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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비극’에는 임기가 없는가

정희상 ㅣ hschusisapress.com.kr | 승인 2002.05.27(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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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비극’에는 임기가
없는가

‘김현철 구속’ 5년 만에 김홍걸씨 수감…홍업씨
소환도 초읽기


©시사저널
윤무영


  그때 최규선을 사법 처리했더라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알선수재죄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던
5월18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때늦은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1998년 가을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을 팔아 잡음을 일으키고 다니던 최규선씨를
응징하려고 했다. 이강래 당시 정무수석이 가장 강경했다. 그러나
최씨 처리 문제를 놓고 열린 청와대 가족회의에서 그의 구속을 필사적으로
막은 사람이 바로 김홍걸씨이다. 가족회의는 최규선씨를 사법 처리하는
대신 당분간 미국에 ‘귀양’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런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재미 유학생 홍걸씨와 ‘귀양살이’의 억울함을
이기지 못한 최규선씨는 새로운 야망을 키웠다. 두 사람이 손잡고
세계적인 벤처 사업 동업자로 일어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최씨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알 왈리드에게 1억 달러 투자 약속을 받은
뒤 홍걸씨를 포함한 3자 공동 명의로 벤처 기업 설립을 추진했다.















©
시사저널
이상철


현정권
출범 직후인 1998년 3월20일 권노갑씨(가운데) 딸의
결혼식장에 참석한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오른쪽).



  그러나 홍걸씨의 큰형 김홍일 의원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이를 적극 제지했다. 결국 두 사람은 주변을 원망하며
‘2년 뒤에 회사를 다시 시작하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최씨는
권노갑 전 고문의 비서  자격으로 다시 국내에 들어와 홍걸씨와의
약속을 지켜나갔다. 닥치는 대로 이권에 개입해 사업 자금을 모은
것이다.


“대통령 대국민 사과 검토”


  그 결과 두 사람은 사법 처리라는 공동 운명을
맞이했다. 홍걸씨를 구속 기소한 서울지검 특수부는 그가 지난 2년
동안 최규선씨를 통해 받은 돈 25억원 중 15억원에 대해 대가성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홍걸씨가 최씨를
통해 타이거풀스 송재빈 대표로부터 챙긴 주식 규모가 무려 10만여
주에 이른다는 점에서 검찰은 단순한 ‘호가호위’로 보지 않고
있다.  


  김홍걸씨가 구속된 5월18일은  5년 전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던 김현철씨가 구속되던 시점이자 광주민중항쟁
22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5년 전 대선 후보 시절 김대통령은 김현철
비리를 누구보다 신랄하게 공격하고, 당선된다면 친인척 관리에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김대통령으로서는 막내가 끝내
구속되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홍걸씨 구속으로
3홍 게이트 수사가 마무리 순서에 들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남 홍업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김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홍걸씨 구속으로 사태가 진정되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야당은 홍걸씨 구속이 비리 척결의 시작일 뿐이라며
김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홍걸씨를 사법 처리한
서울지검보다 열흘 먼저 수사팀을 꾸린 대검 중수부는 둘째 아들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을 강도 높게 수사 중이다.


  현재 홍업씨에 대한 검찰 수사의 초점은 고교 동창인
김성환 서울음악방송 사장에게 빌려주었다는 돈 18억원, 아태재단
직원들이 차명으로 세탁한 16억원, 그리고 홍업씨의 대학 동기인
유진걸 평창정보통신 사장 명의로 들어둔 20억원 등 최대 54억원의
출처를 규명하는 일이다. 이 가운데 특히 2000년 말부터 2001년
초까지 아태재단 관계자들을 동원해 돈세탁한 16억원의 출처를 규명하는
것이 비리 의혹 조사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용호 게이트 검찰 수사와 올 들어
실시된 차정일 특검팀의 수사 과정을 거치면서 홍업씨측이 치밀하게
돈세탁을 해왔고, 관련자들도 하나같이 대차 관계라며 대가성을
부인하는 바람에 범법 행위 입증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홍업씨측은 54억원 중 상당 부분이 1997년 대선 때 선거운동 조직이었던
밝은세상을 운영하며 받은 후원금 중 잔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업씨 조사에 대해 대검 중수부는 “김홍걸씨
사건에 비해 성격이 다르고 수사 주체도 다르기 때문에 수사 속도를
단순하게 비교하지는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천호영씨의 제보와
뒤이어 터진 최규선씨의 폭로로 수사가 급진전되었던 홍걸씨 사건과
달리 홍업씨 비리 의혹은 대가성과 직결된 제3자의 제보 없이 검찰
자체 조사로만 이루어지고 있어서 사법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어쨌든 최근 검찰 수뇌부가 수사팀에 지나친 수사 장기화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홍업씨 소환은 초읽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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