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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날아와도 끝까지 노래 부르자”

이회창 후보 ‘서해안 벨트 유세 48시간’ 밀착 취재

소종섭 기자 ㅣ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2.12.16(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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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대선기획단 2개 팀은 12월5, 6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탄 유세차에 동승해 후보와 참모진의 일거수 일투족을 밀착 취재했다. 후보와 참모들은 겉보기에는 씩씩했지만 외부의 눈길이 차단된 곳에서는 작은 일에도 고무되거나 낙담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각 팀이 필름 20롤 이상을 소모하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댔기 때문에 볼 만한 ‘그림’이 많이 잡혔다.



때아닌 노래가 흘러나왔다. 12월6일 오전, 전북 익산에서 유세를 마치고 전남 광주로 가는 한나라당 유세 버스 안. 이회창 후보는 동행한 의원들과 함께 노래 연습을 했다. 김민기씨가 부른 <작은 연못>이었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에…’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연못에서 사이 좋게 살던 붕어 두 마리가 서로 싸워 한 마리가 죽는 바람에 물이 썩어 결국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후보와 동행한 남경필 대변인은 자못 결연한 표정으로 “달걀이 날아와도 중단하지 말고 노래를 부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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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버스 안에서 노래를 연습하는 이회창 후보와 수행 의원들(왼쪽). 이후보는 버스에 타면 틈 날 때마다 지구당위원장들에게 격려 전화를 한다. 이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오른쪽).



이후보측은 ‘화해’를 염두에 두고 이 노래를 연습했다. 광주 유세에 앞서 5·18 묘역을 방문한 이후보가 방명록에 ‘갈등을 넘어 화합의 시대로, 민주화 영령 앞에서’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보는 광주 방문을 앞두고 전 날 밤 10시40분부터 한시간 가량 수행 의원들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후보는 이 날 12시40분 광주공원에서 가진 유세에서 이 노래를 부를 기회를 갖지 못했다. 영호남의 화합을 상징하는 노래 <화개장터>가 울려퍼질 때 연단에 오른 이후보에게 달걀은 날아오지 않았고, 야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유세 현장에서 ‘청중 반, 경찰 반’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경찰은 5·18 묘역에서부터 많은 인력을 동원해 이후보를 경호했다.



“어르신, 형제, 자매 여러분”



사실 전날인 12월5일 오전부터 이후보 캠프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8시부터 시작해 9시 30분까지 끝내기로 한 KBS와 SBS의 방송·라디오 연설 녹음은 10시10분이 다 되어서야 끝났다. 이후보가 긴장한 나머지 발음을 잘못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애초에 유세 버스를 타고 이동하려던 이후보는 승용차를 이용해 분초를 다투어 가며 첫 유세장인 경기도 시흥으로 달려갔다.



12월5일 오전부터 12월6일 오전까지 둘러보니 이후보 유세장의 풍경은 어디나 비슷했다. 먼저 개그맨 최병서·한 무·김학래 씨가 나와 성대 모사나 ‘뿌~’하는 기차 소리 흉내를 내며 청중의 눈길을 잡아끌어 판을 벌였다. 탤런트 김인문씨는 ‘만장일치로 이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키자’고 주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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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이회창 후보의 유세를 보러 온 아줌마들. 이후보의 유세장에서 젊은층은 찾아보기 힘들다.



연예인들에 이어 김문수·남경필·오세훈 등 젊은 의원이 연단에 올라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를 비판한 뒤 이후보가 나와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말 안하겠다. 그럴 시간이 없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겠다”라며 차별화하는 것도 정해진 레퍼토리였다.



연단에는 정병국·오세훈·김영선 등 젊은 의원들이 항상 이후보 주변에 포진했다. 유세장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노래도 <젊은 그대>였다. 그러나 청중은 50대 이상 장년층이 대부분이었고, 간간이 연호와 박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유권자들에게 감성적이고 인간적으로 접근하려는 이후보의 모습도 두드러졌다. 항상 ‘사랑하는…’으로 연설을 시작했고, ‘어르신, 형제, 자매 여러분’ 같은 친근한 어투를 썼다. ‘나보고 서민이 아니라고 하는데 맞다. 그러나 나보고 서민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서민이 아니다’ ‘많이 부족하고 빈 데가 많은 사람이지만 지난 5년 간 땅바닥에 엎드려 귀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며 몸도 낮추었다. 충남 당진에서는 시장 바닥에 쭈그려 앉아 한 상인에게서 굴을 두 번이나 받아 먹기도 했다. 지갑을 안 가져왔다며 당황해 하던 이후보는 수행한 박창달 의원이 2만원을 상인에게 주자 점퍼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건네기도 했다. 충남 보령 유세장에서는 어린이 20여 명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었다.



이후보는 유세장을 이동할 때 항상 ‘움직이는 비서실’로 불리는 26인승 대형 우등 버스와 함께 한다. 이 차에는 무선 노트북과 프린터가 설치되어 있다. 탁자도 있어 수시로 회의가 열린다. 이후보는 12월6일, 유세 시작 이후 처음으로 이 차 안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호도·사과·방울토마토 등을 간식으로 먹었다. 오미자차와 초콜릿도 먹었다.



이후보와 함께 박창달 청년위원장, 이윤성 유세위원장, 정병국·오세훈·김영선 의원, 나경원 특보, 후보 비서실의 이운하 국장·이채관 부장·차정미 보좌역 그리고 당 홍보국 소속 장해룡 사진실장이 이 차를 타는 고정 멤버이다. 코디네이터 김선경씨와 연세대 의대를 나온 가정의학과 의사 한 사람, 경호원 두 사람도 자리를 지킨다. 카니발 경호차 3대, 이후보의 에쿠스 승용차, 기자단 버스 3대가 항상 이 버스와 함께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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