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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수준이 겨우 저 정도니…

‘토론회’ 시민 반응/논리 약하고 조직 이기주의 못 벗어나 ‘실망’

정희상·나권일 기자 ㅣ 승인 2003.03.17(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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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토론회를 본 시민들(위)은 검사들의 토론 실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맨 얼굴’이 드러났다.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들의 ‘110분 토론회’는 국민적 화제를 몰고왔다. 방송 3사가 생방송으로 중계한 토론회는 일요일 낮시간대 토론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27.3%)을 기록했다.


평검사들도 작심하고 공개 토론회를 준비했다. 노대통령과 ‘토론한’ 평검사 10명은 전날 무려 8시간 동안 난상 토론을 거쳐 선발된 엘리트들이다. 서방파 우두머리 김태촌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교도소장을 구속(윤장석 검사)했는가 하면, 신양OB파 두목을 구속(박경춘 검사)하고, 김대중 대통령 3남 김홍걸씨 수사팀에서 활약(이정만 검사)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검사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토론 실력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검사 출신인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검사들이 논리적 접근 대신 감성적 하소연에 그쳤다. 평검사들이 먼저 검사장급 인사에서 정치 검사를 배제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어야 했다”라고 아쉬워했다. 김선수 민변 사무총장은 “평검사들의 주장이 조직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김윤희씨는 “평검사들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했는데 정치인에 가까웠다. 국민 앞에서는 제왕이나 다름없었던 검사들은 먼저 자기 반성부터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 신랄했다. ‘서프라이즈닷컴’의 논객 변희재씨는 “100여 분 내내 ‘정치권 좀 어떻게 해주세요’ ‘저희 너무 무서워 죽겠어요’ 이런 어리광이나 부렸지 개혁을 위해 스스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안 나왔다”라고 비꼬았다. ‘서울법대생’ 이라는 ID를 쓴 네티즌은 자신도 사법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험을 잘 보았다는 것뿐이지 검사들 수준이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고시 공부 하느라 나이 서른이 될 때까지 사회과학이나 문학 책 한 권 읽지 못하고 판검사가 되는 게 현실이다”라고 꼬집었다.


일부 네티즌은 ‘검사(檢事)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인터넷 게시판에 퍼날랐다. ‘검사스럽다’는 ‘아부지에게 대드는 싸가지 없는 자식을 빗댄 말. 한 말 또 하고 짜증 날 때까지 말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기도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노대통령도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hpcenter’라는 네티즌은 ‘개혁에는 동의하지만 이처럼 볼썽 사납게 대통령이 깨져가면서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망신까지 당하면서 해야 하는가’라며 이번 토론회가 ‘노무현님의 완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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