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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은 왜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 주식을 샀을까

모바일 시장 침체 속 2분기 실적 엇갈려…지속 성장 기대감도 달라

송준영 시사저널e. 기자 ㅣ 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13(Mon) 17:00:00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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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8)이 아흔 살에 가까운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드러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2대 주주로 있는 애플이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20조원)를 넘어섰다. 버크셔해서웨이가 2016년부터 사 모았던 애플 지분 5%(2억3960만 주, 500억 달러 규모)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애플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8월1일과 2일 이틀에만 약 5조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했을 정도다.

 

지금까진 버핏의 판단이 옳았지만, 모바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선택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버핏은 산업과 제품에 적용하는 기술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기술주에 대한 거부감이 컸었다. 하지만 이제 버핏은 “애플은 최고의 주식”이라며 애플을 치켜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왜 모바일 시장 세계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아니라 애플이었을까. 정작 버핏은 애플의 아이폰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구형 플립(Flip)폰을 쓰고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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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갈린 2분기 실적

 

두 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버핏의 판단 근거를 설명해 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으론 3분기) 영업이익으로 126억1200만 달러(약 14조125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1%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115억1900만 달러(약 12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1% 증가했다. 매출 역시 532억6500만 달러(약 59조65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우울했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조6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600억원) 대비 34.2% 급감했다. 매출 역시 24조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했다. 이로 인해 IM부문을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 호조에도 14조870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모바일 시장 침체’라는 공통된 환경에서 경쟁했던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이번 2분기 실적은 그만큼 아쉬울 수 있는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올해 2분기에 스마트폰을 7100만 대 팔았다. 이는 애플 4130만 대보다 약 3000만 대나 많은 수치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여전히 삼성전자가 2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11% 수준이다. 그럼에도 실적에선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뒤처진 것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판매고를 올렸지만 애플은 모바일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증가했다. 여기에 아이폰X의 고가 전략도 상당 부분 이익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기본모델 999달러인 아이폰X 판매에 따라 아이폰의 평균 판매가격은 724달러로 지난해 2분기 605달러보다 19.6% 높아졌다. 권 연구원은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경우 판매하는 모바일 라인업이 애플보다 많다. 이에 따라 제품 생산이나 마케팅에 투입하는 비용이 더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애플은 모바일을 제외한 부문에서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애플의 태블릿PC 출하량은 115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40만 대에서 0.9%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29.9%에서 34.9%로 높아졌다. 2분기 전체 태블릿 시장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가량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반면 삼성전자 태블릿PC의 경우 출하량이 500만 대로 전년 600만 대에서 16.1% 줄었고 점유율도 15.6%에서 15.1%로 감소했다. 또 애플은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와 무선 이어폰인 이어팟 등 기타 하드웨어 판매도 급증했다. 애플워치는 지난 2분기 판매 대수가 350만 대로 전년 대비 30% 성장했다.

 

이번 2분기 실적 속에는 향후 지속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들어 있다. 애플은 애플뮤직·앱스토어·애플페이·애플케어·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 부문에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95억4800만 달러(약 10조69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서비스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30%대 고성장을 보였다. 

 

이 같은 서비스 부문은 마진이 높은 데다 하드웨어 수요로도 이어져 충성 고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이는 버핏이 선호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의 성격과 비슷하다. 미국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도 7월31일(현지 시각) 애플 실적 발표 직후 보도를 통해 “애플이 기기를 판매하는 기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사용료를 받는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서비스 부문으로 인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경제지인 포춘 역시 지난 5월 기사에서 애플의 서비스 부문을 가리켜 “애플은 이미 다음 ‘빅 비즈니스(Big Business)’를 구축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진화하는 애플, 성장 더딘 삼성전자

 

반면 삼성전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드웨어 혁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IM부문에서 여전히 모바일 매출에 기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인 빅스비(Bixby), 삼성페이 등 서비스 사업 수익성은 아직 애플에 미치지 못한다. IM부문 영업이익 기여도는 2013년 68%에서 올해 1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가 “삼성전자는 사실상 반도체 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올해 상반기 70%를 넘어선 까닭이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 역시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굴기와 업황 사이클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 움직임도 이 같은 상황을 일부 대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8월8일 4만6800원을 기록해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올해 5월4일 시초가 5만3000원에서 11.69% 하락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애플은 183.83달러에서 207.11달러로 12.66% 상승했다. 애플은 이 같은 주가 상승으로 인해 미국 상장회사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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