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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린 땅 사라“ 전남개발공사 지자체에 ‘갑질 논란’

“안 팔리면 네 탓” 개발공사, 미분양 토지 의무인수 강요 등 불공정 계약 횡포 논란

전남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4(Tue) 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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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개발공사가 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전남개발공사가 일선 지자체를 대상으로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협약에 담긴 독소 조항을 근거로 대규모 산업단지 미분양 토지를 지자체에 인수하라고 떠넘기면서 매달 억대의 지연손해금 납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의 대표적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가 일선 지자체를 상대로 한때 유통업계에서 횡행했던 이른바 ‘로스 커버’(loss cover)로 불리는 갑질 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개발공사가 해당 지자체와 협약 효력 여부를 두고 법정 소송 등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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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장흥산단 미분양 토지 인수 놓고 전남개발公-지자체 갈등

 

전남개발공사는 강진군 성전면에 60만㎡ 규모로 단지를 조성, 2014년 2월말 준공했다. 총 개발비는 532억원으로 전남개발공사가 431억원(81%), 강진군이 101억원(19%)을 각각 투자했다. 전남개발공사는 장흥군과도 협약을 맺고 지난 2008년 장흥읍 해당리 일대 291만4000㎡에 1465억원을 들여 바이오식품산업단지 개발에 들어가 2014년 말 준공했다. 

 

문제는 분양률이 매우 저조하면서 불거졌다. 강진산단은 준공 직후인 그해 7월부터 분양에 들어갔지만 광주·전남권 산단 과잉조성, 환경업종에 대한 유해 인식, 영세업체의 투자 미실현 등으로 기업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16.4%의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개발공사와 산단 개발을 추진한 장흥군도 강진군보다는 다소 형편이 낫지만 장기간에 걸쳐 저조한 분양률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전남개발공사는 이들 지자체와 체결한 협약을 근거로 미분양 토지를 인수하라는 입장이고 강진군과 장흥군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개발공사와 지자체 간에 맺은 협약서가 문제다. 협약서에 심어 놓은(?) 이른바 독소 조항때문이다. 개발공사와 강진군은 2010년 8월10일 각각 81%와 19% 지분으로 공동 추진키로 하고 공동이행협약을 체결했다. 대표적 불공정 계약 조건은 의무 인수 사항인 이른바 ‘매입확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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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에 매달 1억600만원씩 지연손해금 ‘부과’, 장흥군은 소송으로 ‘압박’

 

협약서에는 분양공고 3년이 되는 날부터 미분양 토지에 대해 강진군이 일괄 매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조항이 적용되면 미분양 토지를 지자체가 억지로 떠안아야 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다. 협약이 지자체에만 유독 가혹하게 적용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분양 공고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은 2017년 7월이다. 협약서에 따라 강진군이 개발공사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할 미분양 토지 대금은 현재 339억원에 이른다. 

 

또 다른 독소 조항인 지연 손해금도 있다. 지자체가 일괄 매입하지 않을 경우 매월 지연 손해금을 개발공사에 내는 조건이다. 미분양 토지를 인수하든지 돈을 내든지 선택하라는 식이다. 강진군이 내야 할 매입 지연 손해금은 미분양 토지 금융이자로 매월 1억600만원이다. 토지 매입이 지연되면서 매입 지연 손해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개발공사가 올 1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강진군에 청구한 금액이 6억595만원이며, 8월말 현재까지 어림잡아 18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개발공사는 일괄 매입 도래 시점부터 올 1월초까지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내 지연 손해금 납입을 독려했다. 강진군은 전남개발공사에 손해금 지급을 보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개발공사는 금융비용 발생에 따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개발공사는 군이 일괄 매입해야 한다는 계약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장흥군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해 압박하고 있다. 현재 이 소송은 4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 “미분양 토지에 대한 공동부담 등 화의의 제스처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던 개발공사가 느닷없이 소송을 제기해왔다”며 황당해했다. 

 

 

군의회 승인없는 협약 효력있는 가…전남개발公-지자체 입장차 ‘팽팽’

 

그렇다면 군의회의 사전 의결이 배제된 협약은 효력이 있을까. 이를 두고 개발공사와 해당 지자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강진군과 장흥군 등은 지방재정법 39조에 따라 예산 이외의 채무 부담 행위는 의회 승인이 필요한데 이 절차가 빠진 만큼 협약 자체가 원천 무효다고 강변했다. 특히 협약이 유효하기 위해서 필요한 군의회의 사전 의결이 빠져 있다는 개발공사 내부 투자심사위원회와 감사원 감사의 지적 사항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판례도 유사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 지자체가 개발공사가 무효인 협약으로 갑질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전남개발공사는 내부 투자심사위원회 권고와 감사원 감사는 절차적 흠결을 지적한 것일 뿐 효력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 지자체와 체결한 협약효력 여부에 대해 소송을 통한 다툼이 있고 군의회의 추인행위로 볼 수 있는 다수의 증거도 확보한 만큼 무효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남개발공사는 지자체의 반발이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군 관인까지 찍혀 있는데도 협약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며 “공적 기관이 맺은 협약을 부인하는 것은 적절한 행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산단 조성은 해당 지자체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개발공사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만큼 매입지연손해금 부과는 미룰 수 없다”며 “당시 산단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며 협약에 자진 서명한 지자체들이 이제 와서 무효 운운하는 것은 신의칙에 어긋난 행위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도 이 문제를 쟁점화하고 나섰다. 김용호 전남도의원은 9월4일 전남도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군의회의 사전 의결이 결여된 사실상 무효인 협약서를 가지고 지자체를 압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발공사가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거나 법적 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전남도 전체로 볼 때 승자없이 모두 다 상처만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연손해금도 결국 도민의 혈세이고, 법적 다툼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 또한 고스란히 도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개발공사와 지자체가 저조한 산단 분양률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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