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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꾸려면 이들처럼 하라

산학 협력·일자리 창출 등 5대 분야 혁신 우수 기업의 ‘도전과 성공’

차형석 기자 ㅣ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4.07.20(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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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혁신박람회가 열린 서울 강남 코엑스. 각 정부 부처 혁신담당관들이 주목한 민간 기업들이 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능률협회 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산학 협력(만도)·기업 문화(삼성테스코)·변화 관리(교보생명)·윤리 경영(GE코리아)·일자리 창출(유한킴벌리) 등 다섯 분야에서 혁신 우수 기업으로 선정한 회사들이다. 혁신담당관들은 다섯 기업의 혁신 사례 발표 세미나에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행사에 민간 기업이 참가해 변화·혁신 세미나를 주도한 것은 드문 일이다. 윤선영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과장은 “민간 기업의 우수 혁신 사례를 정부와 공기업에 적용하기 위해 우수 혁신 기업을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의 혁신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나선 것이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주)만도는 산-학 연계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만도는 올해 2월부터 경북대학교와 함께 맞춤형 인재 프로그램 ‘만도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와 기계공학부 3학년 학생 가운데 선발된 20명은 만도가 요구하는 ‘신뢰성 공학’과 ‘자동차 섀시 및 차량 동력학’ 등 다섯 과목을 학기 중에 배운다. 방학 때는 만도에서 7주 동안 하루 여덟 시간씩 현장 실습(샌드위치 프로그램)을 한다. 만도의 박사급 연구원들과 경북대 교수가 현장을 방문해 이들을 평가하며, 실습을 마치면 정규 학점으로 인정한다. 이수자들에게는 취업이 보장된다.

만도가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신종국 만도 인력개발팀 부장은 “자동차산업의 발전으로 기계와 전자가 결합된 메커트로닉스 전공자가 필요한데 국내 대학에는 이런 과정이 없다. 그동안 기계공학 전공자가 입사하면 전자공학을, 전자공학 전공자에게는 기계공학을 재교육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학교와 학생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기업은 재교육 비용을 줄이고 일찍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학교는 학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에 맞는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김영석 교수(기계공학부)는 “다른 단과 대학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많이 문의해 온다. 대학본부에서도 공과대학 전체 학과에 이 프로그램을 전파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북대학교는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만도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만도 트랙 참가자들을 위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만도 트랙에 참가하고 있는 오영욱씨(기계과 3년)는 “학교에서 전자 과목을 이수했는데 직접 현장을 보니 왜 필요한지 이해했다. 취업 문제가 해결된 점도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만도 트랙은 일찍부터 정부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올해 초 만도-경북대 협약식에는 이정우 대통령 정책특보와 산자부·교육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만도 트랙과 같은 산학 프로그램이 일자리 만들기, 이공계 살리기, 지방 대학 활성화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신기업 문화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삼성테스코는 능률협회로부터 5년 연속 신기업문화 대상을 수상했다. 1999년 삼성과 영국계 테스코가 합작해 만든 이 회사는 창립 때부터 기업 문화를 중요시했다. 사업을 현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를 현지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동서양 기업 문화가 충돌하면서 마찰이 생길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승한 대표는 “시스템이나 하드웨어는 투자를 하면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문화는 한번 잘못되면 고치기가 너무 힘이 든다”라고 수시로 강조한다.

삼성테스코의 기업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용어는 ‘신바레이션(Synbaration)’. 동양의 신바람(Synbaram) 문화와 서양의 합리성(Ration)을 결합한 기업 문화다. 삼성테스코는 먼저 회의 시스템부터 바꾸었다. 대리-과장-부장-임원-사장으로 이어지는 결재 라인을 없애고 중요 사업에 따라 위원회를 결성해 그 안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테스코 본사 방식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부지 선정 문제라면 관련 부서 책임자(개발팀·부지팀·마케팅팀)와 사장이 참석해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강정현 삼성테스코 주임은 “중요 위원회에서 원스톱(one-stop)으로 처리하니까 의사 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테스코 사장은 결재를 안하는 사장으로 유명하다”라고 말했다.

삼성테스코 임원들은 칭찬 카드를 가지고 다닌다. 고객에게 친절한 직원에게 이 카드를 주면 개인별 마일리지를 점수화해 포상하는 것이다. 영국 본사에는 없는 제도다. 또한 1년에 두 번 직원 만족도 조사를 해 이를 임원 평가에 반영한다. 영국 본사에서 경영진이 내한하면 이 자료를 가장 먼저 볼 정도로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직원을 잘 대우하면 그 직원이 고객을 잘 대우한다는 것이다.

GE코리아는 전세계적으로 윤리 경영 전도사 역할을 맡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GE의 가치(정직·신뢰성)을 해치면서까지 체결해야 할 거래는 없다”라며 윤리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강조한다. GE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공급업자·판매대리인 등 GE와 거래하는 제3자 모두 GE의 윤리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GE와 거래하는 제3자도 윤리 규정 준수

윤리 규정은 매우 광범위하면서도 상세하다. 이를 위한 3T 과정(교육-평가-검토)이 매우 엄격하다. 매년 윤리 경영을 위해 개인 서약을 하고, 주기적으로 윤리 경영을 점검한다. 윤리 경영에 어긋나는 일을 할 경우 사내 옴부즈인 전용 핫라인을 통해 이를 고발할 수 있다. 조병렬 GE코리아 이사는 “성과보다 중요한 게 윤리다. GE는 전직원이 윤리 경영 준수자이자 감시자이다. 한 국가에서 GE법인이 부패를 저지르면 금방 전세계로 알려져 GE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2000년 변화·혁신 프로그램인 K-베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보험업계에서 외형 경쟁이 치열할 때였다. 교보생명은 경영 패러다임을 ‘외형’에서 ‘가치’로 전환했다. 부실 계약이나 부실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5만명이나 되는 보험설계사를 2만명으로 줄였다. 보험설계사 리크루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다.

그 결과 보험사의 매출액인 수입보험료는 2000년 3월 10조6천억원에서 3년 뒤 8조5천억원으로 줄었지만 순이익은 5백3억원에서 3천5백66억원으로 증가했다. 보험 계약의 질적 판단 기준인 13회차 유지율도 3년 만에 30% 포인트나 높아졌다.

유한 킴벌리는 4조 예비조(2교대·3교대)를 운영하는 Y-K 모델로 유명하다. 일자리 나누기의 대안으로 알려져 있지만 핵심은 평생 학습 체계이다. 교육을 위해 예비조가 편성되고 그 결과 일자리가 생긴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생산성 향상의 비결로 직원 교육을 꼽는다. 사원이 1년 동안 받는 교육 시간은 3백 시간에 이른다. 유한킴벌리의 군포·김천·대전 공장은 투자사 킴벌리 클라크가 운영하는 세계 1백56개 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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