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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보다 편견으로 더 고통받는 뇌전증 환자들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고혈압·당뇨병처럼 조절하는 질환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1(Sat) 09: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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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아무개씨(27)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아야 했다. 돈을 벌어 홀어머니를 모시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계속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는 번번이 낙방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홀로서기가 어렵다며 자살 생각까지 했다.

 

#2 최아무개씨(29·여)는 몇 해 전 결혼해 남부럽지 않은 신혼생활을 이어갔다. 어느 날 남편에게 자신의 비밀을 실토한 후 남편과 시댁에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근 이혼했다. 

 

이 두 사례의 공통적인 이유는 뇌전증이다. 예전에 간질이라고 불렀던 뇌전증을 정신병이나 유전병으로 잘 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질환 자체보다 편견과 차별로 더 많은 고통을 겪는 유일한 병이다. 

 

국내 약 40명이 앓고 있는 뇌전증은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걸리는 병이다. 특히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 원인은 무수히 많다. 특히 교통사고에 의한 뇌 손상이나 뇌종양으로도 생길 수 있다. 즉 누구나 정상적으로 살다가 뇌전증에 걸릴 수 있다. 이 병은 약물이나 수술로 증상을 조절하거나 완치될 수 있다. 그러나 뇌전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뇌전증 환자는 그 사실을 숨기고 산다. 또 뇌전증 환자 3명 중 1명은 절망감으로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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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 대한뇌전증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10명 중 7명은 치료받으면 증상이 없다. 뇌전증 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증상을 조절하면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며 "3명이 조절되지 않는 사람인데, 이 가운데 심한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은 1명 정도 될까 말까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모든 뇌전증 환자는 발작을 일으킨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편견을 줄이기 위해 대한뇌전증학회는 2011년 질환의 명칭을 간질에서 뇌전증으로 변경했다. 학회는 올해 초 '뇌전증 편견대책위원회'를 발족했고, 2월 세계 뇌전증의 날 국회정책토론회도 개최했다. 

 

홍 회장은 "9월 한 달간 라디오를 통해 '뇌전증 바로 알기' 공익방송도 한다. '뇌전증 바로 알기 공익 포스터'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뇌전증은 정신병이 아니라 고혈압처럼 조절하는 질환이다. 우리 사회가 편견을 버려야 뇌전증 환자가 두 번 고통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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