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보물선 탐사 포기한 전문가 오세천씨 증언
  • 나권일 광주주재기자 (nafree@e-sisa.co.kr)
  • 승인 200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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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용호에게 당했다"/"투자 약속 안 지키고 막가파식 공사"
기자가 오세천씨(33·진도군 임회면 석교리)를 찾았을 때 그는 굴포리 선착장 인근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다. 해저 매장물 탐사 문제로 삼애측과 갈라선 그는 "나도 이용호씨에게 당했다"라며 삼애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죽도 바다 밑에 정말 보물이 있는가?


지금 당장 금괴나 보물이 나온다면 내가 여기서 한가롭게 낚시나 하고 있겠는가? 내 의견대로 정밀 탐사를 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발견 못할 수도 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지금 진행 중인 공사가 잘못됐다. 섬으로부터 더 멀리 물막이 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비를 아낄 욕심에 물막이 구역을 좁혔다. 그 때문에 매장물이 있는 지하 수직 동굴 세 곳이 강철 파일에 막혀 절반으로 나뉘어 버렸다. 나는 보물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과학적인 정밀 탐사를 먼저 하자고 제안했는데, 삼애는 무조건 파보자는 쪽이었다.


삼애인더스에 보물 탐사를 제안한 당사자인데 왜 갈라서게 됐는가?


올해 초 몇 달간 삼애측 발굴단장을 맡긴 했지만 곧 사표 쓰고 그만뒀다. 삼애는 일제 때 침몰한 배 12척과 보물 매장 추정지 세 곳 등 열다섯 군데를 탐사하는 비용으로 50억원을 투자하기로 나와 계약했지만 지금까지 탐사 비용을 한푼도 내놓지 않았다. 지금 작업은 발굴을 망치는 막가파식 공사일 뿐이다.


이용호씨에 대한 인상은 ?


투자를 약속하고 계약할 때까지는 내게 잘 대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조만간 구속된 이용호씨를 특별 면회한 뒤 해저 유물 탐사 작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물어 만약 거부한다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


이형택 예보공사 전무와 이용호씨의 관계는?


평소 알고 지내던 최 아무개씨를 통해 지난해 여름 이형택씨를 만났고, 이씨를 통해 2000년 11월에 이용호씨를 소개받아 투자 약속을 받아낸 것뿐이다.


해저 유물 발굴이 정말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가?


외국처럼 과학적인 탐사가 이뤄져 제대로 발굴할 수 있다면 나라 경제에 보탬이 된다. 사람들이 우리나라 해저 유물 탐사 기술을 한 단계 높이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보물에만 눈독을 들이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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