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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핵심 상권까지 번진 공실률 ‘공포’

폐업률·공실률 역대 최고치 기록…전문가들 “현실성 있는 정책 나올 때”

천경환 시사저널e. 기자 ㅣ chunx101@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02(Thu) 08:00:00 |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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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주택시장에 이어짐에 따라 비교적 규제가 덜한 상가로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상가 공실 문제가 핵심 상권인 강남·명동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하반기 상가 분양시장에 대해 고분양가와 공실 우려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7월6일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를 골자로 한 보유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종부세 개편안은 양도세 중과, 종부세 강화 등 집을 3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들과 고가 주택 소유자들을 겨냥했다. 반면 상가나 건물 등 수익형 부동산은 정부의 칼날을 비켜갔다. 상가나 빌딩, 공장부지 등에 부과되는 별도 합산토지의 종부세율이 현행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재정특위)가 권고한 별도 합산 토지에 대한 세율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세율 인상 시 임대료 전가,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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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자금 쏠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주택 부문에만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신규 상가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역세권이나 단지 배후수요를 둔 신규 분양 상가는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7월9일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 역세권에 공급한 상업시설 ‘힐스 에비뉴 별내 스테이원’은 평균 1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열흘 만에 완판됐다. 6월 경기도 안산시에서 분양한 ‘그랑시티자이 에비뉴’의 117개 점포는 하루 만에 모두 분양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이 장기화되면서 전국의 상가 공실률과 폐업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4월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0.4%로 지난해 4분기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4.7%를 기록하며 지난 분기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8%대였던 강남 지역 공실률은 올해 1분기 9.1%로 상승했다. 종로 공실률은 같은 기간 11.0%에서 20.1%로, 홍대·합정권은 7.4%에서 12.5%로 치솟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 공실률 역시 9.9%에서 10%로 높아졌다. 폐업률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은 2017년보다 10.2%포인트 높은 87.9%를 기록했다. 10개가 문을 열면 9개는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 전체 업소 수 역시 38만3747개에서 하반기 36만392개로 6.09% 감소했다. 중구와 용산구에서는 10%대 감소율을 보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상권이 침체되는 이유를 몇 가지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무리한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이 불경기를 못 이기고 가게 문을 닫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임금상승, 소비확대, 생산증가, 고용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고용축소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핵심 상권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상권이 빠르게 위축되자 상인들은 상권 보호를 위한 대책 또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동역 쇼핑거리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건너편에서 화장품 점포를 운영하던 가게 주인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3개월 전 폐업했다”며 “경기가 안 좋아 관광객도 많이 줄었는데 주변 상인들까지 떠나 상권이 침체될까 걱정된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과 기업은 물론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 앞 가게뿐 아니라 명동 쇼핑거리의 상가 1층 자리에는 현재 ‘임대 문의’ 스티커를 붙인 빈 점포들이 수두룩하다.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공실이 워낙 많아 빈 점포가 몇 개나 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임대료와 권리금을 낮춰도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 상권도 마찬가지였다. 이태원역 인근 이태원로에서 22년 동안 가방 장사를 해 온 최아무개씨(50)는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큰 오해”라며 “원래부터 미군 의존도가 높지 않았다.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내수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상인들이 떠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황에도 끄떡없던 서울 강남의 대표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도 텅 빈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가게들이 몇 개월째 공실로 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임대료를 낮추든지 지역을 활성화시키든지 명확한 대책이 나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밸류맵의 분석에 따르면,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올해 거래된 매물은 단 한 건으로 지난해 거래량(19건)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관광객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공실률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높은 임대료가 공실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분양가가 높아지면 대출이자가 높아져 임대료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분양된 상가의 평(3.3㎡)당 평균 분양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급된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3306만원으로, 지난 2016년 1분기보다 약 34%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분양된 상가가 평당 4385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경기·인천은 3248만원, 지방은 2873만원이었다.

 

 

상권 침체에 상인들 불만도 ‘속출’

 

선종필 대표는 “임대료는 상가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하락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시설 용지는 최고가를 부르는 입찰자에게 낙찰되기 때문에 보통 토지 값은 경쟁으로 인해 기존 금액보다 몇 배 이상 뛰어오른다”며 “건물주 입장에서는 토지를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변화가 나오지 않으면 올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해 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세심하게 설계되지 않은 정책이 자영업자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이는 매달 늘어나는 공실 수가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실성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 대표는 “상권 침체는 신규 상가 공급과잉, 내수경제 부진 등 여러 가지 정책적 요인이 맞물려 나타날 수 있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토지 분양 방식 등 현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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