족됐다. 국회 국방위원장으로 활동한 장영달 전 의원이 단장을 맡았는데, 송 장관을 만나서는 ‘남북 평화 협력 시대에 기무가 더 중요한 기관이 아니냐’라고 말했다더라. 송 장관이 임명한 현직 2명, 전직 1명 기무사 관계자, 그리고 이석구 현 기무사령관은 조직 보호 논리로 버티니 개혁이 안 된 거다. 그게 5월 상황이다.”

 

여권 내 기무 개혁과 관련해 이견이 있는 듯하다. 

“국방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내 의견 차가 있다. 민정수석실에선 기무사 해체를 반대하는데 그건 개혁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통수기능은 포기해야 한다. 보안, 방첩 부문만 빼고 없애자는 거다. 4200명 조직을 60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송영무 장관 방법이 맞다. 여권의 이중성도 지적하고 싶다. 이 문제가 터졌을 때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이거 내란 음모 아니냐’며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제히 환영했다. 그랬는데 그 후 어땠나. 아무 얘기도 없다. 이렇게 하면 ‘기무’라는 괴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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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칼자루면 기무는 칼날… 與 기무 개혁 의지 안 보여

 

기무 개혁에 대한 대통령 의지는 엿보이나.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현재로선 대통령이 더 앞서가는 형국이다. 다만 모멘텀은 만들 거다. 문제는 결론이다.”

 

송 장관의 패착은 뭔가.

“방향은 맞았는데 제 때 판을 짜지 못하고 문건 유출이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은 아쉽다. 독립 수사단이 발족하면서 이번 일과 관련해 송 장관과의 연결고리는 끊어졌다. 벌여놓은 개혁안이 많아 이번 개각에 포함되지는 않겠지만 이번 일로 송 장관 리더십은 상당히 상처를 입었다.”

 

왜 송 장관이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을까. 

“아마 5월에 발족하는 기무 개혁 태스크포스팀에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다만, 송 장관은 기무 개혁론자일 뿐 개혁을 완결할 능력은 없었다. 이 정부도 여전히 기무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 ‘기무 개혁’이 안 된 건 기무사 책임이 아니다. 정치 권력 책임이다. 이제 국방 권력은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정의당은 그걸 안보 민주화라고 부른다. 국민주권이 관철되는 국민의 군대가 돼야 한다. 그중 하나가 기무 개혁이고 문민 통제다.”

 

일각에선 ‘군의 쿠데타 기도설’을 제기한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보고 싶지 않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절대 성공 못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쿠데타는 불가능하다. 이번 사태는 군의 이익과 무관한 거다. 기무사의 계엄 검토는 실제 시행된다고 해도 반드시 실패한다. 3일 천하다. 어떻게 국민의 눈과 입을 막을 수 있나. 1990년대 서울에 외국인이 5만명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70만명이 산다. 실제 병력을 기동한다는 것은 연합방위체제에서 미군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 조현천 사령관이 그랬다면, 그건 일탈된 행동일 것이다. 누구 통제하에서 이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잘못된 상상력의 산물이다. 소설이자 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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