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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 논란

[강헌의 하이브리드 음악이야기] 방탄소년단은 병역 특례 수혜를 입어야 할까

강헌 음악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1(Tue) 11:02:41 |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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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아이콘과 슈퍼주니어, 두 K팝 스타들의 축하공연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운집한 6만 명의 관중들과 경기장 안의 아시아 선수들은 음악으로 아시아와 세계를 강타한 K팝 그룹들의 음악을 즐기며 열전의 16일간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폐막식은 현재 아시아의 주류 대중문화가 다름 아닌 우리의 K팝임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증명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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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발(發) K팝 소식이 무색하게 현재 가장 핫한 K팝 그룹인 방탄소년단의 신작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핫 200에 발매 첫 주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이는 올해 발표한 전작에 연이은 1위라는 놀라운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 수록곡인 《Idol》은 싱글 메인 차트인 핫 100 차트에 11위로 등장해 ‘앨범-싱글 동반 1위’를 향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 두 개의 사건이 하나로 엮어지며 새로운 논제가 부상했고, 이를 둘러싼 네티즌의 갑론을박이 연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다름 아닌 이번 아시안게임 내내 정작 스포츠 그 자체보다 더 큰 관심을 몰고 왔던 병역 특혜 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수상자에 한해서지만 올림픽과 함께 병역면제 혜택이 수여되는, 남자선수들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대회다. 올림픽의 경우는 금·은·동, 즉 3위 내 입상만으로 병역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올림픽은 그렇다 쳐도 아시안게임은 세계 스포츠계에서 주목받을 만한 대회라고 보기 어렵다. 스포츠 그 자체만 생각한다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가령 축구의 월드컵이나 육상 및 수영 세계선수권대회의 권위는 아시안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입상 가능성도 현저히 낮은 대회지만 병역 특혜는 없다(2002년 축구 월드컵 4강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에 예외적으로 병역 특혜가 주어졌다).

 

스포츠가 국력의 상징으로 부상하던 1970년대 당시 박정희 정부는 ‘국위를 선양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지속적인 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로 병역 특례 제도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유니버시아드대회 입상자들까지 혜택을 받았지만,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한 1990년 병역 특례의 대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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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법’ 발의 초읽기?

 

젊은 몸을 전제로 하는 스포츠의 속성상 이십대 청년의 군 입대는 스포츠 선수들에게 거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유독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것인가이다. 그리고 국위를 선양하는 행위 또한 스포츠에만 해당되는가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휴전 중인 상황에서 국민 개병제에 입각한 대한민국의 병역 의무는 공화정이라는 정체(政體)에 매우 중요한 지렛대다. 왕조 시대의 양반 계급은 오늘날의 병역에 해당하는 군역의 의무를 지지 않는 특권층이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여론이 병역기피에 대해서만큼은 민감하고 엄격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2002년 당시 톱 가수였던 유승준의 병역기피 시도에 대한 전국적 규모의 분노에서 익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16년째 자신의 조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예술 분야에도 병역 특례가 적용돼 왔다. 그런데 이 분야의 문제도 있다. 일반인들은 별로 관심도 없는 국제 예술 경연대회에서 2위 이내 입상하거나 국악처럼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는 국내 예술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면 병역 특례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 국가 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의 경우도 해당된다. 예술 영역은 전통문화이거나 클래식 같은 이른바 고급 예술 분야만 적용되고 K팝이나 영화 같은 대중예술 분야는 원천적으로 제외된다는 것이 문제다.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은 국위를 선양한 ‘예술인’이고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라 세계적인 K팝 선풍을 주도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그저 ‘딴따라’에 불과한 것인가?   

 

논란은 국회로 번져가고 있다. 대중문화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경우에도 병역 특혜를 주자는 취지의 이른바 ‘방탄소년단법’ 발의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민주주의적 형평성에 균열을 가져오는 병역 특례 자체를 없애자는 움직임도 보인다. 그리고 절충적인 입장으로 군 면제 혜택은 없애되 대신 다른 형태의 군 복무 혹은 입영 연기를 제도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운동선수나 예술가, 혹은 바둑기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십대의 젊은 시간은 소중하다. 그리고 특례, 특혜, 특별 같은 ‘특’자 돌림은 공화정의 장애물이다. 사회의 다양성이 심화되는 만큼 병역 의무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체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그 다양한 통로마다 납득 가능한 형평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병역 특례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 이후 그 어느 영역보다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제고에 결정적으로 기여해 왔던 한류의 담당자들에게도 자신의 소임을 보다 더 넓고 깊게 펼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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